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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남녀창조와 타락 이야기
  -“귀걸이 코걸이”식 성경해석의 문제 (예4)-
              창 2:18, 22-25(3:1-13)
                                                                 


상반되는 두 가지 해석

어떤 문제에 대하여 정 반대의 입장을 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남자가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여자가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을 수 있습니다. 또는 남녀가 평등하다는 입장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 자기의 어떤 입장을 주장하기 위해서 성경을 인용하는 경우에는, 같은 성경 이야기를 두고도 서로 다른, 정 반대의 해석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남녀의 창조와 타락에 대한 성경 이야기를 예로 들어서, 두 가지 정반대의 해석이 나오는 것을 살펴보고 나서, 바른 해석은 어떤 해석이어야 할 것인지를 찾아보겠습니다.

성경이야기의 줄거리

“주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남자가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를 도울 짝을 만들어 주겠다’(창2:18). 주 하나님이 남자의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시고, 여자를 남자에게로 데리고 오셨다. ... 그때 남자가 말하였다. ... ‘뼈도 나의 뼈, 살도 나의 살’(창2:22-23)...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합하여 한 몸을 이루는 것이다. 남자와 그 아내가 둘 다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않았다”(창2:24 -25).

“뱀이 여자에게 물었다. ‘하나님이 정말로 너희에게, 동산 안에 있는 모든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고 말씀하셨느냐?’여자가 뱀에게 대답하였다. ‘동산 가운데 있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고 하셨다. 어기면, 우리는 죽는다고 하셨다’ 뱀이 여자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절대로 죽지 않는다. 하나님은 너희가 그 나무의 열매를 먹으면, 너희의 눈이 밝아지고, 하나님처럼 되어서, 선과 악을 알게 된다는 것을 아시고,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다’ ... 여자가 그 나무의 열매를 따먹고, 함께 있는 남편에게도 주니, 그도 그것을 먹었다. ... 남자와 그 아내는 주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서, 동산 나무 사이에 숨었다. 주 하나님이 그 남자를 부르시면서, ‘네가 어디 있느냐?’하고 물으셨다. ... ‘저는 벗은 몸인 것이 두려워서 숨었습니다’하고 그가 대답했다. 하나님이 물으시기를 ‘...내가 너더러 먹지 말라고 한 그 나무의 열매를 네가 먹었느냐?’ 하시니, 그 남자는 핑계를 대었다. ‘하나님이 저와 함께 살라고 짝지어 주신 여자, 그 여자가 그 나무의 열매를 저에게 주기에, 제가 그것을 먹었습니다.’ 하나님이 그 여자에게 물으셨다. ‘너는 어쩌다가 이런 일을 저질렀느냐?’ 여자도 핑계를 대었다. ‘뱀이 저를 꾀어서 먹었습니다’”(창3:1-13).

남자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입장의 성경해석

이런 내용의 이야기를 가지고 남자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누가 먼저 창조되었는지를 보면, 남자가 먼저 창조    되었으니 남자가 우월하다.

2)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를 보면, 여자는 남자의 한    부분을 취해서 만들어진 것이니 부분은 전체보다 열등하다.

3) 여자를 창조한 이유에서 남자가 혼자 있는 것이 안    좋아 남자를 “돕는 자”로 만들었으니, “돕는 자”인 여자가 낮은 위치에 있다.

4) 뱀이 누구에게 말을 걸었는지를 보면, 뱀이 유혹하    는 말을 남자에게 하지 않고 여자에게 했는데, 이는 여자가 더 약하고, 호기심이 많고, 열등한 것을 뱀이 알고 한 것이다. 그리고 이때 남자는 그 자리에 없었으니, 남자는 죄가 없다. 이런 해석은 신약 시대에도 있어서, 디모데 전서 2장 14절에 “남자가 속은 것이 아니라, 여자가 속아서 죄에 빠진 것입니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여자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입장의 성경해석

여자가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정반대로 해석할 수가 있겠습니다.

1) 여자가 나중에 창조되었으니 열등하다고 할 수 없다. 창조 순서(창1:26-27)에 가장 고귀한 인간이 가장 나중에 창조된 것처럼, 나중에 만들어진 여자가 더 우월하다. 그리고 남자가 만들어진 때는 처음 솜씨여서 부족한 데가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경험을 쌓은 후 만들어진 여자야말로 뛰어난 걸작이다.

2) 부분이 전체보다 열등하다면, 남자는 흙에서, 흙의    한 부분으로 만들어졌으니 남자는 흙보다도 못하다는 말이냐? 남자는 흙을 아무렇게나 빚어 만든 데 반하여 여자는 가장 오래 보존되는 뼈를 다시 잘 다듬어 만들었으니 가장 훌륭한 작품일 수밖에 없다.

3) “돕는 자”는 열등하다는 것은 성경 원어의 신학적    인 뜻을 모르고 하는 무식한 소리다. 성서학에서 알아낸 바에 의하면, 이 이야기에서 “돕는 자”라는 말의 원어는 아무 때나 쓰는 말이 아니고, 인간을 도와주시는 하나님을 “도우시는 분”이라고 할 때만 쓰는 단어라고 한다. 하나님이 “도우시는 분”이라고 해서 인간보다 열등하다고 할 수가 있겠느냐? 여자를 “돕는 자”라고 한 것은, 인간이 하나님 없이 살 수 없듯이, 남자는 여자 없이는 살 수 없을 만큼 그렇게 존귀한 존재라는 뜻이다.

4) 뱀이 여자에게 말한 것은 여자가 열등해서가 아니    라, 오히려 여자가 우월했기 때문이고, 남자는 우월한 여인을 따라갈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알아낸 고대 종교사상에 보면, 여자를 생명의 모체로 보았고, 여인이 생명을 낳기 위해서는 뱀 신을 찾아 가는 것이었는데, 남편의 동의하에 그렇게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성경 이야기에서도 여자가 그 열매를 따서 먹고, “함께 있는” 남편에게 주었다고 했다(창3:6). 남자가 함께 있으면서 한마디 말도 할 줄 모를 정도로 머리가 비고, 주는 것이나 덥석 받아먹을 정도로 배만 아는 정도로 열등했던 것이다. 디모데 전서에서 여자만 죄를 지었다고 한 것은, 디모데 전서가 쓰일 당시 남존여비 사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에덴동산 이야기가 글로 쓰인 그 당시 사회도 남존여비사회였다. 지금까지 성경 해석을 남존여비 입장에서 해석해 온 것은 과거 신학자들이 남자들이었기 때문이다. 남자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열등하다”는 증거이다.

귀걸이 코걸이 식 성경해석의 문제

이렇게 같은 성경 이야기를 자기 입장에 맞게 해석한다면, 같은 성경 이야기가 귀걸이코걸이처럼 상반되는 이해가 엇갈리게 마련입니다. 이런 식의 해석은 농담이나 만담으로서의 가치는 있을지 모르나, 성경해석으로서의 가치는 없는 것입니다. 성경해석에서는 자기 입장을 주장하려는 주관성을 할 수 있는 한 배제하고, 성경 이야기가 본래 전하려는 본뜻을 찾으려는 객관성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사람의 어떤 입장이 성경의 뜻을 마음대로 좌우해서는 안 되고, 반대로 성경이 사람의 입장을 바꿔 놓는 경지에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하는 것은 이런 경지에서만 할 수 있는 말이겠습니다.

위에서 정 반대의 두 입장을 대조시켜 보기 위해서 둘째 입장을 “여자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입장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남자의 우월성을 주장하기 위한 성경 해석이 틀렸다고 반증하는” 입장일 뿐입니다. 곧 첫 입장이 내세우는 이론에 맞서서, “정 그런 이론이라면, 정 반대의 이론도 성립된다”는 식의 주장인 것뿐입니다.

첫 입장이 이 성경 이야기를 마치 “남자의 우월성”을 말하는 이야기인 것처럼 해석한 것은 잘못입니다. 그리고 둘째 입장은 첫 입장의 성경 해석이 틀렸다고, 다른 해석을 내 놓는 것까지는 옳은 일입니다. 그러나 만일 더 나가서, “이 성경 이야기는 여자의 우월성을 말해주는 증거가 된다”라고 주장한다면, 이 둘째 입장도 이 성경 이야기의 본뜻을 바로 해석하는 것은 되지 못합니다. 이 이야기의 본뜻은 이런데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경 이야기 자체가 다루고 있는 문제와
그 대답을 찾아야

어떤 성경 이야기가 본래 무슨 문제를 다루고 있고, 그 문제에 대해서 어떤 해답을 주고 있는지를 찾아야 성경 이야기의 본뜻을 바로 알 수 있게 됩니다. 성경 이야기 자체가 다루고 있는 문제 이외의 다른 문제를, 앞에서 예를 든 것처럼, “누가 우월한가?”하는 문제를 가지고 그 대답을 찾으려고 한다면, 성경 이야기의 본뜻과는 전연 다른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예로 든 이 성경이야기는
무슨 문제를 다루고 있을까?

“뼈도 나의 뼈, 살도 나의 살”이라는 말이나, “남자는 ... 아내와 결합하여 한 몸을 이루는 것이다”(다른 번역으로는“내 뼈 중의 뼈, 내 살 중의 살, 아내와 둘이 합하여 한 몸을 이룰지라”)(창2:23-24)라는 표현대로 부부가 한 몸 됨이 하늘의 법칙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둘 다 벌거벗고 있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않았다”(창2:25)는 표현도 한 몸 됨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먹지 말라는 나무의 열매를 먹은 다음, “남자와 그 아내는 주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 숨었다가, ‘네가 어디 있느냐?’는 질문에 남자는 ‘저는 벗은 몸인 것이 두려워서 숨었습니다’”(창3:10)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표현은 앞에서 “둘 다 벌거벗고 있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않았다”는 표현과 반대되는 뜻으로 곧 한 몸이 되지 못했다는 뜻이겠습니다.

“피하여 숨은” 남자는 잘못된 책임을 하나님이 만들어 짝지어 주신 여자에게 돌리려고 했고, 여자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뱀에게 그 책임을 돌리려 했으나, 결국 모두가 저주를 받았다(창3:14-19)고 합니다. 이는 인간이 하나님과도, 인간과도, 자연과도 원수 관계가 됨으로, 한 몸 되어야 할 관계가 깨지고, 분열된 관계에서 생기는 고뇌를 체험하게 됐다는 뜻입니다.

이 성경 이야기는 남녀 중 “누가 우월한가?”하는 문제가 아니고, 하나님과 인간이, 인간과 인간이, 또 자연과 인간이 한 몸이 되지 못한 소외 현상이 어떻게 해서 생겼으며, 어떻게 해야 극복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인데, 그 핵심이 “선악과” 이야기(창2:8-25, 3:1-24)에 나옵니다.
<이에 대해서는 11.“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에서 살펴보겠습니다.>
  • ?
    운영자 2003.08.07 15:52
    목사님의 성서강좌를 koinonia의 하부 메뉴에 넣었습니다. 사용하시는데 보다 편리할 것입니다. 아직 제가 홈페이지 제작에서 php라는 것을 몰라서 새로운 글을 frontpage에 자동 업데이트를 할 수 없습니다. 공부를 하려면 시간이 엄청나게 걸릴 것 같아서 엄두를 못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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