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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새 공동체의 이상과 현실의 차이
                출 32:1-35, 33:1-29






성경 이야기의 본뜻을 찾는 질문

1. 십계명과 율법이 제정된 다음 어떤 사건이 생겼는가? 이 사건은 어떤 면에서 십계명과 율법의 이상이 실현되지 못했다고 이야기 하고 있을까? 어떤 면에서 가치관혁명도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을까?
2. 군중이 아론을 찾아가서 모세에 대해서 불만을 표시해서 한 말과 그 이유는?
3. 군중이 아론에게 가서 무엇을 만들어달라고 요청?(앞으로 무엇을 할 신을?)
4. 군중은 아론이 만든 송아지 상을 보고 무엇이라고?(과거에 무엇을 한 신이라고?)
5. 송아지 상에 대한 군중의 반응을 보고 아론이 한 말은? 그 말에 따라 어떤 일이? 이집트에서 노예해방의 길로 인도하신 하나님을 믿는 종교에 생긴 변화는?
6. 백성의 원하는 것은? (십계명과 율법?)
7. 백성이 원하는 지도자는?(모세보다 아론을 더 좋아한 이유는?)
8. 모세가 설자리가 없게 되었을 때 형 아론에게 질문한 말은?(아론의 동기에 대해서 질문? 아니면 백성의 언행에 대해서 질문?)
9. 금송아지가 생겨난 경위에 대한 아론의 말이 사실과 다른 점은?
10. 아론이 백성을 선동한 것? 아론은 백성의 원하는 것을 들어 준 것? 
11. 백성이 생각해 낸 것은 아닌데 아론이 한 일은?(아론이 백성을 오도한 점은?)
12. 금은 어디서 난 것?(어디서 가져온 것? 백성이 소중하게 여겨 온 것은? 백성의 가치관은?)
13. 금송아지 상을 숭배하는 것과 같은 일이 세상에 언제나 있다는 것으로 어떤 것을 예로 들 수 있을까?
14. 왜 송아지 상을 만들 때, 뿔이 난 수 송아지를 만들었다는 것일까?
15. 아론이 군중 다수가 원하는 대로 따른 일의 문제점은?(다수결의 문제점?)
16. 다수가 잘못된 것을 좋아하게 될 확률이 높은데 주로 어떤 경우일까?(옳은 것을 바라는 마음과 무엇인가를 더 많이 가지려는 마음 둘 중 어느 것이 더 매력적일까?(유혹)
17. 십계명이나 율법이 말하는 새 공동체 형성의 이상을 죽인 것은 비 종교집단? 아니면 종교집단?
18. 하루에 3000 여명의 동족을 살해하는 일이 생겼다(출32:25-29)고 했는데, 그 사연은?(살생의 원인이 무엇? 잘못된 종교와 바른 종교 간의 전쟁? 이런 전쟁을 정당화 할 수 있을까? 이런 전쟁 시 바른 종교의 이상이 지켜진 것일까? 현실 앞에서 이상을 죽인 것일까?)
19. 광야에서 타민족의 공격을 받은 일이 있었는데 여호수아를 지휘관으로 해서 전쟁을 했고, 가나안 땅으로 들어갈 때도 여러 민족에 대한 잔인한 폭력행위를 감행했는데, 성경 이야기에서는 이런 살생을 어떻게 정당화(미화)하고 있는지?(현실 앞에서 이상을 죽인 것?)
20. 금송아지 상에게 예배드린 후 백성이 흥청거리며 뛰노는 것을 하나님이 보시고 하신 말씀은?(출32:7)
21. 이에 대한 하나님의 벌은?(출33:3,5) 그 뜻은?(사람이 무엇인가를 소중하게 보는 가치관과 하나님 신앙과의 관계?)

가) 종교의 이상과 현실

모세가 중재자가 되어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백성들에게 전해 주고, 그 말씀대로 하겠다는 백성들의 응답을 하나님께 전함으로 하나님과 백성들 사이에 언약을 맺은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언약에서 하신 하나님의 약속은 “너희가 나의 말을 듣고, 내가 세워 준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나의 보물이 될 것이다. 온 세상이 다 나의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는 내가 선택한 백성이 되고, 너희의 나라는 나를 섬기는 제사장 나라가 되고, 너희는 거룩한 민족이 될 것이다”(출19:5-6)는 것이었습니다. 위에서 말한 10계명과 여러 가지 율법은 이 언약의 조건으로 백성이 지켜야 할 하나님의 말씀이었습니다. 그 후 하나님은 다시 모세에게 산위로 올라가 기다리면 계명과 율법을 하나님이 몸소 돌 판에 기록해서 주겠다고 해서 산에서 40주야를 기다렸다고 했습니다(출24:12). 이 40주야는 무기한 오랜 기간이라는 뜻입니다. 이 돌 판을 증거 판(언약 판)이라고 했습니다(출31:18).

이렇게 10계명과 모든 율법이 제정되었다고 이런 계명과 율법이 말하는 이상이 온전히 실현된 그런 공동체가 형성된 것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곧 십계명과 모든 율법은 새 공동체를 내다보는 이상일 뿐, 당시 공동체가 이 이상을 그대로 실현시킨 것은 아니었습니다.

모든 종교의 현실은 그 종교의 이상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어떤 종교의 이상과 그 종교의 현실이 일치하다고 주장하거나 그렇게 보는 것은 착각입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보지 못하는 잘못은 마치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이상과 천주교 또는 개신교회의 현실이 같은 것으로 보는 잘못으로 이어집니다. 이 사실은 모든 종교에 다 해당됩니다. <이점에 대해서는 다음 56. “이상을 품은 사람들의 공동체” -둘째 돌판 이야기의 뜻- 에서 더 살펴보겠습니다.>

계명과 율법에 나타난 이상과 그 공동체의 현실은 달랐다는 것을 보여 주는 예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대목을 들 수 있습니다.

나) 금송아지 이야기의 뜻
 
백성들이 언약식에서 서약을 했지만 그대로 행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백성은, 모세가 산에서 오랫동안 내려오지 않으니, 아론에게로 몰려가서 말하였다. ‘일어나서,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어 주십시오. 우리를 이집트 땅에서 올라오게 한 모세라는 사람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론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의 아내와 아들, 딸들이 귀에 달고 있는 금 고리들을 빼서, 나에게 가져오시오.’ 모든 백성이 저희 귀에 단 금 고리들을 빼서, 아론에게 가져 왔다. 아론이 그들에게서 그것들을 받아 녹여서, 그 녹인 금을 거푸집에 부어 송아지 상을 만드니, 그들이 외쳤다. ‘이스라엘아! 이 신이 너희를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낸 너희의 신이다.’ 아론은 이것을 보고서 그 신상 앞에 제단을 쌓고 ‘내일 주의 절기를 지키자’ 하고 선포하였다. 이튿날 그들은 일찍 일어나서, 번제를 올리고, 화목제를 드렸다. 그런 다음에, 백성은 앉아서 먹고 마시다가, 일어나서 흥청거리며 뛰놀았다. 주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어서 내려가 보아라. 네가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낸 너의 백성이 타락하였다”(출32:1-7) 노예(인간)해방의 원동력이 되었던(모세를 통해 계시된) 참 종교가, 인간을 구속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정체를 볼 수 없도록 만드는 잘못된 금송아지 종교로 타락한 것을 말합니다.

(1) 백성이 원하는 신과 백성이 원하는 “지도자”
  -아론과 모세-

모세가 노예해방을 위해 부름 받았을 때, 말을 잘못한다고 하자 하나님은 말 잘하는 형 아론을 함께 보내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언변이 좋은 아론은 모세의 대변인이 되어서, 처음부터 줄곧 함께 일해 온 공로자였습니다. 모세가 산에 올라가 하나님에게 언약 판(증거 판)을 받아 내려왔을 때는 이전부터 출애굽을 반대해 왔던 백성들의 불만으로 나타났던 내분이 극한 상황에 이르러서, 백성은 모세를 버리고 아론을 인도자로 추대하는 정변과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노예탈출에 모세를 가장 많이 도와준 공로자인 형이 새 공동체를 형성하는 일에 가장 큰 피해를 끼친 것입니다. 출중한 인물일수록 사회를 위한 공헌가능성이 큰 것이지만, 피해 가능성도 큰 것입니다.

뜻밖의 사태에 대해 모세가 아론에게 한 말은 “이 백성이 형님에게 어떻게 하였기에, 형님은, 그들이 이렇게 큰 죄를 짓도록 그냥 놓아 두셨습니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아론이 백성에게 어떻게 한 것이라기보다는, 백성이 아론에게 어떻게 한 것인지를 묻고 있습니다. 곧 백성의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묻고 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아론의 대답은, “아우님은 우리의 지도자입니다. 나에게 그렇게 화를 내지 마십시오. 이 백성이 악하게 된 까닭을 아시지 않습니까? 그들이 나에게 ‘우리 앞에 서서, 우리를 인도하여 줄 신을 만들어 주시오. 우리를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낸 모세라는 사람이 어떻게 되었는지, 우리는 모르겠습니다’하고 말하기에, 내가 그들에게, 금붙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그 금을 빼서 나에게 가져오라고 하였습니다. 그들이 금붙이를 가져 왔기에, 내가 그것을 불에 넣었더니, 이 수송아지가 생겨난 것입니다”(출32:21 -24)는 말이었습니다.

여기서 아론은 금붙이에서 금을 빼 가져오라는 말과 불에 넣은 것뿐 아무 일도 한 일이 없는 것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불에 집어넣자 마술처럼 금송아지가 저절로 생겨난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가져온 금을 녹여서 거푸집에 부었던(출32:4) 일도 하지 않은 것처럼 곧 백성들이 원하는 대로 한 것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신상을 보며 백성들이 열광적으로 “우리를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낸 우리의 신이라고 신앙 고백하는 것을 보고서” 그 신상 앞에 제단을 쌓고 ‘내일 주의 절기를 지키자’하고 “선포”하였을 뿐인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사실 그는 백성이 원하는 것을 해 준 것이었습니다. 군중들은 저들이 마땅히 갈 길과 마땅히 할 일(하나님의 뜻인 계명과 율법, 새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원리원칙)을 알려고 골치 아프게 애쓰기 보다는 저들이 원하는 것을 쉽게 눈앞에 보여주는 아론을 선택한 것입니다. 군중은 무기한 오랜 기간을 거쳐서야 겨우 이해할까 말까하는 내용(까다로운 율법과 계명)을 익히기보다는 저들이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식의 “지도자”를 선호했다는 말입니다. 모세를 버리고 아론을 택한 이유가 이것이었습니다. 모세도 아론도 알고 있었다고 한, “저들이 악하게 된 이유”(출32:22)란 바로 이점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아론과 모세의 차이는 군중이 원하는 것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도 그대로 따라주고, 따라주지 않음에 있었습니다. 아론은 다수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출23:2)이 틀렸을지라도 따라줌으로 “지도자”로 추대 받은 것이고, 모세는 다수가 원하는 것이라도 그 것이 “마땅히 가야할 길이 아니고, 마땅히 해야 할 일”(출18:20)이 아니면 함께 가주지 않아서 배신당한 것입니다.

지도자를 선택하거나 결의과정에서 다수결 방식이 가장 이상적인 것이라고 하더라도, 다수가 좋아 하는 것이 무엇이냐 하는 데서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다수가 좋아하는 것이 잘못된 것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최근의 예를 들면, 부쉬 대통령이 재선되도록 한 것은 칼 로브라는 사람의 선거 전략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야당인 민주당과의 쟁점을 이락전쟁으로 정하고 처음에 반대하던 국민 여론을 후세인의 다량학살 무기를 운운함으로 찬성분위기로 몰아갔다는 것입니다. 국민여론이 이렇게 되면서 당시 야당의 상원의원들까지도 이락전쟁에 찬성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부쉬의 재선임기 마감이 가까워오는 지금에야, 그리고 칼 로브자신도 2007년 8월말로 사임하게 된 다음에야, 그의 정략에 말려든 당시 국민 다수의 여론이 미국에는 물론 심지어 당시 여당인 공화당에도 해로운 것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락전쟁 안에 찬성투표 했던 상원의원 들 중 대통령후보로 나온 몇 사람은 자신들의 찬성투표가 잘못이었다고 공식으로 시인하기도 했습니다). 

아론은 잠시 동안에 군중이 간직하고 있는 금붙이를 다 내놓을 정도로 혼을 홀딱 빼놓고, 군중은 자기들이 내놓은 것으로 이루어진 결과에 도취해서 흥겹게 뛰놀게 할 수 있는 능란한 사람이었습니다. 이때 아론과 군중은 따로 떨어진 둘이 아니고, 아론이 군중 마음속에 이미 들어가 하나가 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마치 선악과를 먹어도 될 뿐 아니라 먹어야 한다고 말한 뱀이 인간 마음속에 들어와 하나 되어 있었던 것과 같습니다.

군중이 값있다고 간직해 오던 것을 내 놓아 이루어지는 그 결과에 도취해서 흥겹게 뛰노는 군중의 황금송아지 종교현상이 지금도 볼 수 있다는 예를 하나 들면, 상품생산자의 선전에 소비자가 가진 것을 내놓으면(물건을 사노라고) 그 결과로 부가 한 곳으로 모여 더 커진 부(황금송아지)가 생겨나는데 군중은 이렇게 생긴 부를 숭배하지 않고는 배겨나지 못하게 되는 소비주의 사회현상과 같습니다. 또 한 가지 예를 들면, 국민의 세금이 애국이라는 불에 녹여 군비라는 거푸집에 부어 최신 무기(금송아지)를 만들어놓고 숭배하는 군국주의 사회현상과 같습니다. 일류가수, 일류 운동선수 등에 매혹된 군중의 환호현상 뒤에도 현대식 황금송아지 숭배가 있는 것이 아닐지 생각해 볼만 한 일입니다.

군중은 사람을 노예근성에서 자유하게 할 그런 공동체를 이룩할 이상의 가치를 보지 못했습니다. 저들이 값있다고 생각하고 늘 간직하고 다니던 것은 이집트에서부터 가지고 나온 금붙이였습니다(출12:36). 그리고 이 금붙이로 만들었다는 송아지는 당시 자연 숭배 종교에서 다산(많은 생산)을 상징하는 신이기도 했습니다. 무엇이든 더 많이 갖게 해주는 다산 신이면서 동시에 황금 신으로 인간이 예나 지금이나 섬기지 않고는 살지 못하는 신입니다. 진주를 몰라보는 돼지의 가치관을 가지고 가장 값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나 다 우상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만든 금송아지는 뿔이 있는 수송아지였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이 뿔이 있는 수송아지를 보고 “이 신이 너희(우리)를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낸 너희의 신이다”라고 외쳤다는 데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뿔이라는 말과 빛이라는 말의 어원이 같습니다. “얼굴에 빛이 났다”고 할 때, 이 말은 “앞에 서서 갈 길을 보여줄 인도자”라는 뜻입니다. 삶의 목표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모세가 두 증거 판을 들고 시내 산에서 내려왔을 때, 그의 얼굴에서는 빛이 났다. 하나님과 함께 말씀을 나누었으므로 얼굴에서 그렇게 빛이 났으나, 모세 자신은 전혀 알지 못하였다”(출34:29-30)고 했는데, 이는 아론이 인도자(지도자)가 아니고 모세가 참 인도자라는 뜻입니다. 또 신약에서 예수님이 산에서 “기도하고 계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변하고, 그 옷이 눈부시게 희고 빛났다”(눅9:29)고 한 말도 인도자는 당시 다른 종교지도자가 아니고 예수님이시라는 뜻이었습니다. 금으로 만든 뿔이 난 수송아지를 보고 “이 신이 너희를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낸 너희의 신이다”(출32:4)라고 외친 것은 이런 연유에서 한 말이었습니다.

앞으로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만들어진 금송아지가 과거에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낸 신으로 자리 잡혀지면서, 지금까지 아브라함과 모세를 통해서 알려진 하나님은 저들의 종교에서 설 자리가 없어졌습니다. 이렇게 바꿔진 신을 보고 아론이 “이 신상 앞에 제단을 쌓고 ‘내일 주의 절기를 지키자’ 선포하였고, 이튿날 백성들은 일찍 일어나서, 번제를 올리고, 화목제를 드린 다음 앉아서 먹고 마시다가, 일어나서 흥청거리며 뛰놀았다”(출32:5-6)는 것으로 광신적인 양태로 변한 새로운 “금송아지 아론 종교”가 생겨났습니다. 이때 군중의 “하나님” 또는 “신”에 대한 이해와 신앙이 잘못 된 것이라고 해도, 군중은 그것이 잘못임을 모르기 때문에, 잘못된 종교가 현실로 자리 잡고 힘을 행사한 것이고, 모세를 통한 참 종교는 가장 큰 위기를 맞게 된 것이었습니다.

금송아지 이야기는 그 뜻을 알고 보면, 언젠가 한 번 있었던 옛이야기가 아니고, 인류 역사상 언제나 반복되는 현상으로 그 뜻은,

(1) 다수의 군중은 잘못된 것을 좋아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다수가 언제나 바른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수의 군중이 잘못된 것을 좋아하고 바른 것을 피하게 되는 그 이유는 무엇이든 더 많이 가지려는 욕심이라는 것입니다. 금송아지 이야기는 이상이 실현될 수 없도록 이상을 죽이는 현실이 어떤 것인지 그 정체를 알려줍니다.

(2) 둘째로 가장 중요한 뜻은, 새 신앙공동체형성을 위한 십계명과 율법의 이상을 죽인 것은 비종교 또는 무종교 집단이 아니고, “신앙”집단의, “종교”집단의 잘못된 신앙이고 잘못된 예배였다는 것입니다. 이런 일은 출애굽 후 광야에서 한 번 있었던 것이 아니고, 그 후 지금까지 계속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하늘나라(새 신앙공동체)에 대한 이상을 보여주신 예수님을 죽인 것은 당시 종교집단이었던 것입니다.

다) 내분과 폭력사태 -레위가문의 희생-

모세는 내분이 극한 상황에 이른 것을 목격하고, 또 형의 해명을 듣고 나서, 진 어구로 나가서, “누구든지 주의 편에 설 사람은 나에게로 나아오너라”하고 외치자, 레위의 자손이 모두 그에게로 모였답니다. 또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하면서, “너희는 각기 허리에 칼을 차고, 진 이쪽 문에서 저쪽 문을 오가며, 저마다 자기의 친척과 친구와 이웃을 닥치는 대로 찔러 죽여라”고 하자 레위 자손들이 그대로 해서, 바로 그 날, 백성 가운데서 어림잡아 삼천 명쯤 죽었다고 합니다. 종교전쟁이 가장 잔인할 수 있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모세는 그들에게 말하기를, “오늘 너희가 저마다 자녀와 형제자매를 희생시켜 너희 자신을 주께 드렸으니, 주께서 너희에게 복을 내리실 것이다”(출32:25-29)라고 했다고 합니다.

폭력이 다른 부족을 죽인 것이 아니고 레위 가문이 희생되는데 쓰였지만, 이 금송아지 이야기는 이상과 현실이 다른 것을 보여줍니다. 곧 폭력을 쓰지 않는다는 이상이 실현될 수 없었던 현실을 보여줍니다(이렇게 보지 않으면, 여기서 참 종교를 지키기 위해서는 폭력을 써도 무방하다는 이론이 성립됩니다).

라) 잘못된 가치관과 저주

이 금송아지 숭배사건은 마치 인간 창조이야기에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 열매는 먹지 않는다는 언약을 맺고서도 거역했던 일과 같은 것으로 되어 이
었습니다. 그래서 이때 백성들의 상태를 하나님은 모세에게 “내가 이집트에서 이끌어낸 백성이 타락했다”는 말로 아담의 타락과 같은 것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하지 말라는 창조말씀을 어겨 타락한 아담의 상태와 같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아담이 저주를 받은 것과 같이 금송아지를 섬긴 일로 저주를 받게 되는데, 그 저주 내용은, 하나님이 저들을 약속의 땅으로 들여보내면서도, 하나님은 저들과 함께 가지 않으신다(출33:1-5)는 것이었습니다. 함께 갈 수 없는 이유는 “너희는 고집이 센 백성이다. 내가 한 순간이라도 너희와 함께 올라가다가는, 내가 너희를 아주 없애 버릴지도 모른다”(출33:3,5)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의 뜻을 이해하기 위해서 하나님이 이렇게 하신다기 보다는 백성이 이렇게 한다는 것으로 바꿔서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곧 하나님이 함께 계시고 안계시고가 문제가 아니고, 하나님이야 언제나 함께 계신 것이지만, 백성의 입장에서 하나님의 뜻을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잊어버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사람이 황금을 가장 가치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그 순간에는 하나님은 안 계신 것과 같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인간타락 이야기에서 먹지 말라고 한 나무 열매를 보았을 때,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슬기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하였다”(창3:6)는 말은, 그 순간 해 볼만한 일로 가장 가치 있는 일은 그 열매를 먹어보는 것이라는 외줄기 생각일 뿐, 다른 모든 것(하나님을 포함해서)은 심중에서 온전히 사라져버렸다는 뜻입니다.

히브리 노예백성이 하나님의 선민이 되는 것은 저들이 무엇이 가장 값있는 것인지를 깨달을 때(하나님이 저들과 함께하실 때)만 가능한 것입니다. 사람이 잘못된 가치관을 갖게 될 때, 하나님이 함께할 수 없는 것(바른 신앙이 있을 수 없는 것)인데 잘못된 가치관을 갖는 자체가 저주라는 것입니다. 빛으로 들어옴 없이 어두움에서 떠날 수 없듯, 바른 가치관을 갖지 않고 잘못된 가치관을 버릴 수 없는 것입니다. 금송아지 숭배는 가치관 혁명이 실패이고 저주였습니다.

라) 살 땅을 위한 폭력전쟁

십계명과 율법을 통해 실현시키려고 했던 새 공동체의 이상이 허물어졌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으로 금송아지 사건과 함께 또 하나의 다른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것은 살 땅을 위한 폭력전쟁이야기입니다. 

노예탈출 후 광야에서 지날 때, 아말렉 사람의 공격을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여호수아를 시켜 대전하도록 해서 아말렉과 그 백성을 칼로 무찔렀다고 했습니다. 이 승전하게 된 그 경위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지팡이를 들고 언덕위로 올라간 모세가 팔을 들면 이기고, 그가 팔을 내리면 아말렉이 더욱 우세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세가 피곤하여 팔을 들고 있을 수 없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함께 간 아론과 홀이 돌을 가져다가 모세를 앉히고, 그들이 각각 양쪽에 서서 그의 팔을 붙들어 해가 질 때까지 팔을 내리지 않게 했다고 했습니다. 여호수아가 칼(폭력)로 승전한 것이 아니고, 아말렉을 이 세상에서 기억도 못하도록 완전히 없애버리시려고 하나님이 결심하셨기 때문에 승리한 것으로 이야기 하고 있고, “주의 깃발을 높이 들어라. 주께서 대대로 아말렉과 싸우실 것이다”(출17:8-16)는 말로 이야기를 마치고 있지만, 폭력이 쓰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 후 가나안 땅으로 들어갈 때, 그 지역 원주민인 여러 민족에 대한 잔인한 폭력행위도 당연한 것처럼 되어 있습니다. “그 백성(히브리 백성)이 암사자처럼 일어난다. 그들이 수사자처럼 우뚝 선다. 짐승을 잡아먹지 아니하고는 짐승을 찔러 그 피를 마시지 아니하고는 눕지 아니할 것이다”(민23:24). “하나님이 그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셨다. 그에게는 들소와 같은 힘이 있다. 그는 나라들, 곧 대적들을 집어삼키고, 대적들의 뼈를 짓부수며, 활을 쏘아 대적들을 꿰뚫을 것이다”(민24:8). “성 안에 있는 사람을, 남자나 여자나 어른이나 아이를 가리지 않고 모두 전멸시켜서 희생 제물로 바치고, 소나 양이나 나귀까지도 모조리 칼로 전멸시켜서 희생 제물로 바쳤다”(수6:2). “주 너의 하나님이 그 성읍을 너희의 손에 넘겨주셨으니, 거기에 있는 남자는 모두 칼로 쳐서 죽여라. 여자들과 아이들과 가축과 그 밖에 성 안에 있는 모든 것은 전리품으로 가져도 된다. 너희가 너희의 대적에게서 빼앗은 것은 주 너희의 하나님이 너희에게 주신 것이니, 너희의 마음대로 먹고 쓸 수가 있다”(신20:13-14). “그 포로들 가운데서 마음에 드는 아리따운 여자가 있으면, 그를 아내로 삼아도 된다”(신21:11)고 하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남편을 잃은 이런 여인들과 그 자녀들과는 무관한 것일까요?

가나안 땅 원주민을 학살하라는 이야기의 표현들은 가나안 원주민 학살은 폭력행위가 아니고,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했던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라는 것처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주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가서, 네가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올라온 이 백성을 이끌고 여기를 떠나서,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고 그들의 자손에게 주겠다고 약속한, 그 땅으로 올라가거라. 내가 한 천사를 보낼 터이니, 그가 너를 인도할 것이다. 나는 가나안 사람과 아모리 사람과 헷 사람과 브리스 사람과 히위 사람과 여브스 사람을 쫓아내겠다’”(출33:1-2).

타민족을 전멸시키는 폭력을 정당화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종교의 순수성 보존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곧 헷 사람과 아모리 사람과 가나안 사람과 브리스 사람과 히위 사람과 여브스 사람은 주 너희의 하나님이 너희에게 명하신 대로 전멸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그들의 신을 섬기는 온갖 역겨운 일을 너희에게 가르쳐서, 너희가 주 너희의 하나님께 죄를 짓게 할 것이다”(신20:17-18)라고. 해방된 노예 히브리 사람이 칼을 쓰는 것은 폭력이 아닌 것처럼 되어있습니다.

하나님(신)이 정말 이런 분이실까요? 이집트 사람에게 히브리 사람이 학대받고 죽임을 당하는 것은 틀린 일이고, 히브리 사람에게 가나안 원주민이 짐승처럼 학살당하는 것은 옳은 일이라고 보시는 그런 하나님이실까요?

이렇게 보는 것은 잘못입니다. 종교의 이상이 자비, 사랑, 정의, 평화 등이긴 하지만, 이런 이상이 실현되지 못하는 현실이 어떤 것인지를 말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칼을 쓰지 않는다는 새 공동체의 이상이 현실과 타협하게 되면서 마치 하나님이 전쟁신인 것처럼 격하되었습니다. “너희가 싸움터에 나가기 전에 제사장을 불러서, 군인들에게 격려의 말을 하게 하여야 한다. 제사장은 군인들을 다음과 같이 격려하여라. ‘이스라엘아, 들어라. 오늘 너희가 너희의 대적과 싸우러 나갈 때에, 마음에 겁내지 말며, 무서워하지 말며, 당황하지 말며, 그들 앞에서 떨지 말라. 주 너희의 하나님은 너희와 함께 싸움터에 나가서, 너희의 대적을 치시고, 너희에게 승리를 주시는 분이시다’”(신20:3-4) 라고 해서, 십계명의 살인하지 말라는 이상과는 달리 폭력에 휩싸여 들어가게 된 현실을 말해줍니다.

더 가까운 예를 들어본다면, 이락전쟁에 미군을 종군한 기독교 군목이 또는 미군을 대적한 이락 군 종군 이슬람 성직자가 있었다면, 각각 어떤 기도를 드릴 수 있을까요? “저편 군인은 죽여주시고, 우리 편 군인은 살려 주십시오” 하는 기도를 드릴 수 있을까요? 이런 경우 두 신은 다 한 갓 사람이 만들어낸 “전쟁 신”에 불과하지 참 하나님, 참 신은 아닐 것입니다.

가나안 땅 여리고 성을 침공하기 전 미리 보낸 정탐 군들이 그 지역 창녀 라합이라는 여인의 집에 묵었는데, 이 비밀이 여리고 왕에게 보고되어 수색대를 보냅니다. 발각직전 창녀 라합이 그들을 지붕 위 삼대 속에 숨겨놓고 “그 사람들이 저에게로 오기는 했습니다만,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날이 어두워 성문을 닫을 때쯤 떠났는데,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빨리 사람을 풀어 그들을 뒤쫓게 하시면, 따라잡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라는 말로 위기에서 구해 줍니다. 이렇게 해서 차질 없이 정탐을 마치고 여리고성을 침공해 들어갈 때 라합과 그녀의 가족은 살아남았다고 했습니다(여호수아2:1-8).

이런 이야기를 근거로 해서 가나안 땅 점령은 그 지역에 사는 천민들과 이집트에서 탈출한 천민 노예들이 협동해서 성사시킨 혁명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히브리사람이라는 말은 본래 천민이라는 뜻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라는 말은 후에 부쳐진 이름입니다. 곧 가나안 땅 점령이야기는 약자를 착취하는 기성사회질서를 뒤집어엎은 천민들의 혁신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이런 해설이 옳고 그르던 간에 폭력행위가 불가피했던 것이 당시 현실이었다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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