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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살인과 도피
  -모세의 경험 (2)-          출 2:11-15 






성경이야기의 본뜻을 찾는 질문

1) 동족인 히브리인이 이집트 사람에게 매 맞는 것을    보았을 때, 모세의 심정은 어떤 것이었을까? 이럴 때 하나님은 어떤 분으로 느껴졌을까?
2) 사람을 죽인 후 공주의 아들이었던 그 자신은 누구라고 생각되었을까? (하나님은 어떤 분이라고 생각되었을까?)
3) 살인자가 된 다음 도주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이때 동족을 새롭게 보게 된 점은 어떤 것이었을까? (하나님은 어떤 분이라고 생각되었을까?) 동족에 대한 그의 판단에 착오가 있었다면 어떤 것이었을까?
4) 그의 우발적인 살인에 그가 사용한 힘은? 이 살인 사건이 노예와 그 제도에 미친 영향은?
5) 미디안 광야로 도피해야 했던 그가 설 자리는 어디라고 생각되었을까?(하나님은 어떤 분이라고 생각되었을까?)
6) 광야에서 흔히 보이는 떨기나무가 햇볕에 타 시들어 버리는 것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해 보았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7) 그가 원망을 했다면 그 원망의 대상은 누구였을까? 그 중 누구를 제일 원망했을까?
8) 살인까지 하게 되었던 그 사회에서의 경험에 의하면 역사의 주는 누구라고 생각될까?

경험에서 오는 생각의 틀과 내용

아브라함이 복의 근원됨에 첫 조건이 떠남이었다는 데서<22. 떠나서, 복의 근원됨에 필요한 첫 조건> 그의 떠남은 살던 땅에서 만의 떠남이 아니고, 그가 살아온 문화 전통에서는 물론, 그리고 과거 경험에 의해 짜인(굳어진) 생각의 틀에서도 떠나야 한다고 했습니다. 세상과 인생에 대해 안다는 생각의 내용과 틀이, 그리고 하나님이 어떤 분이라는 믿음의 내용도 경험에 의해 짜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모세가 이집트인(노예제도)과 히브리인에 대해서, 그리고 하나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즉 그의 생각의 내용과 틀은 그가 어떤 체험을 했는지에 따라서 정해진 것입니다. 모세 이야기의 본뜻을 알기 위해서 우선 모세의 경험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그의 경험들로는 (1) 이집트에서 살인하고 도피하게 되는 경험과, (2) 도피 후 미디안 제사장의 딸과 결혼한 광야생활 체험, 그리고 (3) 광야에서 떨기 가운데 이는 불꽃으로 나타난 천사의 음성을 듣게 되는 체험, 세 가지가 중요한 것으로 나옵니다.<사내아이를 학살하라는 군주의 폭력에서 여인들의 힘으로 살아남은 사건도 있었지만 이에 대해서는 42. 노예탈출과 재앙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모세의 이집트 경험  -살인과 도피-

모세는 왕궁에서 자라 어른이 되면서, 뜻하지 않았던 살인 사건에 휘말려들게 됩니다. 그 경위를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노동현장에서 고되게 일하던 히브리사람이 이집트사람에게 매 맞는 것을 보고는, “좌우를 살펴서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그 이집트 사람을 쳐 죽여서 모래 속에 묻어 버렸다”(출2:11-12)고 합니다. 그런데 다음날 노동 현장에서 히브리사람 둘이 싸우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그 중 한 사람이 동족을 때린 것은 잘못이라고 하자, “누가 당신을 우리의 지도자와 재판관으로 세웠단 말이오? 당신이 이집트 사람을 죽이더니, 이제는 나도 죽일 작정이오?”라고 항의하는 데서, 모세는 일이 탄로 난 것을 알고 두려워했습니다. 과연 바로가 이 일을 전하여 듣고, 모세를 죽이려고 찾습니다. 모세는 바로를 피하여 미디안 땅으로 도망치게 됩니다(출2:11-15).

이런 이야기에서 그가 겪은 경험의 내용을 네 가지로 나눠 볼 수 있겠습니다.

1) 사람을 죽인 이 사실에서 그는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모른다는 사실도 의식하지 못했던, 그러나 무의식 심층에 깊이 묻혀있던 자기 자신이 고개를 쳐든 것을 체험했을 것입니다. 여기서 그는 자기가 노예제도와 강제노동의 피해자에 속하는 자로서 살인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자기가 누구냐는 정체성 문제는 강자가 약자를 학대할 때, 자기는 어느 편에 서야 하느냐는 문제로 나타났습니다. 그의 신분은 강자인 이집트 왕실에 입양되어 성장한 “왕족”이면서, 동시에 약자인 노예히브리인 엄마에게서 태어났고, 그녀의 젖을 먹고 자란 자식으로서, 그는 어느 편에도 설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약자의 고난을 외면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지배자 이집트인 왕족이 되어 있지 않고, 노예백성 히브리인으로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강자를 쳐 죽인 살인자가 될 정도로 약자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한 것입니다. 자기 자신과 히브리인노예가 둘이 아니고, 하나인 것을 알게 되는 체험이었습니다. 어느 쪽을 선택할까 하고 이리 저리 따져보고 이롭고 해로움을 계산해 보고 나서 선택한 행동이 아니고, 그저 그렇게 살인할 수밖에 없는 자기가 화산처럼 터져 나오는 것을 체험한 것입니다. 히브리인노예를 압박하는 이집트인에 대한 증오와 의분의 불에 타버렸던 자신을 발견한 것입니다.

2) 약자의 해방을 막는 것은 강자의 지배력인 폭력만의 문제가 아니고 약자자신의 정신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약자라고해서 하나(단결)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분열되어 있다는 사실을 체험한 것입니다. 고난 받는 이들을 누르는 적이 밖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저들 안에, 그리고 저들 마음속에 있는 것을 체험한 것입니다(예를 들면 제국주의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로 통치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국의 무력만이 아니고, 피 통치 국민인 한민족 안에 내분이 있고 친일파가 있었던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피지배자는 그 생태가 예속과 복종을 당연한 것으로 몸에 익히고 살기 때문에, 자신의 미래를 주체적으로 생각할 능력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체험한 것입니다.

3) 더욱이 자신이 증오와 의분의 불에 휩싸여 감행했던 살인이 아무런 효과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노예제도에는 아무런 변동이 없이 히브리인 노예들이 당하는 고난만 더 심해지고, 결국에는 박해의 불길에 사라져버릴 것을 내다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4) 동족인 히브리인이 그의 살인범행을 고발하고, 이집트인의 왕은 그의 범행을 알고 죽이려고 찾은 것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출2:15). 도망쳐야 했던 자신은 약자 강자 어느 편에도 설자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과거의 궁중 생활의 인연도 끊고, 동족이라는 히브리인들과의 인연도 끊고 살아야 하는 고독을 체험 했습니다. 미디안에서 결혼하고 얻은 아들 이름을 “내가 낯선 땅에서 나그네가 되었구나!”라는 뜻의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 것도 설 자리를 잃은 자의 고독을 말하는 것입니다.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을 나는 새도 보금자리가 있으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마8:20)는 예수님의 말씀도 이런 설자리 없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이집트 경험에 의해 짜인 생각의 틀
-허무감의 아픔-

이런 경험에 의해서 다음과 같이 그의 생각의 틀이 굳혀졌을 것입니다.
1. 지금까지의 궁중 생활이 하루아침의 꿈처럼 사라져 버리는 허무를 느꼈을 것입니다. 노예제도의 박해가 살인까지 감행하는 격분을 일으켰고, 동족이 당하는 학대를 목격하는 순간 참을 수 없었던 울분이 비록 옳았다고 해도, 자신의 죽음밖에 가져온 것이 없다는 허무의 아픔을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아무데도 설자리 없이 도망친 자기 모습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일, 울분과 격분의 불길에 타 사라져버리는 떨기처럼 허무해 보였을 것입니다.

2. 뿐만 아니라 동족 히브리인에 대한 자신의 판단에 착오가 있었음을 알게 되면서, 결국 실망의 원인이 자기 자신이고, 실망의 대상도 자기 자신임을 알게 되는 더 큰 허무감에 빠졌을 것입니다.

3. “히브리인들이 좀 더 생각을 바로 하고 단결했으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아쉬움이라는 불길에 타 없어져가는 고독한 자기 모습일 뿐, 헛된 일이라고 여겼을 것입니다. 또는 자기가 홧김에 이집트인을 죽이는 일만은 참았어야 했다고 생각 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 역이 후회라는 불길에 타 없어져가는 외로운 자기 모습이었을 뿐, 헛된 일이라고 여겼을 것입니다.

4. “하나님”은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듯, 무관한 분으로 생각되었을 것입니다. 하늘도 무심하다는 말이 있는데, 하나님이 계시다면 어떻게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생길까 하는 질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노예착취가 아무런 제지 없이 계속되는 사회와 역사에서는 결국 군주가 행사하는 폭력이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생각 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보는 것은 세상역사를 하나님이 아니고 왕이 주관하는 것으로 본다는 말이 됩니다.

잘못된 세상경험에 따른 허무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사람은 모세처럼 지난날의 경험에 의해서 허무함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상자체가 잘못 되어 있기 때문에, 거기서 얻는 경험자체도 잘못된 것일 경우가 태반이고, 이런 잘못된 경험에 의해 굳어진 생각의 틀(사물에 대해 안다는 그 생각의 내용)도 잘못되기 마련입니다.

문제는 이런 세상경험에 따라 굳혀진 생각의 틀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앞에서<23.“떠나라”?  -복의 근원됨에 필요한 첫 조건-> 정신의학의 도움으로 잘못된 생각의 틀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예로 들었었는데, 성경에서는 모세가 어떻게 허무의 아픔에서 떠날 수 있었는지를 다음에 나오는 그의 체험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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