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447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종교인 이전에 ‘가족’임을 되새겨야

http://www.hani.co.kr/arti/happyvil/happyvil_news04/97573.html

▲ 설이나 추석 등 명절 때 ??다른 종교를 가진 가족들이 모이다 보면 차례 문제를 놓고 의견차를 보이기도 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다른 종교 가족간 명절 나기
설 연휴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가족들이 모처럼 만에 함께 하는 명절에 부모·자식, 형제·자매간 다른 종교적 문화로 인해 갈등을 빚는 집이 적지 않다. 불과 100여년 만에 서구 종교문화가 안방 깊숙이 들어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다종교 사회가 돼 가족간 이종교가 많아졌다. 어찌 보면 한국만의 특수성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명절 때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전통은 달라지지 않았다. 따라서 모처럼 함께 한 가족 중 자신의 종교만을 내세우는 이가 있으면 가족 간 반목을 야기하거나 자칫 서먹해질 수 있다.

1년 만에 만난 가족들의 차례상 앞 갈등

서울에 사는 직장인 정명진(42)씨는 즐겁기만 하던 고향길이 몇 년 전부터 부담스러워졌다. 5년 전부터 개신교 교회에 나가게 된 한 누나는 명절 때면 연로한 어머니가 차례상을 차리는 것에 대해 “귀신에게 무슨 제사냐”며 싫은 소리를 했다. 정씨는 무종교인이고, 그의 아내는 1년에 몇 차례가량 절에 나가는 불자다. 그런데 누나는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늘 “예수를 믿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지고, 예수를 믿어야 구원받고 천국 간다”며 전도에 적극적이다. 수십 년 전부터 교회에 나갔던 다른 형제·자매들은 명절날이면 가급적 종교보다는 공통의 얘기를 화제 삼아 덕담을 나누지만, 그 누나는 달랐다. 그 누나의 말을 듣다 못한 정씨가 반론을 펴게 되면 그 때부터 가족의 분위기는 썰렁해지기 시작한다. 정씨는 “1년 만에 한 두 번 얼굴만 봐도 좋기만 하던 누나로부터 매번 자신의 문화와 종교를 강요당하다 보니, 명절 때가 돼도 마주 대하는 게 부담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종교만 내세우면 분위기 서먹해지기 십상
다른 종교 비방 삼가고 덕담 나누며 서로 이해해야


경기도 안양에서 교회에 다니는 직장인 박지환(45)씨의 형제 자매들도 개신교, 가톨릭, 불교, 무종교로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종교 때문에 갈등을 빚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머니는 종교가 다른 자식들을 배려한 때문인지 새벽 일찍 혼자서 차례상을 차렸다가 치우는 경우가 많고, 차례상을 본 가족들도 대부분이 차례상을 고유한 전통으로 인정하는 편이다. 또 “자기도 모르게 다른 종교나 성직자에 대한 비방이 입 밖에 나올 때 분위기가 썰렁해지는 경우도 있어, 가족들이 함께 모여 대화할 때는 가급적 다른 종교에 대한 비방은 삼가고 덕담을 해주려 애쓴다”고 했다.

종교인이 안내하는 기쁜 명절 맞이

◇ 불교단체 정토회 박석동 기획실장= 명절 때 왜 가족들이 만나는가. 자기 종교를 내세우기 위함이 아니다. 종교 때문에 모인 게 아니고, 단지 가족이기에 모인다는 것만 분명히 알아도 종교로 인해 갈등을 빚지는 않는다. 갈등이란 ‘내가 옳다’는 생각 때문이다. ‘나만 옳다’는 아집을 내려놓을 때 진정한 가족으로 만날 수 있다. 불교가 관용의 종교라고 하면서도 의외로 더 아집이 심한 경우에 많다. 이에 대해 불자들이 스스로 성찰해야 한다. 부처님이 법당 안에만 있는 게 아니고, 십자가를 단 그리스도인이나 무종교인으로 있다고 여긴다면, 다른 종교나 문화의 차이에 대해 심한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 서울 신수동 성당 주임 김민수 신부= 가톨릭은 우리 나라에 들어온 초기에 제사를 반대해 많은 박해를 받았지만 오래 전부터 조상 제사를 허용한다. 성묘도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 가족과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선 다른 종교에 대해 배타적으로 대해선 곤란하다. 자기 종교만 생각하는 근본주의적 입장보다는 다른 종교도 이해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 서울 천호동교회 홍순원 목사= 개신교인들이 갈등을 빚는 것은 대부분 제사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론 제사를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고 조상묘에 절도 하게 한다. 조상을 주신 하나님을 공경하는 예배로 승화시키는 게 제사의 참뜻으로 본다. 우상 숭배란 제사와 같은 전통 문화가 아니라 ‘국가 이데올로기’나 ‘천황 숭배’같은 게 아닌가. 구약성서에서도 제사장이 제사를 지내고 제사 음식을 먹는다. 다른 종교인들을 모독하는 것은 종교인이기 이전에 ‘함께 하는’ 가족의 자세가 아니다. 가족과 이웃과 평화와 사랑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가장 성경적인 삶이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최근 수정일
305 촛불시위 뒤편 `반미` 음모 도사려 - 오마이뉴스 운영자 2003.06.21 6328 2003.06.21
304 천주교 신자수가 부쩍 늘었다는데.. 2 관리자 2012.02.02 6974 2012.02.08
303 채드 마이어-마가복음연구 운영자 2009.05.09 11511 2009.05.09
302 창조론_진화 론 운영자 2009.12.16 7996 2009.12.16
301 찬송가 전곡 듣기 운영자 2009.04.05 6075 2009.04.05
300 차이와 다름 넘어 ‘큰나’ 구하라 운영자 2006.04.21 6128 2006.04.21
299 차별과 배제, 극우 정치의 두 날개 1 플로렌스 2016.04.22 523 2016.05.04
298 진화론과 창조론 논쟁 운영자 2008.01.31 6164 2008.01.31
297 진중권 기독교 비판 운영자 2010.01.17 7386 2010.01.17
296 지정의(知情意)는 어디서 유래한 말인가요? 1 정진형 2003.10.21 8580 2021.04.05
295 지적설계이론에 대하여 김창한 2005.11.07 4674 2005.11.07
294 지옥에 간 테레사 수녀- 오강남 교수 퍼온 글 운영자 2003.06.23 5976 2003.06.23
293 지옥같은 중세에 살던 여성에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존재 ‘마녀’ 관리자 2012.10.03 4216 2012.10.03
292 중동지지하는 투쟁 운영자 2009.06.26 4732 2009.06.26
291 중국의 티베트인권 탄압 막고픈 리차드 기어 마음 외면한 한국불교 관리자 2011.06.29 7646 2011.06.29
290 중국서부 1만2000리 등 여행기 펴낸 공원국씨 관리자 2012.10.03 4101 2012.10.03
289 주일성수와 십일조 논의, 영원한 성역인가 운영자 2003.03.23 6971 2003.03.23
288 주변에 품위없는 성직자 많다” 53% - 한겨레 운영자 2003.04.25 4360 2003.04.25
287 주기도문 찬송 2 꽃무늬 2016.02.28 407 2016.03.17
286 종을 훔치다 운영자 2010.05.04 5672 2010.05.04
285 종교학자 오강남 선생의 글 보기 운영자 2007.10.30 6349 2007.10.30
» 종교인 이전에 ‘가족’임을 되새겨야 운영자 2006.01.25 4473 2006.01.25
283 종교의 적은 종교? 근본주의가 평화 깬다 -한겨레 운영자 2003.03.28 5567 2003.03.28
282 종교단체 집단거주지서 주검 4구 발견- 한겨레 운영자 2003.05.16 5366 2003.05.16
281 종교간 대화없이 세계평화 없다 운영자 2006.03.31 5189 2006.03.31
280 조용기 처남 목사 “김대중 때려잡자” 극언 설교 운영자 2006.02.20 4922 2006.02.20
279 조용기 목사도 에큐메니칼 운동하는가 (2) 운영자 2007.09.25 6685 2007.09.25
278 조용기 목사도 에큐메니칼 운동하는가 (1) 운영자 2007.09.25 6150 2007.09.25
277 조용기 목사, `기독교에만 구원 있다는 것 유아독존적인 생각` 운영자 2004.05.26 6260 2004.05.26
276 조용기 목사 “다빈치코드 상영 반대” 운영자 2006.04.16 5891 2006.04.1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2 Next
/ 12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