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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손성호 목사는 스위스 제네바대학과 세계기독교교회협의회(WCC) 산하 보세이에큐메니칼연구소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현재는 미래를 향한 열린 자세와 신앙고백으로 교회와 교회, 교단과 교단,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들이 더불어 살며, 연합하고 하나 됨을 이룰 수 있는 ‘한국적 에큐메니칼 신학·신앙운동’을 고민하고 있다. 손성호의 에큐메니칼 통신’에서 세계 교회와 한국교회가 함께 나아가야 할 미래를 생각해보며 독자들과 함께 토론하고자 한다.


‘제네바대학’에서 열린 세미나를 마치면, 나는 늘 세계 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WCC)가 자리하고 있는 ‘에큐메니칼센터’(Ecumenical Centre)를 찾았다. 그곳 도서관은 에큐메니칼 신학(Ecumenicsm)의 범주를 넘어 모든 신학분야에 걸쳐 세계 교회들의 출판물을 소장하고, 최신의 뉴스와 신학·교회의 동향을 전달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저명한 신학자들과 교회의 지도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우연을 가장하여) 빈번히 제공하기도 했다.

그곳에서 나는 ‘현대 에큐메니칼 신학과 교회운동’의 ‘세례’를 받았다. 사실 제네바로 오기 전 6년 동안, 나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이하, 기장총회)에서 기관목사로 섬기며, 매일 ‘에큐메니칼’이라는 단어를 접했다. 그것은 기장총회가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의 한 축을 담당하며, 분열된 교회의 연합과 일치,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한 신앙고백적 교회운동을 수행하는데 다른 어떤 개신교 교단보다 앞장서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네바에서 경험한 이 새로운 ‘각성’은 충격이었다. 에큐메니칼(Ecumenical), 용어 자체부터 일반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생소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이 운동은 현대 교회의 신학과 교회 운동의 총아다. 왜냐하면 이 단어의 ‘정의’ 자체가 신학과 그리스도교 신앙의 결정을 압축적으로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큐메니칼’(ecumenical)은 그리스어 ‘Oikos’(household, 가족·세대)에서 유래했으며, ‘Oikeo’(to dwell, 거주) 등의 단어들과 합쳐져 ‘Oikoumene’로 자리 잡았다. 번역하면 ‘함께 이 땅에 살다’, ‘우주’, ‘세계’ 등의 뜻을 가지는데, 간단하게 정의하면 ‘이 땅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이 더불어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뜻을 가진다고 하겠다.

그 안에 분열된 교회들(개신교와 개신교 교단들, 가톨릭, 정교회)의 일치, 무너진 공의의 회복, 불균등한 경제적 불평등의 해소, 나아가 모든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는 종교적·문화적 대화와 공존을 지향하는 전 세계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공존운동·평화운동·영성운동·복음운동이라 할 수 있다. ‘제네바에서의 경험’은 내 무지했던 ‘에큐메니칼적’ 반성을 요구했고, 그 무지로부터 한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었다.

제네바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빠르게 성장한 만큼 빠르게 분열한 한국교회에 대한 약간의 이해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종종 한국인 목회자 또는 신학자들을 만나면 으레 자신이 아는 몇몇 한국의 저명한 에큐메니칼 리더들의 이름을 나열하는 것으로 대화를 연다. 그들을 잘 알고 있으며, 그들이 얼마나 훌륭하게 한국교회의 역동적 사회참여와 신학적 발전, 교회의 성장을 위해 공헌했는지 알고 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조금 더 한국교회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민중신학’의 최근 동향과 이른바 ‘민중 교회’들의 활약상, 그리고 한국 내 진보적 교회운동의 현황에 대한 질문을 잇는다. 이 대목에서 나의 경험을 예로 들면, 항상 그들의 비슷한 ‘대화 열기’에 당황하여, 이어지는 질문에 답할 틈도 없이 대화를 마치곤 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기억하는 그 이름의 주인공들이 지금 한국교회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나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솔직히 표현하면, 그들의 영향력이 지금 얼마나 한국교회 내 평신도들의 삶과 신앙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정확하게 대답해줄 수 없었다. 다만 그들이 불러준 그 이름들을 나도 알고 있다는 정도에서 그들과의 대화를 어색하지 않게 끝마치곤 했다.

나는 제네바에서 한국교회의 신학과 선교활동, 목회자와 평신도들의 활발한 교회 내외적 참여 열기가 세계 교회 그리스도인들과 실제적으로 나누어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 한반도 안에서 한국교회, 특별히 개신교회의 규모와 영향력이 그 어떤 종교보다 크고 위력적인데 반해 한국교회에 대해 그들이 알고 있고, 기대하고 있는 것들은 너무 편협하더라는 것이다. 몇몇 유럽 교회 목회자, 신학자들은 한국교회를 방문하고 돌아온 뒤, 서울 등 대도시에는 규모가 큰 ‘대형 교회’(Mega Church)들만 있는 줄 아는 사람도 있고, 이들 교회들의 성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도, 이들의 교회 성장 운동 방식과 선교방식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들을 초청한 한국교회와 단체들이 한국교회 체험과 이해를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했을지는 불 보듯 뻔하다. 많은 호의를 베풀었음에도 정작 한국교회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 오늘날 우리가 직면해 있는 도전들을 나누고, 함께 대안을 모색하는 일을 병행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한국교회 지도자들 스스로가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새로운 도전들을 바로 보려하지 않고, 이를 두려워하며, 외형적 성장과 규모로 교회의 가치를 판단하는 ‘비뚤어진 교회론’을 수호하고, 합리화하는 데 앞장서 왔기에 ‘한국교회 원더풀 병’을 전염시킨 당사자들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반도 바깥에서 ‘한국교회의 성장’은 토론주제도 되지 않는데 말이다. 겨우 얻어낼 수 있는 반응이라면 “Amazingly!” 정도. 이런 이유로 나는 사명감을 안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올랐다. 이제는 우리를 이야기해야 할 때이며, 신학과 교회의 역사, 선교의 행진을 세계 교회와 나누어야 할 때가 되었다. 기꺼이 세계 교회를 위해 한국교회가 공헌해야 할 책임이 주어져 있으며, 이는 단지 재정적인 부담이나 선교사 파송으로 ‘면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세계 교회 그리스도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교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먼저 우리들 스스로 우리의 자화상을 더 솔직한 시선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 마지막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살아있게 하는 우리의 ‘영성’을 재발견하고 이를 신학적으로 재평가하여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앞으로 ‘에큐메니칼 통신’을 통해 세계 교회를 내다보고, 한국교회를 들여다보길 원한다. 이 곳에서 세계 교회와 한국교회가 함께 나아가야 할 미래를 독자들과 함께 토론하며 나누려 한다. 이에 앞서, 먼저 이 작업이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교회지도자들을 향하지 않음을 밝히고 싶다. 왜냐하면 그들은 내가 적어나가려 하는 일련의 정보를 충분히 습득할 수 있는 많은 출판물들과 자료들에 이미 혹사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이 알게 된 ‘어떤 사실’을 강단에서 증언할 ‘여유’와 ‘합의’를 가지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왜냐하면 그들 중 대부분에게 ‘에큐메니칼’은 ‘에반젤리칼’(Evangelical)의 반대말로 입력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에큐메니칼이 뭡니까?’라고 물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내 글을 추천한다. 그리하여 ‘세계 교회협의회’, ‘세계개혁교회연맹’(World Alliance of Reformed Churches, WARC), 세계루터교연맹(Lutheran World Federation, LWF), 에큐메니칼 운동의 효시가 되었던 세계기독학생총연맹(World Students Christian Federation. WSCF) 등 범 세계 교회 단체들이 몸부림치며 “Be back to the grass-root!”를 외치고 있는 ‘지역 교회 현장’으로 이 거대한 세계 교회의 흐름이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그 끝에 만들어진 작은 샘을 통해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살아있는 영성을 담아 ‘에비앙(Evian) 생수’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진 ‘한국교회의 불끈거리는 신앙운동과 영성’의 생수가 세계 교회 형제자매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

글을 마치기에 앞서 다음에 이어질 글을 위한 재미있는 일화 하나를 소개하려 한다. 하루는 아프리카에서 온 성령운동 교단의 지도자로부터 흥미로운 질문을 받았다. 그는 칠레를 제외한 대부분 국가들의 성령운동 교회들이 여전히 세계 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에 참여하기를 주저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제하며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조용기 목사도 에큐메니칼 운동을 하는가?”(Does Yonggi Cho involve in the ecumenical movement of Korea?)

나는 간단하고 분명하게 대답했다.

“당연하지요.”(Yes, of course.)

http://www.newsnjo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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