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579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삼보일배, 이야말로 진정한 종교!
5월 31일 토요일, 새만금 삼배일보 행렬이 광화문 집회를 마지막으로 대장정을 끝낸다. 같은 날, 불교, 카톨릭, 개신교 연합으로 난치병 어린이를 돕기 위한 사랑의 바자회가 수유리 화계사 아래 한신대학원 운동장에서 열린다. 이 두 가지 사건을 보면서, 나는 한국의 종교공동체에 내가 속해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특히 바자회에는 나의 본사인 화계사도 주최측의 하나이기에 더욱 기쁘다. 이런 행사들을 통해 우리는 사회와 민족의 통일을 위하는 진실한 길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물론 한국에서 이런 행사가 처음 열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사회가 불안하고 어지러운 시기일수록 이러한 행동은 더욱 필요하다.


이라크 전쟁 발발 이후 한반도에서도 핵무기에 대한 불안이 팽배하고 있다. 그러나 중동에서 종교간의 끝이 보이지 않는 갈등과 미움이 전쟁까지 이어진 반면, 요즘 한국에서는 종교간의 장벽이라는 두꺼운 흙더미를 뚫고 연꽃 봉오리 하나가 피어나고 있다. 이 꽃은 다른 무엇에도 비교할 수 없이 놀랄 만큼 아름다운 것이다. 이 꽃의 감로수는 한국이라는 위대한 사회 위에 떠돌고 있는 비관적 분위기를 몰아내고 한국인의 저력을 입증하고도 남을 만큼 달다. (아마 100번의 월드컵 4강 진출보다도 이러한 종교간의 공동실천이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욱 장기적이고 강한 영향력을 줄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한국이 그토록 오랫동안 갈망해온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달을 수 있다.

삼배일보와 사랑의 바자회에서 여러 종교의 지도자들과 일반신자들은 환경을 보호하고 난치병의 고통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함께한다. 그리고 이분들은 말이 아닌 오직 행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종교는 말로 시작하여 그 말에 집착한다.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허나 말 그 자체보다는 그 말에 대한 사람의 집착이 문제를 일으킨다. 바로 이 문자에 집착하는 종교가 갈등의 씨앗인 것이다. 그렇다. 종교는 그 어떤 정치적 맹세보다 효과적으로 한국사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현대 민주주의사회에서 종교적 신념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배우게 된다. 나는 한국의 이런 현상을 보면서 말할 수 없이 기쁘다. 오랫동안 분단의 무게로 고통받아온 한국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삼보일배에서는 불교 승려, 카톨릭 신부와 수녀, 개신교 목사, 원불교 교무 등 다양한 종교인들이 환경파괴로 위험에 처하게 될 수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 분들은 하기 쉬운 말이 아니라 심지어 자기 자신의 소중한 건강과 생명까지 걸고 대중적 자각을 이끌어내고자 노력한다. 삼보일배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개별적 신앙체계와 독트린을 배타적으로 내세우지 않고, 오직 남을 돕겠다는 일념으로 수행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종교이다! 우리 모두의 위대한 스승이신 부처님과 예수님의 뜻, 즉 오직 자비로운 행동을 통해 사회에 봉사한다는 가르침을 실천하는 길인 것이다. 기독교의 ‘사랑’과 불교의 ‘자비’는 단지 말에 불과할 뿐, 그 참된 뜻은 하나로서 중생을 고통에서 구제하는 것이다. TV, 신문, 인터넷 등등을 통해 세계 곳곳에서 우리는 오직 자기 종교만이 최고라고 승리주의를 전파하는 종교지도자들을 본다. 이처럼 어두운 봄날, 바로 이 땅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교의 형식적 차이를 넘어선 공동실천은 여명을 밝히는 빛과도 같다.

이러한 일들이 한반도 통일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존경하는 나의 길벗 오강남 목사는 그의 저서 <예수가 외면한 그 한가지 질문>에서, 전통적으로 한국인의 종교생활은 협동보다 분열로 점철되었다고 지적한다. 즉 한국인의 종교적 특색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종교적 배타성’이라는 것이다. 한국인의 종교적 삶은 언제나 쉽지 않았다. 조선시대에는 불교와 기독교가 탄압당했고, 이후 한국에서 교세를 확장하게 된 서구종교는 우월주의에 기반해 전통적 신앙을 비난하고 말살하고자 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근대사의 비극적 전개를 반영하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볼 때, 한국의 역사는 이러한 갈등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의 여러 종교의 협동실천을 보면서 나는 한국의 미래에 대한 신뢰를 재차 확인한다. 지난 80년대 한국의 종교지도자들은 민주화운동의 큰 뜻을 위해 교파를 초월해 협력한 역사가 있다. 그리고 이제는 한반도 전체의 평화와 공존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남북통일을 하려면 먼저 남남통일을 이루어야 한다. 이 어려운 시기를 맞아 한번 더 종교간의 벽을 허물고 몸과 마음을 바쳐 한국사회의 내적 화해를 도모함으로써, 종교인들은 남남통일에 기여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민족통일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는 일인 것이다. 딱 1년 전 울리던 월드컵 응원의 박수소리가 아직도 우리 귓전에 남아 있다. 그러나 월드컵 응원의 열정과 단결은 순간적 환희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한반도 통일을 향한 긴 길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단결의 힘이다. 수유리 사랑의 바자회와 새만금 삼보일배 - 종교간 공동실천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 땀 흘리는 그 길은 바로 통일로 통하는 길이다.

현각
?

Title
  1. 스님 상받는데, 목사가 축사를...

    Date2004.07.03 By운영자 Reply0 Views4679
    Read More
  2. 수구 기독교인들: `친미·반북`이 곧 하나님의 뜻

    Date2004.04.15 By운영자 Reply0 Views4225
    Read More
  3. 손봉호 교수 "한기총은 해체돼야 합니다"

    Date2011.03.03 By관리자 Reply0 Views5339
    Read More
  4. 소망교회 곽선희 목사 변칙세습 일단 `제동` -뉴스앤조이

    Date2003.03.01 By운영자 Reply0 Views8317
    Read More
  5. 세상을 바꾼 과학 논쟁

    Date2011.08.21 By관리자 Reply0 Views6643
    Read More
  6.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Date2012.10.14 By관리자 Reply0 Views4089
    Read More
  7. 성탄절 교회에서 설교하는 법륜스님 "서로 다름이 풍요로움으로"

    Date2011.12.24 By관리자 Reply0 Views7036
    Read More
  8. 성스런 찬송가가 ‘일제군가’였다니…

    Date2007.10.08 By운영자 Reply0 Views7109
    Read More
  9. 성명서]인간의 무지와 교만이 빚어낸 한반도 대운하 구상

    Date2008.04.17 By이동진 Reply0 Views5638
    Read More
  10. 성공회, “성직자 납세의무 적극 찬성한다”

    Date2012.07.09 By관리자 Reply0 Views4006
    Read More
  11. 성경공부 안내

    Date2003.03.09 By문서선교회 Reply0 Views6320
    Read More
  12. 서울시장 당락 ‘아파트 값’이 갈랐다

    Date2010.06.17 By사랑과 정의 Reply0 Views5102
    Read More
  13. 서동진의 <자유의 의지 자기 계발의 의지>

    Date2009.12.19 By운영자 Reply0 Views5545
    Read More
  14. 생명의삶 두란노 큐티세미나안내.

    Date2007.04.26 By몬트리올 교회 협의회 Reply0 Views7227
    Read More
  15. 새로운 사랑의 우주 공동체- 오강남 박사 [향린교회]에서 펌

    Date2003.07.27 By운영자 Reply0 Views4898
    Read More
  16. 새 대가리? 새들도 장례식에서 슬피 운다

    Date2012.09.22 By관리자 Reply0 Views4156
    Read More
  17. 삼보일배, 이야말로 진정한 종교- 한겨레

    Date2003.05.31 By운영자 Reply0 Views5792
    Read More
  18. 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꿈이 있기 때문입니다.

    Date2004.05.15 By운영자 Reply0 Views4614
    Read More
  19. 빗나간 믿음으로 폐쇄된 집단생활 - 연합뉴스

    Date2003.05.16 By운영자 Reply0 Views5586
    Read More
  20. 빌리 그레이엄

    Date2009.12.16 By운영자 Reply0 Views13436
    Read More
  21. 비오신부의 기도문

    Date2004.04.22 By이동진 Reply0 Views4781
    Read More
  22. 비극의 상업화, 홀로코스트-한겨레 21

    Date2003.03.02 By운영자 Reply0 Views7784
    Read More
  23. 불교학 연구를 위한 언어적 지침.

    Date2003.10.21 By정진형 Reply0 Views6186
    Read More
  24. 부활절: [[KNCC + 조선그리스도인연맹]]

    Date2003.04.20 By운영자 Reply0 Views5049
    Read More
  25. 부장님 우울하면 사무실은 멘붕

    Date2012.08.24 By플로렌스 Reply0 Views4093
    Read More
  26. 부시의 종교관

    Date2003.03.14 By운영자 Reply0 Views7473
    Read More
  27. 부시 초청으로 논란 빚은 6·25 전쟁 60년 평화 기도회 열려

    Date2010.07.07 By사랑과 정의 Reply0 Views5525
    Read More
  28. 부끄럽게도 선관위 감시 받는 ‘정치 교회’들

    Date2011.08.21 By관리자 Reply0 Views4159
    Read More
  29. 봉은사 땅밟기 기도 관련 최바울 선교사 "땅밟고 기도하기가 뭐가 문제인가?"

    Date2010.10.29 By관리자 Reply0 Views7505
    Read More
  30. 베일 벗는 다빈치 코드의 `오푸스 데이`

    Date2006.04.17 By운영자 Reply0 Views629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2 Next
/ 12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