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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생산의 뿌리 추적

나와 다르면 절대 불용 ‘이단’ 생산의 뿌리 추적
계간 ‘오늘의 동양사상’ 해법 모색

우리 사회는 별스럽게 이단 생산이 활성화한 사회다. 남북문제에서 대미관계, 보수와 진보, 종교, 계층과 연령, 노사와 외국인 노동자 문제 등에서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경계짓기에 여념없고 나와 다른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왜 그런 것이며, 해법은 무엇일까. 계간 ‘오늘의 동양사상’ 최근호(2003 가을 겨울호)는‘내 안의 타자’에 대해 도무지 자리를 비워주지 않는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해 그 역사적·종교적 뿌리와 해법 찾기에 나섰다.

오항녕(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조선시대사) 교수는 ‘유가의 이단, 이단인 유가’란 제목의 기고문에서 동양 사회에서의 이단적 사고는 공자와 맹자에서 이미 시작됐다고 밝힌다. 그러나 논어의 ‘위정(爲政)’에 ‘공호이단(攻乎異端)’이라 하여 ‘이단’이란 말이 등장하지만 우리가 서양에서 받아들인 ‘이단(heterodoxy)’의 음습한 개념과는 거리가 있는 ‘별것 아닌’ 것.

어느 정도 내용을 갖는 이단관은 맹자에서 등장하나 이것도 양주, 묵적, 진승 등 다른 세계관을 가진 학파와 논쟁하며 자기 정체성을 찾는 과정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조선조에도 마찬가지여서 허목과 송시열의 예송논쟁이 극렬하게 진행될 때조차도 자기 안에 다른 것을 담을 용기와 자신감은 있었다.

더 이상 자기 안에 남을 받아들일 자신감이 없는 행위는 천주교 탄압에서 비로소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유교 안의 문제라기보다 조선조를 지탱하던 이념이 말기 증상을 노정하면서 더 이상 다른 사상을 수용하거나 용인할 능력을 상실한데다, 또다른 사회·경제적 맥락이 있다고 오 교수는 말한다. 조선의 극심한 천주교 탄압에는 천주교에 선교나 탐험→경제적 침투, 군사적 침략→합병과 식민지화로 이어지는 근대 제국주의 확장의 첨병이라는 얼굴과 함께 왕정과는 양립하기 어려운 근대 민주정과 자본주의를 수반하는 종교 사상으로 유입된 배경이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 속의 이단’ 문제를 논의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한국 기독교(개신교)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장석만 연구실장은 유일신 종교로, 지적 신념의 측면과 진위판별을 가뜩이나 강조해온 기독교가 한국에 전파되면서 채택한 선교 전략이 우리 사회의 별난 이단 생산과 관련이 깊다고 주장한다. 유교나 불교에 대해서는 ‘결핍의 종교’ 혹은 종교가 아닌 윤리나 철학에 불과하다고 비하하면서 전통 종교에 대해서는 비합리적 미신이라고 비난하는 등 독선적 비타협적 정복주의의 태도가 이단 생산을 활성화시켰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기독교의 이런 이단관이 기독교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와 사회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단 문제의 해법과 관련, 고영섭(동국대 불교학) 교수는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하면 다른 것이 아름답다”고 강조하며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있다”는 불교의 연기설을 들고 나온다. 이단은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비롯된 것으로 “나와 다른 모습, 나와 다른 생각, 나와 다른 조건 등을 인정하고 배려할 때 우리 속의 이단 혹은 타자라는 개념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문화, 김종락기자 j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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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게재일자 : 2003/09/15  ●입력시간 : 2003/09/1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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