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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 친구, 같이 놀면 은근 억울해요"

돌아온 유학생 '해외파', 사회적 편견과 취업 장벽에 한숨

윤지원 (knjesus) 기자김동현 (pacesetter85)


KBS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의 한 장면.
ⓒ KBS
애정남

한국방송(KBS)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인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은 지난해 9월 방송에서 '애인 있는 여자가 만나도 되는 이성친구'의 세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첫째, '종교 오빠'는 무조건 종교 장소에서만 볼 것. 둘째, '엄마 친구 아들'은 부모님 입회하에서만 만날 것.


하지만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절대 만나선 안 되는 '극악한 인물'이 있단다. 바로 '외국에서 살다 온 동창'이다. 애정남은 "외국 살다 온 친구는 사고방식이 위험하다. 만나면 허그(포옹)부터 한다"고 손사래를 쳤다. 우스개 속에 '돌아온 유학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묻어난다.


국내에 돌아온 유학생과 한인 이민자를 칭하는 '해외파'에 대해 다른 젊은이들은 어떤 선입관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20대와 30대 15명을 간략히 인터뷰했다. 그들이 해외파 친구들에 대해 갖고 있는 가장 지배적인 의견은 '부모를 잘 만난 운 좋은 케이스(67%)'였고, '외국문화와 언어에 대한 자신감에서 오는 우월의식이 강하다(20%)',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7%)', 그리고 '자기 주장을 개성 있게 드러낸다(7%)' 등이었다.


대학생 하재영(20·여·경기도 일산)씨는 외국어고등학교에 다닐 때 해외파 친구들과 많이 어울렸지만 은근히 억울한 느낌이 있었다고 털어 놓았다.

"외국에서 살다 오면 그 나라 언어를 배우는 건 당연한 일인데 그거 가지고 너무 우려먹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한국에서 영어가 워낙 중요하니까 어드밴티지(이익)를 먹고 들어가는 거죠. 걔들 보면서 나랑 급이 다르다는 생각을 했어요. 불공평하다는 생각도 했고요."


대학원생 구슬이(25·여·인천시)씨는 외국계 물류회사에서 인턴사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스페인 유학생 출신 정규직 사원과 일하던 기억을 떠올렸다. 폭 넓은 해외 경험과 뛰어난 언어 능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입사했던 그 사원은 막상 조직 내에서 융화를 강조하는 기업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고전하다가 퇴사했다고 한다.

"일에 대한 성과를 가장 중시하는 서구와 달리 조직의 융화를 강조하는 한국 기업 문화에, 스페인에서 자란 그 사원은 적응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다른 귀국 유학생들에게서도 그런 서구의 개인주의적 성향을 엿볼 수 있었어요."


해외파가 다 부유층·특권층은 아닌데...

2011년 유학네트 주최로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세계유학박람회 모습
ⓒ 세계유학박람회
유학생

해외파에 대한 이런 시선과 문화적 차이 때문에 유학생들은 대부분 귀국 후 적응에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는다. 인도네시아에서 초중고를 마치고 국내 한 대학에 진학한 김지은(23·여)씨. 현재 취업을 준비 중인 김씨는 "해외파는 다 부유층일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씨의 가족은 지난 1994년 아버지가 주재원으로 파견돼 인도네시아로 떠났는데, 아버지는 파견 기간이 끝난 후 현지에서 개인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이 그리 순탄치 않아 한국에 나와 있는 김씨까지 경제적인 고민을 할 때가 많았지만 친구들은 '외국서 살다 온 애가 무슨 소리냐'며 이해해주려 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대체로 느리고 느긋한 인도네시아에서 살다 온 김씨는 한국 사회의 '빨리빨리' 문화와 급속한 변화 속도에도 현기증을 느꼈다. 사람들이 모두 급하고 분위기도 삭막해서 적응이 잘 되지 않았다고 한다. 고민하던 김씨는 대학 첫 학기가 끝난 2008년 여름에 한 대형유통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마트에서 많은 사람들과 부닥치면서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훈련을 하고 싶었어요. 다행히 기대했던 대로 매사에 느렸던 행동이 좀 더 빨라지고 다양한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외국 체류 경험과 어학 실력 때문에 귀국 유학생들이 취업시장에서 유리할 것이란 생각도 실제와는 차이가 있다. 한준석(27·남·가명·서울시)씨는 12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대학은 일본에서 나왔다. 그는 최근 국내에서 일자리를 얻었는데 그 과정이 험난했다고 말했다.


"면접관들은 업무할 때 쓰는 사무 용어나 문장의 구사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어요. 어떤 회사 최종면접에서 탈락했는데 이유는 제 한국어 실력이 떨어진다는 거였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한국어를 쓰는 데 전혀 불편이 없었기 때문에 한씨의 충격은 컸다. 그러나 유학생 출신들은 한자에 뿌리를 둔 어휘 지식이 부족하다. 이들은 회사 업무와 관련된 전문용어나 고급 한국어 구사에 취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전형과정에서 외국어와 함께 한국어 구사 능력도 평가하는 추세다. 한씨는 그 후 다른 사람들이 영어 공부하듯 한국어를 공부하는 데 매진했고, 최근 다른 회사에 합격할 수 있었다.


15살 때 캐나다 밴쿠버로 유학을 갔다가 돌아와 현재 외국계 회계법인에 근무 중인 박지현(26·여·경기도 파주)씨도 최종 취업이 되기까지 한국어 구사력이나 유학생 출신에 대한 편견 등의 문제로 여러 차례 쓴잔을 마셨다.


"취업하는 데 유학생 출신이라고 해서 특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오해입니다. 국내 기업의 경우 로열티(충성심)가 부족할 것이란 편견 때문에 해외 출신을 오히려 꺼리기도 합니다."


'제3문화 아이들(TCK)'에 대한 이해와 지원 필요

데이비드 풀록의 'TCK(제3문화 아이들)'에 대한 저서
ⓒ Nicholas Brealey
TCK

대중문화 평론가인 세명대 김필동(54) 교수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연고주의', '서열주의' 그리고 '집단주의' 등으로 인해 귀국 유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듯, 유학파들이 국내 문화에 적응하려는 노력도 물론 필요하죠. 그러나 국제화 시대에 이들이 가진 다양한 배경과 능력을 우리 사회가 합리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조직문화 혁신을 통해 의식의 개방화, 사회제도의 개방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비드 폴락은 성장기의 상당 기간을 부모가 자라온 문화 밖의 나라에서 보낸 사람들을 '제3문화 아이들(TCK, Third Culture Kid)'로 명명한 뒤 사회가 이들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노력을 통해 이들이 가진 기량과 강점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TCK는 여러 문화를 경험했지만 본국(제1문화)도, 체류한 국가(제2문화)도 아닌 자신들이 형성한 스스로의 문화를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세계화 추세 속에서 정부, 기업, 학계 관계자들의 해외 진출이 늘고 조기 유학생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우리 사회에도 TCK가 많아지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초중고생의 연간 해외유학규모는 지난 2001년 7944명에서 2010년 1만8741명으로 약 10년 만에 2.3배 가량으로 늘었고, 귀국하는 초중고생 수도 같은 기간 중 8019명에서 1만9985명으로 비슷한 규모로 늘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지난 2007년부턴 매년 2만여 명이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들의 국내 적응을 돕는 제도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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