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597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지옥에 간 테레사 수녀

루마니아에서의 안락한 생활을 마다하고 인도 캘커타 빈민들을 돕는데 일생을 바친 마더 테레사 수녀가 죽어서 지금 지옥에 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테레사 수녀가 교회를 잘못 선택했기 때문일까? 그리스도교의 어느 복잡한 교리를 받아들이지 않았거나 잘못 이해했기 때문일까?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성경에 보면 심판의 날 양과 염소를 가르는데 '네가 어느 교회에 속했었나' '네가 삼위일체를 제대로 알고 있었는가'가 아니라 '사람들이 배고플 때 먹을 것을 주었는가' '목마를 때 마실 것을 주었는가'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한다. 이런 기준에 따라 천당에 가는 일이라면 테레사 수녀보다 더 자격이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다면 무슨 이유로 그가 천당이 아니라 지옥에 가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가. 테레사 수녀의 사랑과 자비 때문이다. 사랑이란 남을 내 몸 같이 여기는 것이고 자비란 남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여기고 함께 아파하는 것이다. 사랑과 자비로 가득했던 테레사 수녀가 어찌 지옥에서 고통당하는 많은 사람을 외면하고 혼자 하늘 나라에서 안락한 삶을 누리고 있을 수 있겠는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지옥행을 자원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야말로 뼈있는 농담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종교 생활을 하는 것이 결국 천당에 가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마음이라면 나만 천당에 가겠다고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만은 천당에 가야겠다는 마음이라면 오히려 그 마음 때문에 천당에 갈 수 없을 것이다. 남의 고통을 외면하고 나만 잘 살겠다는 이기적 마음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천당에 갈 자격이 있겠는가.

이번 이라크 전쟁에서 유명해진 페르시아만 해안 도시 바스라에서 1200년 전에 살던 이슬람 성녀 라비아의 기도가 생각난다.

"오, 주님, 제가 주님을 섬김이 지옥의 두려움 때문이라면 저를 지옥에서 불살라 주옵시고, 낙원의 소망 때문이라면 저를 낙원에서 쫓아내 주옵소서. 그러나 그것이 주님만을 위한 것이라면 주님의 영원한 아름다움을 제게서 거두지 마옵소서."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종교학 교수
?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최근 수정일
65 어린이들을 위한 사이트 (연합교회 제공) 운영자 2004.09.14 4561 2004.09.14
64 ‘강의석 도우미 목사’가 노점상된 사연 운영자 2005.05.17 4531 2005.05.17
63 일부 교회 노동조건 야만·조폭 수준 운영자 2004.05.03 4520 2004.05.03
62 뉴욕 스님들이 성탄예배 하러 교회에 간 까닭은? 관리자 2011.12.24 4514 2011.12.24
61 전염성 탐욕 관리자 2012.10.12 4503 2012.10.12
60 "봉은사 땅밟기 동영상, 무서웠다" 관리자 2010.10.26 4489 2010.10.26
59 종교인 이전에 ‘가족’임을 되새겨야 운영자 2006.01.25 4473 2006.01.25
58 동성애자 인권과 성공회 주교 서품 - 오마이뉴스 운영자 2003.07.27 4473 2003.07.27
57 다시 중국에 조공을? 한반도의 미래는… 관리자 2012.01.30 4439 2012.01.30
56 "편지에 성경 구절 있거든 탈출한 것으로... 1 관리자 2012.01.22 4406 2012.01.27
55 “’주기도문’에 ‘아버지’는 성차별적 표현”? 운영자 2005.05.13 4386 2005.05.13
54 땅 밟기, 대적 기도 그리고 영적 전쟁의 진실 관리자 2010.10.29 4361 2010.10.29
53 주변에 품위없는 성직자 많다” 53% - 한겨레 운영자 2003.04.25 4360 2003.04.25
52 목적이 이끄는 삶? (1) 김창한 2005.06.16 4352 2005.06.16
51 교황 사임, 나이나 건강 때문이라 믿기 어려운 이유 관리자 2013.02.12 4309 2013.02.12
50 미국이 파산한다면 믿을 사람 있나? 관리자 2011.07.12 4301 2011.07.12
49 국가보안법은 왜 폐지되어야 하는가? 운영자 2004.12.21 4273 2004.12.21
48 수구 기독교인들: `친미·반북`이 곧 하나님의 뜻 운영자 2004.04.15 4225 2004.04.15
47 지옥같은 중세에 살던 여성에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존재 ‘마녀’ 관리자 2012.10.03 4216 2012.10.03
46 구도자들이 꿈꾸는 땅 '둔황' 관리자 2012.11.20 4214 2012.11.20
45 미국을 당혹케 하는 ‘시아파의 힘’ -프레시안 운영자 2003.04.24 4206 2003.04.24
44 조용기 목사 WCC 반대, 한기총 지지 입장 표명 1 관리자 2012.09.25 4198 2012.10.01
43 정년퇴임하는 김경재 한신대 교수 운영자 2005.06.08 4165 2005.06.08
42 부끄럽게도 선관위 감시 받는 ‘정치 교회’들 관리자 2011.08.21 4158 2011.08.21
41 새 대가리? 새들도 장례식에서 슬피 운다 관리자 2012.09.22 4155 2012.09.22
40 에런라이크의 <긍정의 배신> 2 관리자 2012.03.07 4153 2012.03.14
39 "독도는 우리 땅" 외칠 때 피눈물 흘리는 사람들! 관리자 2012.09.08 4148 2012.09.08
38 기독교계 '예수 결혼설' 논쟁 다시 불붙나 관리자 2012.09.22 4139 2012.09.22
37 문선명 총재 별세 일주일..'왕자의 난' 재발하나 관리자 2012.09.22 4130 2012.09.22
36 고문·학살도 용서하는 하나님 위 ‘상 하나님’ 3 관리자 2012.01.23 4128 2012.01.2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Next
/ 12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