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710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성스런 찬송가가 ‘일제군가’였다니…
청일전쟁 찬양곡에 가사 붙이고
철도개통 축하곡도 그대로 따와
조형균 계성종이박물관장 악보 공개

한승동 기자 김경애 기자

http://www.hani.co.kr/arti/culture/music/241228.html

» 오른쪽은 조선 식민지배의 길을 연 청일전쟁 승리 뒤 일제 해군이 지어 부른 군가 〈용감한 수병〉이고 왼쪽이 그 노래의 곡조를 그대로 옮겨 가사만 바꿔단 복음성가 〈부럽지 않네〉. 각 음절 박자가 달라졌지만 곡(멜로디)은 거의 그대로다.

» 조형균(78) 계성종이 역사박물관 관장

전국의 교회에서 아직도 일제군가나 창가의 곡을 그대로 따온 찬송가와 복음성가들을 널리 부르고 있다. 그중에는 일제가 경복궁을 무력으로 장악하고 고종을 연금한 뒤 청(중국)의 북양함대를 격파함으로써 조선 식민지배의 토대를 굳힌 청일전쟁 찬양 군가도 포함돼 있다. 1929년에 태어나 신의주와 서울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며 일제강점기를 체험한 조형균(78·사진) 계성종이 역사박물관 관장은 “해방 전엔 그렇다 치고 해방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러하니 도대체 우리가 해방된 민족인지 통탄스러울 때가 있다”고 탄식했다.

지난 2일 기자와 만난 조 관장은 “일제 때 경찰을 했던 사람이 해방되자 속죄하는 심정으로 교회의 부흥강사가 됐다면서 퍼뜨린 노래 중에 〈부럽지 않네〉라는 성가가 있다”며 “거기에 붙인 곡조는 청일전쟁 때의 일본 해군 노래”라고 말했다.

79년 11월30일에 초판이 나온 뒤 81년까지 확인된 것만으로 20판을 찍어낸 부흥회용 〈복음성가〉(영산출판사) 제5장, 그리고 97년 3월20일 발행된 〈새로운 복음성가〉(새로운 출판사) 제40장에 실린 이 노래는 “세상사람 날 부러워 아니하여도”로 시작하는데 모두 4절까지 있고 마지막에 “할렐루야 찬송이 저절로 나네”라는 후렴구가 붙어 있다.

조 관장은 이 노래에 붙은 곡은 1895년 사사키 노부쓰나라는 사람이 작사하고 오쿠 요시이사라는 사람이 작곡한 〈용감한 수병〉에서 따온 노래로, 청일전쟁 승리를 찬양하고 애국심을 고취하는 일본의 국민가요였다고 했다. 그 노래 8절에 나오는 “아직 그대롭니까 적함 정원(定遠)은?/ 그 말 한 마디는 짧을지라도/ 황국을 생각하는 온 국민의/ 마음에 길이길이 쓰여지리라”라는 가사는 중상을 당하고도 부함장을 찾아 적함이 격침됐는지를 묻고 바로 숨졌다는 어느 3등 수병을 영웅화한 내용이다.

일제군가 ‘용감한 수병’

찬송가 ‘부럽지않네’


노동은 중앙대 창작음악과 교수는 문제의 노래가 청일전쟁 뒤 ‘데이치쿠 주식회사’가 소방청음악대와 합창대의 노래로 녹음한 것이며, 1910년 대한제국 학부가 발행한 〈보통교육창가집〉에도 〈권학가〉란 제목으로 같은 악보가 실려 있다고 말했다.

조 관장은 〈새로운 복음성가〉 제50장 〈허사가〉도 같은 곡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부흥회용 〈복음성가〉 제35장에 들어 있는 〈신구약 성경 목록가(창세기 출애굽기)〉는 어린이 신도나 교회에 처음 나가는 사람들이 성경내용을 암송하기 위해 부르는 노래인데, 이는 일제가 도쿄 신바시에서 요코하마 쪽으로 철도를 놓아 개통했을 때 지어 부른 4행 66절 노래 〈철도창가-도카이도편〉에서 곡을 따왔다고 말했다. 이 〈철도창가〉의 곡은 〈새로운 복음성가〉 제88장의 〈요일가〉와 유행가처럼 불린 “학도야 학도야 청년 학도야”로 시작하는 〈학도가〉에도 붙었고, 민속음악 〈달아 달아 밝은 달아〉에도 원래 곡 대신 붙여져 널리 불렸다.


일제군가 ‘철도창가’


찬송가 ‘신구약 성경목록가’


‘학도가’


또 하나, 80년 신군부의 언론기관 통폐합조처로 한국방송공사에 흡수된 〈동아방송〉이 한때 새벽에 방송을 시작할 때 흘려보낸 ‘콜사인 뮤직’ 역시 일제 군가 〈흥아(興亞) 행진곡〉의 각 소절 꼬리 부분만 슬쩍 바꿔 붙인 “명백한 표절”이었다. 〈흥아행진곡〉 1절 가사는 “이제는 세기의 새벽노을 풍영(豊榮) 솟아오르는/ 욱일의 …흥아의 사명 두 어깨에/ 짊어지고 섰도다/ 5억의 백성”으로 돼 있다. 노동은 교수는 58년에 박경원씨가 불러 인기를 끌었던 김교성 작곡의 가요 〈만리포 사랑〉도 “(흥아행진곡의) 완벽한 표절이라 할 순 없지만 비슷하게 진행된다”면서, 조 관장의 얘기가 “모두 옳은 지적”이라고 했다.

일제군가 ‘흥아행진곡’


일제군가 ‘군함(행진곡)’


직접 일본에 가서 악보를 채집해 오는 등 수년간 애쓴 끝에 이런 사실을 밝혀낸 조 관장은 “최근 한국방송의 노인프로그램에서 죽음준비학교를 소개하는 중에도 〈철도창가〉를 딴 노래가 나왔다”면서 “어디서 또 일제의 ‘망령’이 튀어나올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노 교수는 “그동안 항일독립운동가나 동요에 일제군가나 창가의 곡에 가사만 바꾸거나 표절을 한 노래들이 많다는 사실은 지적이 돼왔지만 찬송가는 그런 줄도 모른 채 지금도 계속 퍼져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며 “우리 음악계에서 해야 할 일을 한 개인이 밝혀내 놀랍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찬송가 〈주님 고대가〉도 일본 음계와 박자로 작곡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 ‘악보 모음’
☞ 다운받기 ☜

조 관장은 이런 사실을 〈씨알의 소리〉 2007년 7·8월호에서도 밝힌 바 있다. 펄프·제지 전문가로 우리나라 근현대 종이 역사의 산증인인 그는 우리 역사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왔다.


‘일제군가’ 음원 제공 : 노동은 중앙대 창작음악과 교수


한승동 선임기자 김경애 기자 sdhan@hani.co.kr
?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최근 수정일
335 히틀러 총애 여감독 리펜슈탈 101세로 사망 운영자 2003.09.09 6400 2003.09.09
334 화계사-한신대 ‘10년 우정’ 끊겨 운영자 2005.12.20 4958 2005.12.20
333 현각스님, 금강경 강의 열두강좌 운영자 2006.09.03 8319 2006.09.03
332 한인연합교회들 관리자 2010.09.24 7239 2012.03.10
331 한기총, 동성애자 죽음 `애도표명`마저 거절 운영자 2003.07.23 4040 2003.07.23
330 한기총, [크리스챤신문]을 이단 사이비 옹호언론으로 규정 운영자 2003.09.07 6020 2003.09.07
329 한기총, <뉴스앤조이>를 없애려 하다 관리자 2011.12.24 3944 2011.12.24
328 한국에서 인사드립니다. 안드레 2004.01.18 5033 2004.01.18
327 한국불교는 선불교인가? 정진형 2003.10.22 5332 2003.10.22
326 한국 보수 기독교세력의 행동 운영자 2009.07.07 5792 2009.07.07
325 한경직 목사 -뉴스 메이커 운영자 2003.06.15 4676 2003.06.15
324 학자들의 진화론 논쟁 <다윈의 식탁> 운영자 2009.04.23 5490 2009.04.23
323 프리고진 "혼돈으로부터의 질서" 운영자 2008.01.17 5957 2008.01.17
322 프래그머티즘의 진짜 의미는? 운영자 2009.04.19 6184 2009.04.19
321 풀러신학교 리처드 마우 총장 운영자 2009.02.14 6225 2009.02.14
320 페르시아 문명 관리자 2012.12.08 5496 2012.12.19
319 티베트 사태의 근원 운영자 2008.11.29 5237 2008.11.29
318 퇴색하지 않는 아름다움, 늦봄 문익환 -오마이뉴스 운영자 2004.02.04 4612 2004.02.04
317 퇴계가 26살 어린 고봉에게 잘못을 시인하다 운영자 2007.11.22 5326 2007.11.22
316 토론토 한울연합교회, 하이파크교회로 개명 운영자 2004.10.16 7626 2004.10.16
315 탈북자 죽이는 진짜 '어둠의 세력'을 고발한다! 관리자 2012.03.16 4046 2012.03.16
314 콘스탄티노플 지도 운영자 2004.01.06 8808 2004.01.06
313 캐런 암스트롱_강의 운영자 2009.12.16 11314 2009.12.16
312 캐나다한인연합교회 운영자 2008.12.18 6991 2008.12.18
311 캐나다연함교회의 한국 결연단체들 운영자 2007.01.10 6466 2007.01.10
310 캐나다 한인 목회자 시국선언 운영자 2009.07.02 5507 2009.07.02
309 캐나다 이민자들의 애환 운영자 2010.04.03 7070 2010.04.03
308 캐나다 연합교회 한글 소개 싸이트 (역사 및 활동) 운영자 2007.10.16 6460 2007.10.16
307 친일부역 회개, 개신교 신뢰회복의 길` 운영자 2008.05.02 4894 2008.05.02
306 최초 한국인 무슬림은 누구일까? 관리자 2012.12.05 8642 2012.12.0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2 Next
/ 12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