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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인간의 무지와 교만이 빚어낸 한반도 대운하 구상



“만드신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창세 1,31)

인간의 무지와 교만이 빚어낸 한반도 대운하 구상

“행동이 따르지 않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다”(야고보 2, 17)라는 야고보 사도의 말씀에 따라 ‘생명의 강을 모시는 100일 순례’를 떠난 지 50일이 되었습니다. 한강과 낙동강을 따라온 순례자들의 발걸음이 칠천만 보를 넘어섰습니다. 이토록 거룩하고 겸손한 순례를 통해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드높이 실현하고 있는 종교인들에게 깊은 감사와 존경을 전합니다.

이미 여러 방송과 언론이 경제와 환경, 역사와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한반도 대운하에 관한 검증을 마친 바 있습니다. 운하의 효과는 겨자씨만한데 부작용은 코끼리와 같다는 게 한결같은 결론입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국민이 맡긴 5년의 권력을 마치 신권이나 쥔 것처럼 여전히 대운하를 밀어붙일 태세입니다.

다행히 4개 종단의 종교인들이 ‘생명의 강을 모시는 100일 순례’를 시작한 이래 각계각층의 국민들이 대운하 문제의 심각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국적인 반대현상은 개발독재시절에도 없었던 일입니다. 민심은 천심입니다. 민심을 읽지 못하는 이명박 정권은 마치 성서의 유다와 같습니다. 이 정권은 돈의 우상에 사로잡힌 유다가 스승 예수를 ‘은돈 서른 닢’에 팔아넘겼듯이 성장의 이름으로 하느님의 창조물인 강과 산을 건설대기업들에게 팔아넘기려 하고 있습니다.

국토부의 ‘운하지원팀’과 수자원공사의 ‘대운하 추진기획단’에서 내년 4월 착공을 목표로 암암리에 대운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필수적인 조사와 평가 등의 검토 절차를 졸속으로 끝낼 일정표까지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게다가 대운하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 모래와 물류터미널 주변 내륙개발 특별법으로 보상하겠다는 치밀한 계획까지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나라당은 총선공약에서 대운하사업을 뒤로 감추고 있습니다.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교만하고 솔직하지 못한 태도입니다. 정말 정부와 한나라당이 ‘한반도 대운하’를 추진하고 싶다면 총선공약을 통해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혹시 유권자의 심판이 두려워서 총선 공약으로 내걸지 못한다면 한반도 대운하는 마땅히 포기해야 합니다. 국민의 합의와 의견수렴이 없는 개국 이래 최대의 국책토목사업의 일방적 강행은 반드시 종교인들을 선두로 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입니다.

성 프란치스코 성인은 해와 달 같은 자연을 형제요 자매라고 불렀습니다. 자연에 대한 경애와 사랑 없이 구원받을 수 없다는 가르침입니다. 지구는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인간이 사는 거룩한 터전입니다. 지구는 하느님의 몸과 같은 곳입니다. 들판은 하느님의 살이고 산맥은 하느님의 뼈들입니다. 물이 흐르는 강은 하느님의 핏줄입니다. 큰 강은 동맥이요, 작은 강들은 정맥이며 실개천은 모세혈관과 같습니다. 온 몸으로 피가 돌아 생명을 키우는 듯 강은 국토의 온 몸을 돌고 흐르며 수많은 생명을 살립니다. 그런 강을 파헤치는 것은 하느님의 혈맥을 파괴하는 것입니다. 강에 콘크리트를 붓는 것은 하느님의 몸에 독극물을 퍼 붓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 시대의 진정한 신앙은 창조질서의 보존입니다. 생태계가 파괴되고 나면 사람은 살 수 없습니다. 사람이 사라진 지구는 더 이상 하느님의 영광을 노래하지 않을 것입니다. 무분별한 개발과 성장, 자연을 배려하지 않는 풍요와 편리는 생태계의 적입니다. 돈의 우상을 신봉하는 무분별한 개발과 성장의 무덤에서 해방되는 길만이 우리 모두가 살아갈 길입니다. 신앙인들은 강과 산을 보호하고 자연과 더불어 평화롭게 살아가는 지혜로운 삶을 선택해야 합니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하느님의 창조와 구원계획에 저항하는 무서운 죄악임을 엄중히 선고하며 이를 신앙의 이름으로 단죄하는 바입니다.



2008년 4월 1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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