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859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아래 기사는 제가 평소에 생각했던 것을 그대로 정리 해줘서 반가웠습니다. 호칭은 문화이고, 삶이며, 계급이며, 담론이며, 권력관계의 표현입니다.
-운영자



출처:
http://www.ohmynews.com/article_view.asp?menu=c10300&no=129988&rel%5Fno=2

역대 대통령은 스스로를 뭐라고 불렀을까
대통령 취임 연설문과 신년사를 중심으로

김경석 기자 gimgs0@dreamwiz.com 

제16대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월 대통령 취임식 때 자기를 스스로 어떻게 불렀을까? 취임 연설의 첫 부분을 잠깐 살펴보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저는 대한민국의 제16대 대통령에 취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위대한 선택으로, 저는 대한민국의 새 정부를 운영할 영광스러운 책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노 무현 대통령은 자기를 스스로 '저'라고 불렀다.

그러면 우리 나라 역대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연설과 신년사에서 자기를 스스로 어떻게 불렀는지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 그것은 단순하게 호칭 문제가 아니라, 우리 나라의 민주화 정도와도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제1~3대 대통령 이승만(1948 - 1960)은 "영광스러운 추대를 받는 나로서는…", "여러분이 나에게 맡기는 직책은…"에서 보듯이, 주로 '나'라고 불렀다.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저'라고 하지 않고 '나'라고 한 것이 좀 거슬리는데, 이 호칭에서 벌써 독재자의 냄새가 나는 듯하다. 다만, 1940 ~ 1950년대의 사회 분위기나 말씨는 요즘과 달랐을 수도 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하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다.

제4대 대통령 윤보선(1960 - 1962)도 "나의 감격은…", "나같이 부족하고 무능한 사람을…"에서 보듯이, '나'라고 불렀다.

제5~9대 대통령 박정희(1963 - 1979)도 "나는 이 숭고한 유신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전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 국정전반에 걸친 일대 개혁을 단행해 나갈 것입니다"에서 보듯이 거의 늘 '나'라고 불렀으며, '본인'이라고 한 적이 가끔 있었다.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로 '나'라고 불렀는데, 과연 독재자다운 어법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전 두환 전 대통령으로 넘어가면서 명칭이 바뀐다.

제10대 대통령 최규화(1979 - 1980)는 '본인'이라고 불렀는데, 그 때의 정치 상황과 또한 그 뒤의 전두환 전 대통령이 나중에 주로 '본인'이라고 불렀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최 전 대통령의 취임 연설문은 전 전 대통령의 연설문을 쓰던 사람과 거의 같은 사람이 아닐까 하고 짐작해 볼 수 있다.

제11~12대 대통령 전두환(1980 - 1988)은 주로 '본인'이라고 불렀고, '나', '내'라는 말도 꽤 썼다. 보기를 들어보면, "본인은 나에게 절대적인 기대를 보내 준…", "앞으로는 나 자신과 내 주변의 부정과 부패를 스스로 용납치 않을 것이며…"이다.

어쩌면 전 전 대통령은 군대에서 흔히들 쓰는 '본관'이라는 용어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하고 짐작해 본다. 군대에 가본 사람들은 '본관'이라는 말이 주는 다소 짓누르는 듯한 묘한 뉴앙스를 알 것이다. 그런데 거의 같은 '본인'이라는 말을 국민에게 썼으니 기분이 좀 묘하다.

한편, "본인은 나에게 절대적인 기대를 보내 준…"에서처럼, '본인'과 '나'를 한 문장 안에 섞어 씀으로써 문장이 굉장히 우스꽝스럽게 되어 버렸다 (이런 표현이 제법 나온다). 아마 논술 시험에서라면 이건 감점 대상이었을 것이다. 전 전 대통령 자신이 직접 썼는지, 아니면 비서가 썼는지, 아니면 비서가 쓴 걸 전 전 대통령이 고쳤는지는 모르지만, 대통령 연설에 이런 문장이 있었다는 것은 좀 황당한 일이라고 본다. 연설문은 이제 엄연한 역사적 기록이 되어 남아 있다. 다른 보기를 보면, "본인은 나와 같은 세대의 우리 국민들이…", "본인은 나에게 맡겨진…" 등이다.

그 뒤에 제13대 대통령 노태우(1988 - 1993), 제14대 대통령 김영삼(1993 - 1998), 제15대 대통령 김대중(1998 - 2003), 제16대 대통령 노무현(2003 - )은 모두 '저'라고 부르고 있다.

민주화 요구에 굴복하여 6.29 선언이 나왔는데, 그 때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아마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전 전 대통령처럼 '본인'이나 '나'라는 말을 쓰기가 어려웠을 것이고 그 결과 '저'로 바뀌지 않았을까 하고 짐작해 본다.

위에서 살펴본 바를 주요(?) 대통령 중심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나 -- 이승만, 박정희
본인/나 -- 전두환
저 --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우리 나라의 민주화, 정치 발전에 따라 용어가 바뀐 것을 볼 수 있지 않은가?

앞으로 대통령이 국민에게 연설하면서, '저'대신에 '나', '본인'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우리 백성들은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청와대의 역대 대통령 자료실에 가면 취임 연설물과 신년사가 있다:
http://www.president.go.kr/warp/kr/visit/museum/expresident/


2003/09/11 오후 2:10
ⓒ 2003 OhmyNews
?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글쓰기 및 편집 방법 2 file 다중이 2016.06.12 48714
411 친일과 반공이 보수를 죽였다 - 한겨레 운영자 2003.02.21 11524
410 동양인 서양인 관점의 차이 마틴 2010.05.13 11505
409 간송 전형필 플로렌스 2013.03.23 11455
408 "우주가 사라지다" 빌려 드립니다. 5 Jung 2010.10.22 11432
407 우리 그룹 구역 예배 일정과 관련하여 7 문준혁 2011.01.21 11426
406 게시판을 본래대로... 1 교우 2010.04.29 11357
405 뮤지컬 감독 Coleen Park 2 ch 2010.10.01 11309
404 내 살다가 이런 눈은 처음이다` -포토 에세이 (오마이뉴스) 운영자 2004.01.22 11275
403 Chester Lake 하이킹 공지 ElbowRiver 2010.10.10 11246
402 화염과 소화분말에 얼룩진 4.19 t-김정일 타도! 미 합중국 만세-오마이뉴스 운영자 2003.04.22 11197
401 카치니의 아베마리아 [갈란테 노래] 운영자 2003.07.17 11160
400 미 정부, `친미 언론인` 조직적 양성 운영자 2003.12.11 11053
399 여러분의 차의 타이어는 얼마나 오래되었는가? 1 마틴 2010.04.05 11018
398 Schools at mercy of funding policy - Calgary Herald 운영자 2003.09.08 10958
397 Cute 님 열린이민이야기 답변 감사합니다. 또있어요. 2 None 2010.06.14 10916
396 퀴즈 2 11 먼동 2012.01.30 10914
395 문성근 초청강연: 영화에서 정치까지 운영자 2003.04.15 10885
394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 로즈마리 2007.10.30 10868
393 중세인가 포스트모던인가 -진중권   운영자 2003.03.02 10807
392 아무도 찾지않는 이름모를 잡초야--오마이 뉴스 운영자 2003.05.10 10764
391 Last Feast of The Crocodiles 플로렌스 2013.04.18 10726
390 Ave Maria-Libera 로즈마리 2008.03.07 10641
389 퍼스트스텝스 후원자 되기 먼동 2010.09.01 10605
388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1 마틴 2009.10.13 10574
387 리빙 스피릿 교회를 다니며 우리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Jane Lee 2004.01.02 10532
386 퍼스트스텝스/수잔리치 후원 예배 초대 10 먼동 2010.11.18 10457
385 KUCC Youth Night - a brief report Soonchang 2008.12.28 10435
384 분리 신념 (죄-죄책감-두려움) Jung 2010.11.09 10426
383 전화해 3 플로렌스 2012.05.22 10423
382 Taizé - prayer and songs 플로렌스 2012.09.15 1035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20 Next
/ 20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