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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16일,

침몰하는 세월호에 갇힌304명의 고귀한 생명들은 영문도 모르는채, 오지도, 시도도 하지 않는 구조를 기다리며 힘없이 죽어갔다. 사태 해결의 책임자들로부터 외면당한채, 아직도 시간이 남아 있는 절명의 순간에, 연약한 생명들은 허무한 기다림 속에 그렇게 죽어갔다. 침몰의 원인은 감추어졌고, 그들의 죽음을 그만 잊으라고 강요받고, 원인규명의 노력이나 아픔에의 동참은 불온행동으로 덧칠 되었다.  세월호의 슬픔은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절규 속에, 아파하는 사람들의 기억속에, 슬퍼하는 사람들의 작은 노란리본 속에 그렇게 머물러야했다.

 

이천년 전 어느날,

한 갈릴리 청년은 어린 아이들, 배고픈 사람들, 병든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억울한 사람들, 힘없는 사람들, 강도 만난 사람들을 향하여 “이들이 바로 우리의 이웃”이라 선언하고, 함께 나누고, 울고, 웃으며 그렇게 살다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라는 마지막 당부를  남기고, 모두의 침묵과 외면 속에, 구원의 손길도 받지 못한채 고통과 슬픔속에 처절하게 죽어갔다. “주여 왜 나를 버리시나이까” 골고다 언덕에서의 그의 절규는 남겨진 가족과 따르던 무력한 사람들에게 깊은 절망이 되었다.

 

세월호의 죽음은 정치권력과 종교권력으로부터 버려진 힘없는 우리 이웃이 당한 억울한 죽임이었으며,

골고다 언덕의 죽음은 힘없고 억울한 이들을 위해 삶으로 살다가 또 다른 정치권력과 종교권력에 의해 불온한 낙인이 찍힌채 우리의 침묵과 외면속에 저질러진 죽임이었다.

 

막히고, 갇히고, 눌러지고, 감추어진 죽음의 무력한 기억은 오랜동안 우리안에 한이되고, 멍울이되고, 고름이되고, 수군거림이되더니, 급기야 함성으로 터져 나와, 불을 밝히고, 어둠을 몰아내고, 권력자들을 내치고 힘없는 사람들의 환희의 노래가 되었다.

 

절망이 희망으로 살아나고, 슬픔이 기쁨으로 바뀌고, 미움이 연민이 되고, 절규가 노래가 되고, 맺힌 한이 풀어지고, 움츠림이 당당함으로 피어나는 것이 부활이어야한다.

우리의 죄를 위해 죽었다는 관념 속의 죽음과 부활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 바로 이 곳에서 죽어가는 이들과 함께 죽으며, 함께 생명으로 일어서는 그런 부활이어야 한다. 그래야 이땅에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 것이 아닌가?

한 알의 씨가 옥토에 떨어지고 썩어져 오십배 백배의 결실을 맺고, 작은 겨자씨가 심겨져

잎이 무성한 나무로 자라나 새들이 깃들이는 그런 부활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의 노래, 부활의 노래를 함께 힘껏 부르자. 

 – 캘거리한인연합교회 한 교우의 부활 단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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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에르 2017.04.10 16:36
    올해는 4월 16일이 세월호 사건이 있던 날이자 부활절이네요.
    그리고 이번주간은 고난 주. 죽음과 부활의 소망을 새롭게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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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중이 2017.05.07 16:56
    저도 부활절 날짜와 겹치는 것과 인양되는 것 그리고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세월호 리본 모양의 구름을 보면서 드디어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질 때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과 바램을 가져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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