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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GIOVANNI MARRADI - Remember When

 

1937년 4월 26일 스페인의 프랑코 군대는 바스크라는 작은 마을을 공격하여 7000명의 주민 중 1654명을 학살합니다. 이에 분노한 피카소는 이 학살의 장면을 그림으로 형상화하여 파리 국제 전시회에서 그 잔혹함을 고발합니다.    

 

Pablo Picasso, Guernica, 1937, oil on canvas, 349 cm × 776 cm. (Museo Reina Sofia, Madrid)

이 그림은 너무나 유명하여 다들 잘 알지만, 가장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신음하는 동물인 말의 모습엔 우리가 별로 관심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무차별적으로 희생자가 되는 이 장면을 한때 가톨릭 수녀였던 신화학자 캐런 암스트롱은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두 명의 여성이 이 고통에 못이겨 울부짖는 말의 모습을 마치 자기의 고통인양 감정이입(empathy)을 하여 바라봅니다. 고통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모두가 느끼는 것이며, 이런한 타자의 고통이 극에 달해 몸부림치는 모습(agony)을 피카소는 전하고 있습니다. 

 

타자의 아픔을 함께 느끼는 것은 함께 있다고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한국의 대통령을 보십시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을 만나고도 그리고 악어의 눈물을 흘리고도 아직도 본체만체 하는 것은 세월호의 아픔의 이야기를 함께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타자의 고통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겹다, 신물난다고 외치는 한국의 극우들의 "악의 일상화"(the routinization of evil)는 바로 이야기의 단절이고 마음의 흐름의 단절입니다. 희생자 자녀를 둔 아이들의 부모들은 평생 그 한을 마음에 품고 살아갑니다. 고통은 잊을 수 없는 것이고 생이 다하는 때까지 파도처럼 밀려와 심장을 두드릴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타자의 모든 고통에 공감이나 자비의 마음을 가질까요? 거의 그렇지 못합니다. 어떤 때 우리는 타자의 눈물에 우리도 눈물을 흘리지만, 어떤 때 우리는 타자의 눈물조차 고드름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우리의 눈물은 항상 지엽적이며, 부족주의적이며, 가족주의적이며, 그리고 민족주의적입니다. 결국 이기적입니다. 눈물의 바다는 우리에게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감정은 이야기를 따라가며, 그 이야기가 보여주는 흐름에 내가 마치 흐르는 강물처럼 따라갈 때, 내 마음이 강물이 되고, 급기야는 바다가 되는 것이죠. 타자의 이야기가 산줄기를 따라 굽이쳐 흘러 내 가슴에 와 닿을 때 우리는 비로소 공감의 눈물을 흘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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