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767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이단’ 생산의 뿌리 추적

나와 다르면 절대 불용 ‘이단’ 생산의 뿌리 추적
계간 ‘오늘의 동양사상’ 해법 모색

우리 사회는 별스럽게 이단 생산이 활성화한 사회다. 남북문제에서 대미관계, 보수와 진보, 종교, 계층과 연령, 노사와 외국인 노동자 문제 등에서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경계짓기에 여념없고 나와 다른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왜 그런 것이며, 해법은 무엇일까. 계간 ‘오늘의 동양사상’ 최근호(2003 가을 겨울호)는‘내 안의 타자’에 대해 도무지 자리를 비워주지 않는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해 그 역사적·종교적 뿌리와 해법 찾기에 나섰다.

오항녕(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조선시대사) 교수는 ‘유가의 이단, 이단인 유가’란 제목의 기고문에서 동양 사회에서의 이단적 사고는 공자와 맹자에서 이미 시작됐다고 밝힌다. 그러나 논어의 ‘위정(爲政)’에 ‘공호이단(攻乎異端)’이라 하여 ‘이단’이란 말이 등장하지만 우리가 서양에서 받아들인 ‘이단(heterodoxy)’의 음습한 개념과는 거리가 있는 ‘별것 아닌’ 것.

어느 정도 내용을 갖는 이단관은 맹자에서 등장하나 이것도 양주, 묵적, 진승 등 다른 세계관을 가진 학파와 논쟁하며 자기 정체성을 찾는 과정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조선조에도 마찬가지여서 허목과 송시열의 예송논쟁이 극렬하게 진행될 때조차도 자기 안에 다른 것을 담을 용기와 자신감은 있었다.

더 이상 자기 안에 남을 받아들일 자신감이 없는 행위는 천주교 탄압에서 비로소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유교 안의 문제라기보다 조선조를 지탱하던 이념이 말기 증상을 노정하면서 더 이상 다른 사상을 수용하거나 용인할 능력을 상실한데다, 또다른 사회·경제적 맥락이 있다고 오 교수는 말한다. 조선의 극심한 천주교 탄압에는 천주교에 선교나 탐험→경제적 침투, 군사적 침략→합병과 식민지화로 이어지는 근대 제국주의 확장의 첨병이라는 얼굴과 함께 왕정과는 양립하기 어려운 근대 민주정과 자본주의를 수반하는 종교 사상으로 유입된 배경이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 속의 이단’ 문제를 논의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한국 기독교(개신교)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장석만 연구실장은 유일신 종교로, 지적 신념의 측면과 진위판별을 가뜩이나 강조해온 기독교가 한국에 전파되면서 채택한 선교 전략이 우리 사회의 별난 이단 생산과 관련이 깊다고 주장한다. 유교나 불교에 대해서는 ‘결핍의 종교’ 혹은 종교가 아닌 윤리나 철학에 불과하다고 비하하면서 전통 종교에 대해서는 비합리적 미신이라고 비난하는 등 독선적 비타협적 정복주의의 태도가 이단 생산을 활성화시켰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기독교의 이런 이단관이 기독교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와 사회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단 문제의 해법과 관련, 고영섭(동국대 불교학) 교수는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하면 다른 것이 아름답다”고 강조하며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있다”는 불교의 연기설을 들고 나온다. 이단은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비롯된 것으로 “나와 다른 모습, 나와 다른 생각, 나와 다른 조건 등을 인정하고 배려할 때 우리 속의 이단 혹은 타자라는 개념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문화, 김종락기자 jrkim@
--------------------------------------------------------------------------------
●신문게재일자 : 2003/09/15  ●입력시간 : 2003/09/15 09:55
?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최근 수정일
305 Bishop Spong Q&A on the Devil in the curriculum 운영자 2004.01.21 7032 2004.01.21
304 Calgary professor criticizes 'Star Trek' take on religion 관리자 2011.06.07 8957 2011.06.14
303 Dan Dennett 운영자 2009.12.16 12988 2009.12.16
302 E-ssentials: Rise Again! CCP 2016.03.26 348 2016.04.03
301 E-ssentials: Shaping the Future CCP 2016.02.26 118406 2016.02.26
300 Enemies of Reason (이성의 적들) 운영자 2010.04.01 7541 2010.04.01
299 God in America 미국의 신 관리자 2010.11.08 6367 2010.11.08
298 Interview with God 운영자 2005.03.05 4601 2005.03.05
297 Jonathan Haidt 운영자 2009.12.16 15431 2009.12.16
296 Julia Sweeney: `Letting Go of God` 운영자 2008.05.17 55053 2008.05.17
295 Korean War 관리자 2011.04.02 5535 2011.04.02
294 Let go and embrace new life 1 관리자 2016.02.13 249 2016.02.13
293 Marcus Borg and Huston Smith 운영자 2008.04.30 5067 2008.04.30
292 Matthieu Ricard 운영자 2009.12.16 17966 2009.12.16
291 Muslim Demographics 운영자 2009.12.16 7419 2009.12.16
290 Note from Nora: Awake to the signs of Resurrection CCP 2016.03.26 428 2016.04.03
289 Note from Nora: Sharing the Lenten Journey Together CCP 2016.02.17 324 2016.02.21
288 Pipelines, Indigenous Rights, and Climate Commitments 1 다중이 2016.05.22 425 2016.05.25
287 Re: "올해 안에 평양으로..." '문익환 목사 시비' 서다 Charley C Park 2008.11.16 6464 2008.11.16
286 Re: 순복음 측 `조 목사는 기독교 복음증거했을뿐!` 운영자 2004.05.26 4610 2004.05.26
285 Re: 정진홍 교수 프로필 운영자 2009.05.09 31164 2009.05.09
284 Religion in the Classroom -CBC News 운영자 2003.05.13 5434 2003.05.13
283 Same-sex challenge defeated 137-132 -Calgary Herald 운영자 2003.09.17 9037 2003.09.17
282 same-sex marriage 관련 웹사이트 운영자 2003.08.01 6987 2003.08.01
281 Same-sex ruling due close to poll - Calgary Hereald 운영자 2003.08.30 11993 2003.08.30
280 the Archbishops of Canterbury have been gay 운영자 2004.02.09 5239 2004.02.09
279 The blue eyed Pyongyang citizen 운영자 2009.04.18 6314 2009.04.18
278 United Action for Justice: Climate Justice - Faithfully Responding CCP 2016.02.11 223 2016.02.16
277 United Action for Justice: Climate Justice - Faithfully Responding 1 CCP 2016.04.03 388 2016.04.03
276 United Action for Justice: Health Care in Canada is Threatened! 다중이 2016.05.04 1113 2016.05.2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2 Next
/ 12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