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767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이단’ 생산의 뿌리 추적

나와 다르면 절대 불용 ‘이단’ 생산의 뿌리 추적
계간 ‘오늘의 동양사상’ 해법 모색

우리 사회는 별스럽게 이단 생산이 활성화한 사회다. 남북문제에서 대미관계, 보수와 진보, 종교, 계층과 연령, 노사와 외국인 노동자 문제 등에서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경계짓기에 여념없고 나와 다른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왜 그런 것이며, 해법은 무엇일까. 계간 ‘오늘의 동양사상’ 최근호(2003 가을 겨울호)는‘내 안의 타자’에 대해 도무지 자리를 비워주지 않는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해 그 역사적·종교적 뿌리와 해법 찾기에 나섰다.

오항녕(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조선시대사) 교수는 ‘유가의 이단, 이단인 유가’란 제목의 기고문에서 동양 사회에서의 이단적 사고는 공자와 맹자에서 이미 시작됐다고 밝힌다. 그러나 논어의 ‘위정(爲政)’에 ‘공호이단(攻乎異端)’이라 하여 ‘이단’이란 말이 등장하지만 우리가 서양에서 받아들인 ‘이단(heterodoxy)’의 음습한 개념과는 거리가 있는 ‘별것 아닌’ 것.

어느 정도 내용을 갖는 이단관은 맹자에서 등장하나 이것도 양주, 묵적, 진승 등 다른 세계관을 가진 학파와 논쟁하며 자기 정체성을 찾는 과정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조선조에도 마찬가지여서 허목과 송시열의 예송논쟁이 극렬하게 진행될 때조차도 자기 안에 다른 것을 담을 용기와 자신감은 있었다.

더 이상 자기 안에 남을 받아들일 자신감이 없는 행위는 천주교 탄압에서 비로소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유교 안의 문제라기보다 조선조를 지탱하던 이념이 말기 증상을 노정하면서 더 이상 다른 사상을 수용하거나 용인할 능력을 상실한데다, 또다른 사회·경제적 맥락이 있다고 오 교수는 말한다. 조선의 극심한 천주교 탄압에는 천주교에 선교나 탐험→경제적 침투, 군사적 침략→합병과 식민지화로 이어지는 근대 제국주의 확장의 첨병이라는 얼굴과 함께 왕정과는 양립하기 어려운 근대 민주정과 자본주의를 수반하는 종교 사상으로 유입된 배경이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 속의 이단’ 문제를 논의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한국 기독교(개신교)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장석만 연구실장은 유일신 종교로, 지적 신념의 측면과 진위판별을 가뜩이나 강조해온 기독교가 한국에 전파되면서 채택한 선교 전략이 우리 사회의 별난 이단 생산과 관련이 깊다고 주장한다. 유교나 불교에 대해서는 ‘결핍의 종교’ 혹은 종교가 아닌 윤리나 철학에 불과하다고 비하하면서 전통 종교에 대해서는 비합리적 미신이라고 비난하는 등 독선적 비타협적 정복주의의 태도가 이단 생산을 활성화시켰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기독교의 이런 이단관이 기독교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와 사회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단 문제의 해법과 관련, 고영섭(동국대 불교학) 교수는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하면 다른 것이 아름답다”고 강조하며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있다”는 불교의 연기설을 들고 나온다. 이단은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비롯된 것으로 “나와 다른 모습, 나와 다른 생각, 나와 다른 조건 등을 인정하고 배려할 때 우리 속의 이단 혹은 타자라는 개념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문화, 김종락기자 jrkim@
--------------------------------------------------------------------------------
●신문게재일자 : 2003/09/15  ●입력시간 : 2003/09/15 09:55
?

Title
  1. No Image 09Jan
    by 운영자
    2008/01/09 by 운영자
    Views 6393 

    일본 종교

  2. No Image 23Nov
    by 운영자
    2008/11/23 by 운영자
    Views 5197 

    "광신도여! 예수를 더 이상 욕되게 말라"

  3. No Image 08Sep
    by 관리자
    2012/09/08 by 관리자
    Views 4163 

    "독도는 우리 땅" 외칠 때 피눈물 흘리는 사람들!

  4. No Image 26Oct
    by 관리자
    2010/10/26 by 관리자
    Views 4489 

    "봉은사 땅밟기 동영상, 무서웠다"

  5. No Image 18Apr
    by 운영자
    2009/04/18 by 운영자
    Views 4992 

    "언제 누가 이들을 처벌할 것인가"

  6. No Image 11Nov
    by 플로렌스
    2008/11/11 by 플로렌스
    Views 6139 

    "올해 안에 평양으로..." '문익환 목사 시비' 서다

  7. No Image 14Mar
    by 운영자
    2009/03/14 by 운영자
    Views 5879 

    "우리는 모두 '불가촉천민'이다"

  8. No Image 23Apr
    by 운영자
    2009/04/23 by 운영자
    Views 5216 

    "이 책을 읽지 않고 이슬람을 논하지 말라"

  9. No Image 18Apr
    by 운영자
    2009/04/18 by 운영자
    Views 5127 

    "이런 '족벌 언론'이라면 한 번 가져보고 싶다"

  10. No Image 23Jan
    by 관리자
    2012/01/23 by 관리자
    Views 4703 

    "이름 듣고 '백인' 짐작했던 이들이 피부색 본 뒤엔…"

  11. No Image 08Mar
    by 관리자
    2011/03/08 by 관리자
    Views 9207 

    "주여, 무릎 꿇은 불쌍한 대통령 '똥 묻은 개들'로부터 지켜주소서"

  12. No Image 18Apr
    by 운영자
    2009/04/18 by 운영자
    Views 5338 

    "티베트, 낯선 진실과 마주하다"

  13. "편지에 성경 구절 있거든 탈출한 것으로...

  14. No Image 03Mar
    by 관리자
    2011/03/03 by 관리자
    Views 5089 

    "한기총은 어떤 대책이 있습니까?"

  15. No Image 16Feb
    by 관리자
    2012/02/16 by 관리자
    Views 4038 

    "해외파 친구, 같이 놀면 은근 억울해요"

  16. No Image 29Dec
    by 운영자
    2007/12/29 by 운영자
    Views 5042 

    '이 땅의 지도자는 메시아의 대행자': 이명박 장로

  17. No Image 12Apr
    by 운영자
    2009/04/12 by 운영자
    Views 7340 

    '이단심문관'에서 골칫덩이로... 교황은 부시 후계자?

  18. No Image 12Apr
    by 운영자
    2009/04/12 by 운영자
    Views 5039 

    '좌파 과학자' 강성종, 그를 아십니까?

  19. No Image 12Aug
    by 플로렌스
    2011/08/12 by 플로렌스
    Views 3976 

    '상식' 운운하면 사기꾼! 제발 속지 마!

  20. No Image 17Apr
    by 관리자
    2011/04/17 by 관리자
    Views 6999 

    '심야 식당' 개업한 정신과 의사? 살짝 엿보니…

  21. No Image 30Jul
    by ElbowRiver
    2010/07/30 by ElbowRiver
    Views 6461 

    (알버타저널) 열린이민이야기 기사

  22. No Image 01Jul
    by 운영자
    2006/07/01 by 운영자
    Views 7291 

    1966년, 한인연합교회의 창립과 이상철목사

  23. No Image 02Feb
    by 관리자
    2012/02/02 by 관리자
    Views 4041 

    2044년 한국 최대 종교는 가톨릭

  24. No Image 22Nov
    by 관리자
    2010/11/22 by 관리자
    Views 7874 

    2580 위험한 땅밟기

  25. No Image 04Feb
    by 운영자
    2008/02/04 by 운영자
    Views 6582 

    2월에 프레드릭 더글라스를 기억하는 까닭은?

  26. No Image 14Apr
    by 운영자
    2003/04/14 by 운영자
    Views 7305 

    7천년 `슈메르 고대문명` 모두 끝났다` (김상일 교수)-오마이 뉴스

  27. No Image 09May
    by 운영자
    2009/05/09 by 운영자
    Views 5945 

    911_그리핀

  28. No Image 24Oct
    by 운영자
    2006/10/24 by 운영자
    Views 7503 

    911과 네오콘 어젠다

  29. No Image 04Dec
    by 관리자
    2010/12/04 by 관리자
    Views 269424 

    Atheist ad campaigns stir the pot during holiday season

  30. No Image 03Sep
    by 운영자
    2006/09/03 by 운영자
    Views 6998 

    Biship John Shelby Spong의 멋진 강의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2 Next
/ 12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