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597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지옥에 간 테레사 수녀

루마니아에서의 안락한 생활을 마다하고 인도 캘커타 빈민들을 돕는데 일생을 바친 마더 테레사 수녀가 죽어서 지금 지옥에 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테레사 수녀가 교회를 잘못 선택했기 때문일까? 그리스도교의 어느 복잡한 교리를 받아들이지 않았거나 잘못 이해했기 때문일까?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성경에 보면 심판의 날 양과 염소를 가르는데 '네가 어느 교회에 속했었나' '네가 삼위일체를 제대로 알고 있었는가'가 아니라 '사람들이 배고플 때 먹을 것을 주었는가' '목마를 때 마실 것을 주었는가'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한다. 이런 기준에 따라 천당에 가는 일이라면 테레사 수녀보다 더 자격이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다면 무슨 이유로 그가 천당이 아니라 지옥에 가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가. 테레사 수녀의 사랑과 자비 때문이다. 사랑이란 남을 내 몸 같이 여기는 것이고 자비란 남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여기고 함께 아파하는 것이다. 사랑과 자비로 가득했던 테레사 수녀가 어찌 지옥에서 고통당하는 많은 사람을 외면하고 혼자 하늘 나라에서 안락한 삶을 누리고 있을 수 있겠는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지옥행을 자원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야말로 뼈있는 농담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종교 생활을 하는 것이 결국 천당에 가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마음이라면 나만 천당에 가겠다고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만은 천당에 가야겠다는 마음이라면 오히려 그 마음 때문에 천당에 갈 수 없을 것이다. 남의 고통을 외면하고 나만 잘 살겠다는 이기적 마음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천당에 갈 자격이 있겠는가.

이번 이라크 전쟁에서 유명해진 페르시아만 해안 도시 바스라에서 1200년 전에 살던 이슬람 성녀 라비아의 기도가 생각난다.

"오, 주님, 제가 주님을 섬김이 지옥의 두려움 때문이라면 저를 지옥에서 불살라 주옵시고, 낙원의 소망 때문이라면 저를 낙원에서 쫓아내 주옵소서. 그러나 그것이 주님만을 위한 것이라면 주님의 영원한 아름다움을 제게서 거두지 마옵소서."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종교학 교수
?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최근 수정일
335 Pipelines, Indigenous Rights, and Climate Commitments 1 다중이 2016.05.22 430 2016.05.25
334 United Action for Justice: Health Care in Canada is Threatened! 다중이 2016.05.04 1116 2016.05.22
333 차별과 배제, 극우 정치의 두 날개 1 플로렌스 2016.04.22 530 2016.05.04
332 United Action for Justice: Climate Justice - Faithfully Responding 1 CCP 2016.04.03 393 2016.04.03
331 E-ssentials: Rise Again! CCP 2016.03.26 351 2016.04.03
330 Note from Nora: Awake to the signs of Resurrection CCP 2016.03.26 431 2016.04.03
329 내 안에 사는 이 (동영상) 1 꽃무늬 2016.02.28 266 2016.02.29
328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동영상) 3 꽃무늬 2016.02.28 303 2016.02.28
327 주기도문 찬송 2 꽃무늬 2016.02.28 422 2016.03.17
326 E-ssentials: Shaping the Future CCP 2016.02.26 118457 2016.02.26
325 United Church Philanthropy News - God's Mission, Our Gifts: Tools to Nurture Church Giving! CCP 2016.02.18 1089 2016.02.21
324 Note from Nora: Sharing the Lenten Journey Together CCP 2016.02.17 328 2016.02.21
323 Let go and embrace new life 1 관리자 2016.02.13 256 2016.02.13
322 United Action for Justice: Climate Justice - Faithfully Responding CCP 2016.02.11 226 2016.02.16
321 어느 불량한 부부의 불량한 여행 관리자 2013.08.30 4852 2013.08.30
320 내가 죽으면 제사 지내지 말고 외식해라 관리자 2013.07.03 4773 2013.07.03
319 “난 몇 개의 얼굴이 있다” 강상중 교수, 도쿄 탐색 책 내 관리자 2013.04.24 6351 2013.04.24
318 실크로드의 금발미녀 미라, '유럽인'이라고? 관리자 2013.03.09 7160 2013.03.09
317 일, 한·일 청구권 계산 때 ‘강제동원 사죄·배상’ 뺐다 관리자 2013.02.19 5622 2013.02.19
316 이주자 경제 기여엔 ‘긍정’ 국민 수용엔 ‘부정’ 관리자 2013.02.12 5763 2013.02.12
315 교황 사임, 나이나 건강 때문이라 믿기 어려운 이유 관리자 2013.02.12 4317 2013.02.12
314 연간 수십억 달러 거래되는 해외 입양 시장 관리자 2013.01.24 5698 2013.01.24
313 국적은 한국인데 주민번호 없는 그들, 재일동포 관리자 2012.12.14 5799 2012.12.14
312 양희송의 <다시, 프로테스탄트> 관리자 2012.12.13 5431 2012.12.13
311 나일문명 기행 관리자 2012.12.08 6016 2012.12.08
310 페르시아 문명 관리자 2012.12.08 5500 2012.12.19
309 실크로드 문명 관리자 2012.12.08 4126 2012.12.19
308 이스라엘의 탄생 The Birth of Israel 관리자 2012.12.05 4599 2012.12.05
307 최초 한국인 무슬림은 누구일까? 관리자 2012.12.05 8646 2012.12.05
306 구도자들이 꿈꾸는 땅 '둔황' 관리자 2012.11.20 4224 2012.11.2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2 Next
/ 12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