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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일배, 이야말로 진정한 종교!
5월 31일 토요일, 새만금 삼배일보 행렬이 광화문 집회를 마지막으로 대장정을 끝낸다. 같은 날, 불교, 카톨릭, 개신교 연합으로 난치병 어린이를 돕기 위한 사랑의 바자회가 수유리 화계사 아래 한신대학원 운동장에서 열린다. 이 두 가지 사건을 보면서, 나는 한국의 종교공동체에 내가 속해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특히 바자회에는 나의 본사인 화계사도 주최측의 하나이기에 더욱 기쁘다. 이런 행사들을 통해 우리는 사회와 민족의 통일을 위하는 진실한 길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물론 한국에서 이런 행사가 처음 열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사회가 불안하고 어지러운 시기일수록 이러한 행동은 더욱 필요하다.


이라크 전쟁 발발 이후 한반도에서도 핵무기에 대한 불안이 팽배하고 있다. 그러나 중동에서 종교간의 끝이 보이지 않는 갈등과 미움이 전쟁까지 이어진 반면, 요즘 한국에서는 종교간의 장벽이라는 두꺼운 흙더미를 뚫고 연꽃 봉오리 하나가 피어나고 있다. 이 꽃은 다른 무엇에도 비교할 수 없이 놀랄 만큼 아름다운 것이다. 이 꽃의 감로수는 한국이라는 위대한 사회 위에 떠돌고 있는 비관적 분위기를 몰아내고 한국인의 저력을 입증하고도 남을 만큼 달다. (아마 100번의 월드컵 4강 진출보다도 이러한 종교간의 공동실천이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욱 장기적이고 강한 영향력을 줄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한국이 그토록 오랫동안 갈망해온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달을 수 있다.

삼배일보와 사랑의 바자회에서 여러 종교의 지도자들과 일반신자들은 환경을 보호하고 난치병의 고통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함께한다. 그리고 이분들은 말이 아닌 오직 행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종교는 말로 시작하여 그 말에 집착한다.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허나 말 그 자체보다는 그 말에 대한 사람의 집착이 문제를 일으킨다. 바로 이 문자에 집착하는 종교가 갈등의 씨앗인 것이다. 그렇다. 종교는 그 어떤 정치적 맹세보다 효과적으로 한국사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현대 민주주의사회에서 종교적 신념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배우게 된다. 나는 한국의 이런 현상을 보면서 말할 수 없이 기쁘다. 오랫동안 분단의 무게로 고통받아온 한국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삼보일배에서는 불교 승려, 카톨릭 신부와 수녀, 개신교 목사, 원불교 교무 등 다양한 종교인들이 환경파괴로 위험에 처하게 될 수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 분들은 하기 쉬운 말이 아니라 심지어 자기 자신의 소중한 건강과 생명까지 걸고 대중적 자각을 이끌어내고자 노력한다. 삼보일배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개별적 신앙체계와 독트린을 배타적으로 내세우지 않고, 오직 남을 돕겠다는 일념으로 수행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종교이다! 우리 모두의 위대한 스승이신 부처님과 예수님의 뜻, 즉 오직 자비로운 행동을 통해 사회에 봉사한다는 가르침을 실천하는 길인 것이다. 기독교의 ‘사랑’과 불교의 ‘자비’는 단지 말에 불과할 뿐, 그 참된 뜻은 하나로서 중생을 고통에서 구제하는 것이다. TV, 신문, 인터넷 등등을 통해 세계 곳곳에서 우리는 오직 자기 종교만이 최고라고 승리주의를 전파하는 종교지도자들을 본다. 이처럼 어두운 봄날, 바로 이 땅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교의 형식적 차이를 넘어선 공동실천은 여명을 밝히는 빛과도 같다.

이러한 일들이 한반도 통일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존경하는 나의 길벗 오강남 목사는 그의 저서 <예수가 외면한 그 한가지 질문>에서, 전통적으로 한국인의 종교생활은 협동보다 분열로 점철되었다고 지적한다. 즉 한국인의 종교적 특색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종교적 배타성’이라는 것이다. 한국인의 종교적 삶은 언제나 쉽지 않았다. 조선시대에는 불교와 기독교가 탄압당했고, 이후 한국에서 교세를 확장하게 된 서구종교는 우월주의에 기반해 전통적 신앙을 비난하고 말살하고자 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근대사의 비극적 전개를 반영하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볼 때, 한국의 역사는 이러한 갈등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의 여러 종교의 협동실천을 보면서 나는 한국의 미래에 대한 신뢰를 재차 확인한다. 지난 80년대 한국의 종교지도자들은 민주화운동의 큰 뜻을 위해 교파를 초월해 협력한 역사가 있다. 그리고 이제는 한반도 전체의 평화와 공존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남북통일을 하려면 먼저 남남통일을 이루어야 한다. 이 어려운 시기를 맞아 한번 더 종교간의 벽을 허물고 몸과 마음을 바쳐 한국사회의 내적 화해를 도모함으로써, 종교인들은 남남통일에 기여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민족통일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는 일인 것이다. 딱 1년 전 울리던 월드컵 응원의 박수소리가 아직도 우리 귓전에 남아 있다. 그러나 월드컵 응원의 열정과 단결은 순간적 환희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한반도 통일을 향한 긴 길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단결의 힘이다. 수유리 사랑의 바자회와 새만금 삼보일배 - 종교간 공동실천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 땀 흘리는 그 길은 바로 통일로 통하는 길이다.

현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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