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955 추천 수 2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4년 4월16일,

침몰하는 세월호에 갇힌304명의 고귀한 생명들은 영문도 모르는채, 오지도, 시도도 하지 않는 구조를 기다리며 힘없이 죽어갔다. 사태 해결의 책임자들로부터 외면당한채, 아직도 시간이 남아 있는 절명의 순간에, 연약한 생명들은 허무한 기다림 속에 그렇게 죽어갔다. 침몰의 원인은 감추어졌고, 그들의 죽음을 그만 잊으라고 강요받고, 원인규명의 노력이나 아픔에의 동참은 불온행동으로 덧칠 되었다.  세월호의 슬픔은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절규 속에, 아파하는 사람들의 기억속에, 슬퍼하는 사람들의 작은 노란리본 속에 그렇게 머물러야했다.

 

이천년 전 어느날,

한 갈릴리 청년은 어린 아이들, 배고픈 사람들, 병든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억울한 사람들, 힘없는 사람들, 강도 만난 사람들을 향하여 “이들이 바로 우리의 이웃”이라 선언하고, 함께 나누고, 울고, 웃으며 그렇게 살다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라는 마지막 당부를  남기고, 모두의 침묵과 외면 속에, 구원의 손길도 받지 못한채 고통과 슬픔속에 처절하게 죽어갔다. “주여 왜 나를 버리시나이까” 골고다 언덕에서의 그의 절규는 남겨진 가족과 따르던 무력한 사람들에게 깊은 절망이 되었다.

 

세월호의 죽음은 정치권력과 종교권력으로부터 버려진 힘없는 우리 이웃이 당한 억울한 죽임이었으며,

골고다 언덕의 죽음은 힘없고 억울한 이들을 위해 삶으로 살다가 또 다른 정치권력과 종교권력에 의해 불온한 낙인이 찍힌채 우리의 침묵과 외면속에 저질러진 죽임이었다.

 

막히고, 갇히고, 눌러지고, 감추어진 죽음의 무력한 기억은 오랜동안 우리안에 한이되고, 멍울이되고, 고름이되고, 수군거림이되더니, 급기야 함성으로 터져 나와, 불을 밝히고, 어둠을 몰아내고, 권력자들을 내치고 힘없는 사람들의 환희의 노래가 되었다.

 

절망이 희망으로 살아나고, 슬픔이 기쁨으로 바뀌고, 미움이 연민이 되고, 절규가 노래가 되고, 맺힌 한이 풀어지고, 움츠림이 당당함으로 피어나는 것이 부활이어야한다.

우리의 죄를 위해 죽었다는 관념 속의 죽음과 부활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 바로 이 곳에서 죽어가는 이들과 함께 죽으며, 함께 생명으로 일어서는 그런 부활이어야 한다. 그래야 이땅에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 것이 아닌가?

한 알의 씨가 옥토에 떨어지고 썩어져 오십배 백배의 결실을 맺고, 작은 겨자씨가 심겨져

잎이 무성한 나무로 자라나 새들이 깃들이는 그런 부활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의 노래, 부활의 노래를 함께 힘껏 부르자. 

 – 캘거리한인연합교회 한 교우의 부활 단상 -

?
  • ?
    키에르 2017.04.10 16:36
    올해는 4월 16일이 세월호 사건이 있던 날이자 부활절이네요.
    그리고 이번주간은 고난 주. 죽음과 부활의 소망을 새롭게 생각하게 됩니다.
  • ?
    다중이 2017.05.07 16:56
    저도 부활절 날짜와 겹치는 것과 인양되는 것 그리고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세월호 리본 모양의 구름을 보면서 드디어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질 때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과 바램을 가져봤습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글쓰기 및 편집 방법 2 file 다중이 2016.06.12 48734
561 아스피린을 정기 복용하면 암발생을 줄인다. National Post 운영자 2003.03.08 26764
560 님은 먼곳에 7 플로렌스 2011.07.12 25313
559 Political compass (나는 우파, 좌파?) 2 SOON 2010.01.23 25270
558 Re: Ratatouille Charley C. Park 2009.02.12 25115
557 Ratatouille 곽계훈 2009.02.08 24977
556 Re: 유 튜브에 나온 것 마틴 2009.02.09 24564
555 BEANS 2 file 먼동 2012.01.18 24317
554 bersifat oaluyeifle 2010.01.28 24304
553 Greetings WONKYONG CHO 2008.11.13 24304
552 언니, 나 유방암이래요...& 운영자 2003.07.15 24073
551 UFO 존재-무지에 의한 논증 1 ch 2010.12.29 23936
550 [지붕위의 바이올린]의 /해는 돋고 지네/의 노래 3 플로렌스 2012.02.23 23892
549 엄청난 양의 중고 책 (Used Books) 세일 운영자 2003.06.20 23702
548 바빌론의 강가에서 1 플로렌스 2011.12.12 23668
547 회의주의 사전 - 펌 운영자 2003.07.29 23640
546 시대 정신 Zeitgeist 2 플로렌스 2011.10.08 23469
545 새끼 코끼리 구출작전 1 플로렌스 2011.06.29 23461
544 Re: Greetings Charley C Park 2008.11.16 22882
543 혹시 "The cove" 라는 영화 가지고 계신분계신가요?......찾았습니다.^^ 3 향기 2011.05.12 22516
542 Inherit the Wind-원숭이 재판 영화 1 플로렌스 2011.03.01 22128
541 BBC-The Root of All Evil. 7 뚜버기 2011.03.28 21765
540 반지의 제왕 별전? Born of Hope - Full Movie 3 ch 2011.01.03 21762
539 고속도로에서 부상당한 개를 구한 동료 개 2 플로렌스 2011.05.16 21360
538 한시도 눈을 뗄수가 없었던 한민족과 기독교에 관한 이야기... 3 뚜버기 2011.09.20 21271
537 엄청난 여행-The Himalaya • Pakistan - India - Tibet - Nepal - China - Bhutan 2 플로렌스 2011.08.02 20895
536 불편한 진실 6 플로렌스 2011.06.09 20314
535 진정한 주님의 제자는 이런모습이 아닐까요? - 고 이태석 신부편 2 뚜버기 2011.03.04 20172
534 헨델 G. F. Handel Sarabande 로즈마리 2008.03.07 20001
533 캐나다 연합교회 총회장의 사순절 (Lent) 메시지 관리자 2011.03.08 19943
532 재일 한국인들의 일본 귀화 2 플로렌스 2011.08.11 1978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0 Next
/ 20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