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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4 16:27

무엇이 이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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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남: 오래 전부터 만나 뵙고 싶었는데 대단히 반갑습니다.



김흥호: 그래요. 나는 우리 기독교가 다른 종교를 이해해주고 또 도와주는 그런 성숙된 종교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선생님 생각은 어떻소?



오강남: 생태계 파괴와 아프간 전쟁 등 지금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는 것이 이 시대에 맞는 진정한 기독교 전도가 아닌가 합니다.



김흥호: 인류를 돕자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지, 다른 종교와 싸우자는 것이 우리의 뜻이 아니죠. 나는 일요일 교회에서 성경 강의하기 전에 한 시간씩 화엄경을 강의하는데, 기독교인들도 불교를 좀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그러지요. 그렇게 해야 서로 이해하게 되지 않겠어요? 우리가 불경을 안다고 해서 우리의 기독교 신앙이 낮아지거나 나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럼으로써 우리의 신앙이 튼튼해지고 생명력을 얻게되는 것이지요. 기독교가 이집트에 가서 콥트교가 되었어도 별로 힘을 쓰지 못했는데, 희랍에 가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잡아먹고 크게 성장하고, 로마에 가서 그 문명을 기반으로 해서 세계종교로 발돋음한 것처럼 동양에 왔으면 유교와 불교를 잡아먹어야 더욱더 성장하지 않겠어요? 우리는 동양의 기독교를 만들어야지, 서양의 기독교에 안주해서는 안됩니다.



오강남: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서양에서 들어온 종교를 아무런 가감 없이 그대로 따라가기 보다 우리의 체질에 맞는 것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김흥호: 화분에 갇힌 기독교가 아니라 이 땅의 대지에 뿌리박은 그런 기독교로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오강남: 미국인 현각 스님도 한국의 모든 강원에서도 적어도 4복음서는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합디다. 세계화의 시대에 맞춰 한국의 스님들도 예수님의 생각을 좀 알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자기는 참선을 통해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깊게 이해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김흥호: 그거 우리 생각하고 같으네. (웃음) 결국 모든 생각이 그렇게 되어야 하는데. 사실 기독교도면 어떻고 불교도면 어떻소.



오강남: 벽을 허물자는 것이 예수님 생각 아니겠습니까.



김흥호: 예수를 제대로 믿으면 저절로 다른 종교도 다 알게 되지 않겠어요. 마치 우리가 에베레스트에 올라가면 다른 산들도 다 보이는 것처럼 말이요. 난 양명학이고 화엄경이고 가르치지만, 양심의 가책은 없어요. 내가 지금 이번 주에 강의할 화엄경을 읽던 중인데, 그 내용이 예수님 말씀이나 다를 바가 없어요. 결국 고통받는 사람을 도와줘야 한다는 거니까. 어떤 보살은 지옥에 가서 중생의 고통을 대신 받고, 스스로 인질이 되어 중생들을 구속해내려는 서원을 해요. 그런데 구속救贖이란 말이 우리 기독교만 쓰는 말인 줄 알았는데, 여기 화엄경에 이렇게 나오잖아요. 예수님이 십자가로 우리를 대속시킨다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어요.



오강남: 테레사 수녀는 아마 돌아가신 뒤 지옥에 가 계실 겁니다. 사람들은 무슨 불경스런 말인가 하고 놀라겠지만, 그 분은 늘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하시는 분이라 당연히 천국행을 사양하고 지옥에 계실 거라는 것이지요.



김흥호: 자신이 인질이 되어 다른 사람들을 내보내달라고 염라대왕에게 부탁하고 있을 거야. (웃음) 난 불교에도 이런 사상이 있나 하고 감탄했어요.



오강남: 제 생각에는 종교의 분류를 불교다 기독교다 하고 나눌 것이 아니라, 종교에 상관없이 기복신앙이냐 이타신앙이냐 하고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복적 기독교인은 이타적 기독교인 보다 기복적 불교인에 훨씬 더 가까울 겁니다.



김흥호: 사실 기복신앙은 종교라고 할 수 없는 것이지요. 종교가 되려면 기복신앙을 넘어서서 진리를 깨닫거나 믿음을 가지거나 해야지요. 그렇게 보면 한국에 기독교인이 수백만 명이 있지만, 진정한 예수님의 제자는 얼마나 될지 의문입니다. 불교도 마찬가지지요.



오강남: 이단을 타종교로 보기보다는, 자기를 놓지 않고 하나님께 가자는 것이 바로 이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흥호: 왕양명도 이단이 뭐냐는 제자의 질문에, 자기를 위하는 것이 이단이라고 대답했지요. 기복신앙이 바로 이단이지요. 요즘 진실된 신앙인은 눈을 비비고 보아야 만나지, 보통으로는 만나기 어렵게 되었어요. 인간의 마음이란 수준이 높아져야 서로 통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종교간의 갈등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자기의 수준이 낮다는 증거에 다름 아니지요.



오강남: 이렇게 만나서 좋은 말씀 듣게 되어 감사합니다. 선생님, 더욱 건강하셔서 후학들을 위해 귀한 강의 많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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