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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9 10:21

내가 거듭나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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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http://www.be1.co.kr/에 올려진 김기태 님의 글입니다.



  저도 참 많이도 진리를 찾아, 마음의 평화를 찾아, '나[眞我]'를 찾아, 하나님을 찾아 돌아다녔더랬습니다. 34년을 그렇게 목이 마르게 돌아다녔으니, 참 오래도 걸린 것이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 문득 하나님을 만났고, 그러자 생(生)의 모든 갈증과 의문과 방황과 메마름들이 하나도 남김없이 사라져버려, 저는 비로소 평화로웠고 충만했으며 행복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 그러면서, 그렇게 보잘것없고 초라하고 부끄럽고 부족한 것들 투성이이던 저 자신이 그렇게 아름답고 따뜻하며 생기 가득한 존재일 줄이야 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러한 저의 '거듭남의 이야기'를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라는 구절이나 '예수님의 십자가 못박힘'이 곧 '우리 죄의 대속'이라는 것에 대한 믿음이 생기질 않습니다.....진리로 향하는 길이 오직 예수님을 통하는 것밖에 없는 것일까요?"라는 님의 질문과 결부 지어 다음과 같이 한 번 말씀드려 보고 싶습니다.

  구약성경 창세기에 보면 '에덴동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나님이 6일 동안 천지를 창조하시고 마지막날에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시곤 그들을 에덴동산에 살게 하지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이 따먹지 말라 한 '선악과(善惡果)'를 따먹고는 곧 하나님으로부터 저주를 받아 에덴동산에서 쫓겨납니다. 하나님이 거니시는 동산인 에덴동산을 쫓겨났다는 것은 곧 그들의 삶이 더없이 메마르고 피폐해지며 영원한 갈증과 의문과 방황과 허허로움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또한 그대로 저의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에덴동산을 쫓겨난 아담과 하와처럼 그렇게 34년간을 끝없는 메마름과 방황 속에서 살았습니다. 무얼 해도 허허로운 가슴은 채워지질 않았고, 아무리 몸부림쳐도 저의 그 오래고도 질긴 갈증은 해소되지를 않았습니다. 아, 단 한 순간을 살더라도 진정 '나답게' 살고 싶었건만 저는 언제나 어느 순간에나 엄습해오는 '자기분열감'에 어쩔 줄을 몰라했습니다. 사는 것은 그대로 매 순간의 지옥이었고, 어디엘 가서도 숨조차 제대로 쉴 수가 없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누가복음에 나오는 '돌아온 탕자'의 고백처럼 "저가 돼지 먹는 쥐엄 열매로 배를 채우고자 하되 주는 자가 없는지라......나는 여기서 주려 죽는구나."(누가복음 15:16∼17)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그 탕자처럼 저도 아버지 ― 진리, 진아(眞我), 도(道), 하나님, 부처, 깨달음 등등의 이름들도 가진 ― 에게로 돌아가게 되었고, 돌아가 보니 거기가 바로 '에덴동산'이었으며, 동시에 제가 본래 가졌던 자유와 평화와 행복과 사랑과 지혜와 충만 등등을 다시 되찾게 되었습니다. 아, 그러면서 마침내 그토록 질기던 생(生)의 모든 갈증과 방황과 메마름도 모두 끝이 났던 것이지요.

  그런데 참 희한했던 것은, 분명히 '돌아온' 것 같았는데, 얼마쯤의 시간이 지나니 '돌아온'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거기에 있었고, 단 한 순간도 '에덴동산'을 쫓겨난 적이 없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나님과 언제나 '동행'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본래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적이 없어 언제나 하나님과 '동행'하고 있었던 저에게 무슨 '죄'라는 게 있겠습니까. '죄'라는 게 있다면 어찌 하나님과 '동행'할 수 있겠습니까. 그와 같이 저는 '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고 또 '죄'를 지은 적도 없음을 알았습니다. 이는 곧 불교식으로 말하면 '본래 부처'라는 말이요 번뇌(煩惱)가 곧 보리(菩提)라는 말인데, 그와 같이 저는 본래 '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존재였기에 '대속자(代贖者)' 혹은 '그리스도[救世主]'로서의 예수는 제게 올 필요가 없었습니다. 다시 말해 예수는 단지 저의 벗이요 저와 하나였을 뿐이지, '그리스도'라는 의미는 제게 전혀 와닿지가 않았습니다.

  그때 저는 알았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못박힘'이 곧 '우리 죄의 대속'이라는 것"은 그러한 교리를 받아들이고 그렇게 믿는 자의 몫일 뿐, 만인(萬人)이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절대불변의 진리의 길'은 아니라는 것을요. 그게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런 빛깔의 길도 있다는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예수는 결코 그렇게 말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사도 바울을 비롯한 제자들의 체험에서 비롯된 믿음이요 신앙이었을 뿐입니다. 예수는 오히려 끊임없이 "땅에 있는 자를 아비라 하지 말라. 너희 아버지는 하나이시니 곧 하늘에 계신 자시니라."(마태복음 23:9)라고 거듭거듭 말씀하심으로써, 우리 자신이 바로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애틋하게 말씀하시다가 가신 것입니다.

  그러면서 저에게는 성경이 전혀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님이 말씀하신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라는 구절에서의 '나'라는 것도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이 이해하는 것처럼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예수'가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우리 각자 자신'이라는 의미로 다가왔으며, 님이 고민하시는 "진리로 향하는 길이 오직 예수님을 통하는 것밖에 없는 것일까요?"라는 것도 그 예수가 바로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나와 둘이 아니기 때문에 그 말 또한 '참[眞]'으로 제게는 다가왔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진리'는 우리 자신과 둘이 아닙니다. 하나님도 우리와 분리되어 있지 않으며, 예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나' 이외에 다른 대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경은 오직 '참[眞]'만을 얘기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은 결코 기독교나 가톨릭에서 말하는 '하나의 그림' 혹은 '교리'에 갇힐 수 없는 그 무엇을 갖고 있습니다. 성경은 무한히 '입체적'이랍니다.

  내면 깊이 그러한 '입체성'을 가진 님의 고민을 이해합니다.

  고맙습니다.







*    *    *

진리는 하나일텐데...
질문자    06-08-08 00:43   

  마하르쉬의 가르침을 보면 "자기탐구"와 "헌신"에 관한 내용이 있습니다. 전 전자를 불교적 방법, 후자를 기독교적 방법이라고 여겨왔습니다. 그래서 불교서적을 읽으며 석가모니의 가르침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교회를 다니면서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요한복음 내용 중(14장 6절)
  내가 곧 진리요...에서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라는 구절이나 "예수님의 십자가 못박힘"을 "우리 죄의 대속"이라는 것에 대한 믿음이 생기질 않습니다. 교회 나가기가 불편한데, 여건상 나가야 하는 관계로 좀 답답합니다. 진리로 향하는 길이 오직 예수님을 통하는 것밖에 없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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