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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역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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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역사1

 

  인류의 문명이 시작되기 전부터 인류는 믿음 없이 살 수 없는 존재들이었습니다. 매 순간 경이로우면서도 두려운 자연 속에서 살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따사로운 햇살과 촉촉한 비는 풍요로운 양식을 제공하는 반면 태풍과 번개, 강렬한 햇볕은 식량과 동물의 생명마저 앗아가 버리기도 하죠. 바다에서도 마찬가집니다. 많은 물고기와 해산물로 식량의 보고가 되기도 하지만 거센 파도와 태풍은 바다를 압도적인 두려움의 대상으로 느끼게 했습니다. 불안한 인간은 변덕스러운 자연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자연대상에 신이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바다에 태풍이 부는 것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노한 것이고, 번개가 치는 것은 제우스가 벼락을 내리는 것이라고 믿는 것이지요.

 

  선사시대에서 그리스 로마시대에 이르기까지 이와 같은 범신론(모든 것에 신이 있다.)은 국가와 사회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유대인의 유일신 사상은 매우 놀라운 것이지요. 자연은 피조물일 뿐이며, 신은 오직 창조주 한 분 뿐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초기 기독교인들이 핍박당할 때 죄명으로 무신론자란 칭호까지 받았겠습니까. 혁명적이고 진보적인 유일신론은 결국 로마를 장악하고 세계를 지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중세 천년 동안 기독교는 불가침의 영역이었습니다. 이것이 깨지기 시작한 것은 근세에 들어와서인데요.

 

  근대사유의 탄생은 데카르트의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기서 철학자 데카르트가 말하는 생각은 의심이라는 말과 바꿔 사용해도 무방합니다. 즉 한계가 없는 의심을 통해 무지와 미신에서 벗어나 확실한 앎으로 나아가자는 취지입니다.

 데카르트로 말미암아 불가침 영역이었던 기독교 신앙이 무너져 내리는 토대를 마련 했습니다. 물론 데카르트의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도 말입니다. 그리고 칸트에 이르러서는 신학이 학문의 왕좌에서 내 쫓기는 신세가 되어버립니다. 우리의 감성과 오성 영역 밖에 있는 신은 더 이상 학문으로 논의할 대상이 아니라고 본거죠. 물론 칸트는 도덕의 정초를 위해 신을 요청하지만 더 이상 세상의 중심에서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신은 아닙니다.

 다시 중세로 돌아가서 어거스틴은  "믿기 위해서 안다(intelligo ut credam)"고 말했고 안셀름은  "알기 위해서 믿는다(credo ut intelligam)"라고 말했던 시대입니다. 두 명제의 차이가 분명히 있지만 아무튼 믿기 위해서 알든, 알기 위해서 믿든 학문의 목적은 믿음이었습니다. 무엇에 대한 믿음입니까? 신에 대한 믿음입니다.

 

  그러나 이제 근대의 학문세계에서 믿음이란 말은 무지하고 미개한 사람들의 단어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지성인이란 성역이 없이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논박하는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백과사전도 그런 의미에서 만들어 진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과학적으로(이성적으로)설명할 수 있다는 인간의 자신감이 담긴 것이죠. 신의 주술에서 벗어난 사람들에게 왕이나 성직자는 더 이상 신성불가침의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콘스탄틴 황제에서부터 절대권력을 보증해주는 명분을 만들어준 것이 기독교였습니다. 정치세력과 종교세력은 지금까지도 모종의 관계로 서로를 돕고 있지만 중세 당시는 절대적이었죠. 그렇게 기독교의 보증을 통해 권력은 천 년을 넘게 지속되어 왔지만 신의 권위가 도전 받으면서 당연히 왕의 권위도 도전 받게 되죠. 근대 서구의 가장 상징적인 사건은 프랑스 혁명입니다. 혁명이 성공한 후 신의 권위를 가졌다고 생각한 왕족과 귀족들이 단두대에 목이 달아나는 것을 시민들은 매일 지켜보았습니다.

 

  칸트 바로 다음 세대이자 프랑스 혁명을 바라본 철학자 헤겔은 유토피아가 그리 멀지 않다고 내다 봤습니다. 무지몽매한 선사시대에서 기독교시대를 지나 모든 것을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판단 할 수 있는 철학의 시대가 곧 도래하리라고 믿었습니다. 헤겔의 말이 맞아 들어가는 것만 같았습니다. 19세기에서 20세기 말은 이성중심의 시대이자 유토피아를 꿈꾸는 시대였습니다. 먼저 종교에 마지막 쐐기를 박은 세 사람이 있는데요. 찰스 다윈, 프리드리히 니체,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그들입니다.

찰스 다윈은 진화론의 아버지입니다. 신이 흙을 빗어 아담과 하와를 만들었다고 철썩 같이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바뀌는 것 이상의 충격이었죠. 중세 이전 시대의 사람들은 선조의 역사와 지혜, 믿음을 계승하고 전승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다윈시대 이 후로 선조의 시대는 과학이 발전하지 못한 미개한 시대로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성경의 시대도 마찬가지죠. 다윈의 영향력은 지금도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과학에서 다윈이 기독교의 한 축을 무너뜨렸다면 철학에서는 니체가 기독교를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기독교의 신 여호와는 연약하고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유대인들의 창작품이라 공격합니다. 기독교는 플라톤 철학의 대중판이라고도 공격합니다. 그리고 “신은 죽었다”라고 선언합니다. 그들이 말하는 질서, 정의들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며 실제 세상은 목적이 없는 허무한 곳이라 선언합니다. 기존의 도덕, 종교 질서체계를 너머, 허무를 능동적으로 선취할 때 진정한 초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니체는 기독교뿐만 아니라 이성중심주의 철학도 비판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에 와서 니체의 철학은 그 영향력이 더욱 큽니다.

 

  심리학에서는 프로이트가 있습니다. 프로이트 당시만 하더라도 심리학은 생소한 학문이었습니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이상행동이나 말실수들이 모두 무의식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종교와 신화에서 나타나는 비슷한 이야기들도 인간 무의식의 투영으로 설명합니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의식보다 더 큰 영향력을 끼치지만 정작 본인은 자각하지 못하는 무의식의 실체를 폭로한 것이 프로이트입니다. 무의식은 아이들이 커가면서 겪는 성적 갈등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서 만들어집니다. 성적 욕망인 리비도가 왜곡 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이것이 기독교와 무슨 상관이냐구요? 프로이트에 따르면 결국 종교에서 말하는 신, 내세가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무의식의 산물이라는 것입니다. 심리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것이죠.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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