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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너 정말 무섭구나!
[서평]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서상일(dnflwlq) 기자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menu=s10600&no=139171&rel_no=1

맥도날드의 현실과 환상

1937년 맥도날드 형제는 캘리포니아 주 패서디나에 최초의 <맥도날드>를 열었다. 그것은 빠른 속도, 많은 양, 저렴한 가격의 원리를 적용하여 기존의 음식점과 다른 개념의 음식점이었다.

그들은 개별화된 서비스와 전통적인 조리기술 대신 조리와 서비스에 조립 라인의 과정을 이용했다. 즉 굽기 담당, 셰이크 담당, 튀김 담당, 드레싱 담당 등과 같이 최초로 종업원의 업무 분담을 시도했다.

뿐만 아니라 맥도날드 형제는 공장식 조립 라인에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 인간에 대한 통제와 관료제를 결합하여 효율성의 극대화를 꾀했다. 결국 그들은 '패스트푸드 공장'을 만든 셈이다.

더구나 그들은 효율성의 극대화를 위해 고객까지 관리한다. 일단 <맥도날드>에 들어서면 고객은 일종의 조립 라인 속에 들어가게 된다. 줄을 서고, 계산대로 이동하고, 주문하고, 계산하고, 음식을 테이블로 가져가고, 먹고, 쓰레기를 모으고,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그리고 나간다.

고객은 그야말로 콘베이어 벨트처럼 움직인다. 불편한 의자로 고객을 빨리 나가게 하는 것도 그러한 한 수단이다. 그래도 고객은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식사를 했다는 '환상'(!)을 갖고 <맥도날드>를 떠난다.

세상은 '맥도날드화'되어 가고 있다

 



ⓒ2003 시유시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조지 리처 지음)는 <맥도날드>의 진실을 다루는 데 그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의 진정한 주제는 저자가 '맥도날드화'라고 이름붙인 광범위한 사회 현상이다.

미국 문화, 미국식 삶을 대표하는 <맥도날드>. 그리고 그것이 상징하는 규격화, 효율성, 편리성. 이 책은 그것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사회 현상에 대한 비평 작업을 한다.

저자는 20세기 전반에 걸쳐 진행된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합리화 과정의 절정을 '맥도날드화'라고 이름 붙이고, 그것이 미국 사회와 세계의 많은 부분들을 지배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저자는 맥도날드화가 패스트푸드점은 물론이고 기업, 노동, 교육, 의료, 쇼핑, 레저, 영화, 스포츠, 섹스, 출생, 죽음, 그리고 죽음 이후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분석한다.

즉 산부인과라는 출산의 조립 라인에서 아이를 낳고, 학교라는 지식공장에서 학생이라는 제품을 찍어 내며, 쇼핑몰이라는 판매기계 속에서 소비를 하고, 놀이공원에서 계획되고 보장된 즐거움을 얻는 우리의 현실을 그려낸다.

더구나 죽음마저 컴퓨터의 최종선언을 거친다. 우리의 삶과 죽음이 '맥도날드화의 쇠창살' 안에서 끊임없이 공전한다. 독자가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효율성은 극대화되었지만 인간의 모습은 없는 우울한 디스토피아다.

'맥도날드화의 쇠창살'에 맞서 투쟁하라

비슷한 소재를 다룬 <패스트푸드의 제국>(에릭 슐로서 지음)이 현장을 파헤치며 패스트푸드가 만들어지는 과정, 건강과 위생 문제, 미국 패스트푸드 산업이 갖는 정치성에 대한 고발에 이르기까지 패스트푸드의 진실을 밝히는 책이라면, 이 책은 맥도날드화라는 개념으로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회 현상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저자가 맥도날드화에 적용하는 이론은 베버의 합리화론이다. 즉 저자는 맥도날드화를 베버의 합리화 이론으로 설명하고, 또 베버의 '합리성의 비합리성'이라는 개념으로 맥도날드화의 비인간성을 비판한다.

사회학 서적이지만 다루는 주제의 무게에 비해 쉽게 읽히고, 또 저자의 농담이 독자를 충분히 웃음 짓게 만드는 책이다.

한편 효율성이 극대화되었지만 인간의 모습은 없는 우울한 디스토피아를 제시하는 이 책은 미래학자 다니엘 벨, 앨빈 토플러, 네이스비트, 또는 일단의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주장과는 확연히 반대된다.

즉 저자가 말하는 맥도날드화는 지극히 '근대적' 현상으로, 일단의 미래학자나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이 보기에 이러한 현상은 새로운 사회형태의 출현과 함께 사라질 것들이다.

그러나 맥도날드화와 근대적 현상이 미래에도 존재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사회에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현실을 보아야 한다. 일정 부분 미래학자들의 '예언'이 현실로 실현된 것도 인정하지만, 현실이 마냥 그들의 '예언'대로 흘러가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우리는 맥도날드화된 세상에서 제대로 살려면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사회 현상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을 제공하는 이 책은 적극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즉 진단은 훌륭한데, 처방이 영 시원치 않은 것이다.

저자가 내놓는 대안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패스트푸드점을 이용하지 말고 손수 음식을 해 먹자는 평범한 수준이고, 때로는 냉소적이기까지 하다. 그것은 저자가 맥도널드화를 누구도 막지 못할 불가피한 추세로 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맥도날드화된 세상에 대한 투쟁은 그 자체로 고귀하다고 한다. 이 책은 그렇게 독자에게 짐을 남겨놓는다. 적극적인 대안을 찾아나서라고. 

2003/11/14 오전 4:51
ⓒ 2003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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