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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새 공동체 형성의 이상
  -노예근성과 주체교육-
            출 18:13-26,
              19:1-6,
              20:1-17, 
              21:1-31:18



성경이야기의 본뜻을 찾는 질문

1. 백성들 간에 생기는 문제를 어떻게 처리? 이 제도가 노예시절과 비교해서 어떤 뜻이 있을까?
2. 노예로 살아온 백성들이 노예근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3. 율법과 계명을 가르치는 목적이 무엇이라고(출18:20)?
4. 율법과 계명을 “산위 하늘에서 내려온 말씀”(하나님이 시내 산꼭대기로 내려오셔서 하신 말씀)(출19:20)이라고 한 뜻은?
5. 제5계명 이외의 다른 십계명이 각각 어떤 말로 마치고 있는지?
6. 창조이야기에서 흙으로 빚은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먹되 무엇은 먹지 말라”고 하신 창조말씀과 십계명에 비슷한 점은?
7. 십계명은 노예해방으로 얻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고 있을까?
8. 십계명과 함께 율법(관례법)이 제정되었는데, 그 중 종에 대한 법(21:2-4), 나그네에 대한 법(출22:21), 약자와 소수와 다수에 대한 법(출22:22-27, 23:2-3), 일곱째 해에는 땅을 놀려야 한다는 법(출23:1-11), 안식일 법(출23:10-13) 등에 나타난 특징들은 무엇일까?(어떤 새 공동체를 세워야 한다는 것일까?)
9. 안식일 법이 본 의도는?(종교예식을 위한 것이었나?)
10. 당시 안식일 법이 잘못 쓰인 데 대한 예수님의 말씀은?(마2:23-27)

가) 노예체제에서 자치체제로

역경을 만났을 때, 중요한 문제는 시키는 대로 일만해왔고 착취만 당해오던 백성들을 노예근성에서 어떻게 떠나도록 하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대답은 주인이 되게 함으로 노예 됨에서 떠나도록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도 노예 됨에서 떠남 없이 주인 될 수 없다는 것보다, 주인 됨 없이 노예 됨에서 떠날 수 없다는 점을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집트 노예체제하에서는 강제노동감독관들과 작업반장들(출2:6) 밑에서 일만하던 노예백성을 위해서 모세가 친히 아침부터 저녁까지 저들의 송사를 다루어주었다고 합니다(출18:13). 혼자서 이런 일을 해 오다가 장인의 제안을 받아들여, “백성 가운데서 능력과 덕을 함께 갖춘 사람, 곧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참되어서 거짓이 없으며, 부정직한 소득을 싫어하는 사람을 뽑아 그들을 천부장과 백부장과 오십 부장과 십 부장으로 세워서, 사건이 생길 때마다 백성의 송사를 처리하도록 했다”(출18:13-25)고 합니다.

그리고 이집트 땅에서 나온 뒤, 시내 산 광야에 이르러 장막을 쳤을 때, 모세가 산으로 올라가 하나님께로 나가자, 하나님께서 산에서 그를 불러서, “너희는, 내가 이집트 사람에게 한 일을 보았고, 또 어미독수리가 그 날개로 새끼를 업어 나르듯이, 내가 너희를 인도하여 나에게로 데려온 것도 보았다. 이제 너희가 정말로 나의 말을 듣고, 내가 세워 준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나의 보물이 될 것이다. 온 세상이 다 나의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는, 내가 선택한 백성이 되고, 너희의 나라는 나를 섬기는 제사장 나라가 되고, 너희는 거룩한 민족이 될 것이다”(출19:1-6)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보여주는 변화(진화)를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하루 종일 강제노동만 하던 노예들의 송사를 모세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루어 주었다는 것은 노예들을 할 말(송사)을 할 수 있는 백성이 되게(출18:14) 함으로 노예 됨에서 떠나게 한 것입니다. 할 말이 있어도 말 못했던 노예들이 어디가 아프고 어디가 가려운지 할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2) 모세 혼자서 다루던 백성의 송사를 천 부장 백부장 등이 맡아 보도록 했다는 것(출18:21-23)은 오합지졸 노예군중을 천 명, 백 명 등으로 자치제를 조직하되 노예들이 이 새 공동체의 주체가 되게 함으로 노예 됨에서 떠나게 했다는 것입니다. 노예체제하에서는 노예들이 강제노동감독관들과 작업반장들(출2:6)의 명을 받고 노동만 했던데 반하여, 자치제하에서는 천 부장 백부장이 백성들의 말(송사)을 듣고 문제를 해결해주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백성이 관직의 말에 복종하던 체제에서, 관직이 백성을 섬기게 했다는 것이 새 공동체의 특징입니다.

3) 백성들의 말(송사)을 듣고 저들의 문제를 처리하는 일을 하나님의 뜻을 알려주는 일(출18:15)이라고도 했고, 또 “규례와 율법(율법과 계명)을 가르쳐 주어서, 마땅히 가야 할 길과 그들이 마땅히 하여야 할 일을 알려 주는 일”(출18:20)이라고도 했습니다. 노예 됨에서 떠나게 하기 위해서 중요한 일은 폭군의 뜻에 따라 강제노동을 하고 착취당하는 것은 마땅히 가야할 길도 아니고 마땅히 하여야 할 일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일인데, 이런 깨달음은 규례와 율법(하나님의 말씀)을 배움에서 온다는 것입니다. 이집트 왕국이 군주의 뜻과 폭력이 다스리는 것에 반하여, 새 공동체의 특징은 하나님의 뜻이 다스린다는 것입니다.

4)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하나님과의 언약을 지켜, 하나님이 선택한 백성이 되게 함(출19:1-6)으로 노예 됨에서 떠나게 했다는 것입니다. 이집트에서는 왕족과 귀족이 중심인데 반하여, 새 공동체에서는 노예백성이 하나님의 선택한 “보물”(선민,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장 나라, 거룩한 민족)이 된다는 것입니다.

나) 자유하게 하는 계명과 율법

앞에서 율법과 계명의 목적은 사람이 마땅히 가야 할 길과 마땅히 하여야 할 일을 알려 주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이집트 폭군의 뜻에 따라 강제노동하고 착취당하는 노예 됨은 사람이 마땅히 가야할 길도 아니고 마땅히 하여야 할 일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도 율법과 계명의 목적인 것입니다. 그래서 십계명을 열거하는 첫 머리에 “나는 너희를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 낸 주 너희의 하나님이다”(출20:2)는 말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민족의 지배에서 자유하게 함이 율법과 계명의 목적이면서 동시에, 자유하게 된 노예군중이 자신들 안에서도 자유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율법과 계명의 목적인 것입니다. 노예군중이 혼돈상태에 머무는 것이 아니고 새 공동체의 질서를 갖춤으로, 밖에서 얻은 자유가 안에서(이웃과의 인간관계에서, 각자 마음속에서)도, 지켜지도록 하는 것이 율법이고 계명(하나님의 말씀)인 것입니다. 노예제도에서 풀려나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게 되었을 바로 그 때에, 더 이상 구속하는 쇠사슬이 없어진 바로 그 때에, 필요한 것이 하나님의 계명이고 율법인 것입니다.

여기서 “규례와 율법,” “율법과 계명,”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말씀” 등은 다 같은 것을 말합니다. “무엇이 하나님의 말씀이냐?” “무엇이 하나님의 뜻이냐?” “무엇이 하나님의 규례와 율법이냐?” “무엇이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이냐?”하고 묻는다면, 이에 대한 한 마디 대답은, 사람에게 “다른 사람이나 다른 무엇의 노예가 되지 말라,” 또는 “사람을(다른 사람이나 다른 무엇의) 노예 되게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람이 노예가 될 때나, 다른 사람(사람이나 다른 무엇)을 노예 되게 할 때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사람됨을 잃는다)는 말입니다. 같은 말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면, “자유 하라, 사람을 자유하게 하라”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이고 계명이고 율법인 것입니다. 이 사실을 깨닫는 일이 사람이 마땅히 가야할 길과 마땅히 하여야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여기까지의 출애굽기 성경이야기를 한 마디로 요약 한다면, 노예 된 히브리 백성도 사람이면서도 사람이 아니고, 저들을 노예로 만든 이집트 군주와 백성도 사람이면서도 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상태의 인간에게 사람이 되게 하는 말씀은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사람의 머리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산 위 하늘에서 내려온 말씀”(하나님이 시내 산꼭대기로 내려오셔서 하신 말씀)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출19:20). 

다) 산위 하늘에서 내려온 말씀?

욕심을 성취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말은 누가 말했건 간에 그 말은 땅에서 온 말이라는 것입니다. 착취자는 노예가 무조건 해야 할 일을 말하지만 이런 말은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말하는 하늘에서 온 말이라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광야로 나오지 말고 이집트에서 살았어야 할 것이라고 모세를 원망하는 노예들의 말도 하늘에서 온 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말을 할 수 있는데, 누군가가 어느 한 편만이 아니고 전부에게 유익하고 바른 말을 했다면, 이는 어느 편 사람이 말했건 간에 그것은 하늘에서 온 말이라는 것입니다. 편을 초월한 말이라는 뜻입니다. 거짓말이 아닌 참말은 강자 약자 중 누가 말했건 그것은 산위 하늘에서 내려온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착취당하는 사람에게만이 아니고 착취자에게까지도 잃어버린 사람됨을 되찾아주는 말은 산위 하늘에서 내려온 말입니다. 이런 뜻에서 노예백성들이 노예탈출 이전이나 탈출 후 광야에서 마땅히 가야할 길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알려 주는 말은 폭군의 말이 아닌 것은 물론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은 모세가 한 말도 아니고, “산위 하늘에서 내려온”것이라고도 했고, “하나님이 돌 판에 몸소 기록한”(출24:12)것, 또는 (그 돌 판이 깨졌을 때) “하나님이 새 돌 판에 다시 새겨준”(출34:1)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흙으로 빚어진 사람 마음(양심)에 새겨진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의 율법을 인간의 가슴 속에 넣어 주고, 그들의 마음 판에 새겨 기록해서, 모든 사람이 하나님을 알게 될 것이다”(렘31:33-34)라고도 했습니다. 강자가 약자를 통제하기 위해서 생긴 법이 아니고, 자기반성에서 깨달을 때 마음에 새겨지는 법이라는 말입니다. 남이 말하는 법이 아니고, 내속에서 들려오는 법입니다.

라) 십계명
 
앞에서 출애굽기의 노예탈출 이야기는 노예 된 히브리 백성도 사람이면서도 사람이 아니고, 저들을 노예로 만든 이집트 군주와 백성도 사람이면서도 사람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출애굽기가 말하는 이런 사람됨을 잃은 인간 상태를 창조 이야기의 인간 상태와 비교해 봄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창세기에 흙을 빚어 만든 인간에게 “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의 열매는 네가 먹고 싶은 대로 먹어라. 그러나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만은 먹지 말라”(창2:16-17)는 창조말씀을 하셨던 것과 마찬가지로 <9. 흙으로 만들어진 사람과 창조말씀(1) -복의 근원될 가능성 상실과 화의 근원->, 출애굽기의 노예군중에게도“무엇 무엇을 하지 말라”는 창조말씀을 하셨는데, 이 창조말씀이 십계명인 것입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1.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
2. 우상을 만들지도 섬기지도 말라.
3. 하나님의 이름을 이용해서 자기 소욕을 채우지 말라.
4. 안식일에 일하지 말라.
5. 네 부모를 공경하라. 
6. 살인하지 말라.
7. 간음하지 말라.
8. 도적질하지 말라.
9.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 하지 말라.
10. 이웃의 것을 탐내지 말라(출20:1-17).

<제1과 제2 계명을 한 계명으로 보고(출2:3-6), 대신 제 10 계명을(출20:17) 두 계명으로 나누어 보기도 함. 곧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라는 첫 문장과, 이웃의 아내, 남종, 여종, 소, 나귀 등 이웃의 소유는 탐내지 말라는 둘째 문장을 나누어 두 계명으로 보기도 하는데, 여기 언급된 모든 것은 이웃의 집에 속한 것을 재언하는 한 계명으로 보고, 1, 2 계명을 둘로 나누어 보고 있습니다.>

<안식일에 관한 제4계명이 단순히 종교예식적인 법규가 아닌 점에 대해서는 아래서 부언 하겠습니다.>

십계명 중 아홉 계명은 다 “말라”이고 제5계명만 “하라”로 되어 있는데, 이 제5계명의 뜻은 장성한 자식에게(어린이들에게 하는 말이 아니고) 부모를 경쟁의 대상으로 삼지 말라는 뜻입니다. 성경 이야기에서 예를 들면, 야곱의 큰 아들 루벤이 아버지의 침상을 범한 일(창35:22,49:3- 4), 또는 다윗 왕의 왕자가 아버지의 왕좌를 탐해 죽이려고 했다(삼하15:1-37)고 한 이야기와 같은 경우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더 오랜 바빌론 신화에는 어느 신의 6 대에 이르기까지 자식신이 부신을 다 죽이고, 7 대에 이르러서야 죽이지는 않았으나 부신을 쇠사슬에 채워 놓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다 장성한 자식이 부모를 경쟁의 대상으로 삼는 심층심리현상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십계명은 다 “말라”는 계명으로 창세기의 선악과 이야기의 “말라”라는 창조말씀과 같은 것입니다.

밖에서 잃었던 자유를 안에서 잃지 않고 지키기 위해서는 이 “말라”라는 창조말씀이 필요한 것입니다. 노예탈출로 쟁취한, 밖에서 잃었던 자유를 안에서(새 공동체 안에서와 각자의 마음속에서) 잃지 않고 지키기 위해서는 산 위 하늘에서 내려온, 하나님이 돌 판에, 또는 흙으로 빚어진 인간 마음 판에 새기신 “말라”는 계명이 필요한 것입니다. 

“주의 교훈은 금보다, 순금보다 더 사랑스럽고, 꿀보다, 송이 꿀보다 더 달다”(시19:10)는 말은 강자가 곧 법이고 폭력이 곧 법인 무법천지에서 희생당해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찬양입니다. 강자의 권력과 폭력의 신에게 자유를 빼앗겨 본 사람만이, 부귀영화의 우상(고대 종교들이 자연 또는 동물상을 만들어 놓고 예배드렸던 것처럼 잘못된 가치관이 만들어놓은 무엇인가)에게 자유를 빼앗겨본 사람만이 약자의 자유를 찾아주신 하나님 이외의 신이나 우상을 섬기지 말라는 말이 금보다 귀함을 압니다. 신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위선(마술, 점, 거짓 맹세 등이 신의 이름으로 되어졌음)에 희생당해 본 사람만이,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말라는 말이 꿀보다 달다는 것을 압니다. 시도 때도 없이 강제노동에 시달려 본 사람만이 일군의 휴식을 빼앗지(안식일에 일하지도 일 시키지도) 말라는 말이 순금보다 사랑스러움을 압니다. 무엇엔가 홀려서 부모도 몰라보는 데서 빚어진 비극의 주인공이 되어본 사람만이 부모를 경쟁의 대상으로 삼지 말라는 말이 금보다 귀함을 압니다. 살인, 간음, 도적질, 거짓 증거, 탐심 등에 자유를 잃는 비극을 겪어본 사람만이 이런 일을 하지 말라는 말이 비로소 마음 판에 새길 만큼 귀함을 알게 됩니다. 정욕, 욕심, 화남의 노예 됨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되찾은 자유도 잃게 되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강자가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폭력을 휘두르는데 자유와 생명을 빼앗겨 본 사람만이 “말라,” “못 한다”는 계명을 송이 꿀보다 달게 마음 판에 새기는 것입니다. 이 “말라,” “ 못 한다”의 계명은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려는 지배의지에서 나온 말이 아니고, “나는 너희를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 낸 주 너희 하나님”(출20:2)의 약자 사랑에서 나온 말이라고 했습니다(이런 “하나님을 미워하는 사람에게는, 그 죄 값으로, 본인뿐만 아니라 삼사 대 자손에게까지 벌을 내린다. 그러나 이런 하나님을 사랑하고 계명을 지키는 사람에게는, 수천 대 자손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사랑을 베푼다”(출20:5-6)라고 했습니다. 상은 수 천대에 이르는데, 벌은 삼사 대까지만 이라고 한 것은 아마 삼사 대가 벌을 받다 보면 그 대가 끊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 율법(관례법)

“마땅히 가야 할 길을 가고, 마땅히 하여야 할 일을 할 수 있는”(출18:20) 자유를 되찾아주고 지켜주고, 노예군중을 하나님의 선민, 곧 복의 근원(복의 전달자)이 되게 하는 데는 이 10 계명과 함께 일상생활의 특수한 경우에 필요한 관례법이 추가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종으로 팔리면 6년 동안 종살이를 하되 7년이 되면 몸값을 내지 않고도 자유의 몸이 된다. 아내를 데리고 종이 되어 들어왔으면 아내를 데리고 나간다. 그러나 그 종에게 주인이 아내를 주어서 자식을 낳으면 그 아내와 자식은 주인의 것(출21:2-4)이라는 내용이 종에 관한 법의 일부입니다. 그리고 폭력, (가축)소유자의 책임, (가축을 도적질 했을 때) 배상 등(출21:12-22:15) 구체적인 경우에 관한 법등인데, 가나안 농경문화로 정착된 다음에 제정된 것으로 봅니다. 이런 법의 내용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점을 그 특징으로 볼 수 있습니다.

1) 7년째에는 몸값을 치르지 않고도 자유의 몸이 되게 하는 그런 새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2) 법의 기본정신이 출애굽 후 자유인이 되었지만 옛날 고난 받던 노예의 아픔과 서러움을 잊지 않고 이해하고, 같은 처지에 빠진 사람들의 아픔과 서러움을 어루만져주는 새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너희는 너희에게 몸 붙여 사는 나그네를 학대하거나 억압해서는 안 된다.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몸 붙여 살던 나그네였다”(출22:21).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나그네로 몸 붙여 살았으니, 나그네의 서러움을 잘 알 것이다”(출23:9).

3) 법의 기본 정신과 목적이 가진 자, 힘 있는 자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고, 약자가 착취당하지 않게 하고 약자의 생존을 보호하는 새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법적으로 변호할 능력이 없는 자들을 보호하는 새 공동체형성이 법의 목적입니다. “너희는 과부나 고아를 괴롭히면 안 된다. 너희가 그들을 괴롭혀서, 그들이 나에게 부르짖으면, 나는 반드시 그들의 부르짖음을 들어 주겠다. 너희가 너희 가운데서 가난하게 사는 나의 백성에게 돈을 꾸어 주었으면, 너희는 그에게 빚쟁이처럼 재촉해서도 안 되고, 이자를 받아도 안 된다. 너희가 정녕 너희 이웃에게서 겉옷을 담보로 잡거든, 해가 지기 전에 그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그가 덮을 것이라고는 오직 그것뿐이다. 몸을 가릴 것이라고는 그것밖에 없는데, 그가 무엇을 덮고 자겠느냐? 그가 나에게 부르짖으면 자애로운 나는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출22:22-27).

4) 그러면서도 가난한자의 송사라고해서 치우쳐서 두둔하지 않는 공정성을 지키는 새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너희는 또한 가난한 사람의 송사라고 해서 치우쳐서 두둔해서도 안 된다”(출23:2-3).

5) 소수일지라도 의로운 자를 보호하는 새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수의 사람들이 잘못을 저지를 때에도 그들을 따라가서는 안 되며, 다수의 사람들이 정의를 굽게 하는 증언을 할 때에도 그들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출23:2).

6) 인간의 건강만이 아니고 자연생태계까지도 파괴되지 않도록 돌보는 새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너희는 여섯 해 동안은 밭에 씨를 뿌려서, 그 소출을 거두어들이고, 일곱째 해에는, 땅을 놀리고 묵혀서 거기서 자라는 것은 무엇이나 가난한 사람들이 먹게 하고, 그렇게 하고도 남은 것은 들짐승이 먹게 해야 한다. 너희의 포도밭과 올리브 밭도 그렇게 해야 한다”(출23:1-11).

7) 노동자(동물을 포함해서)를 위한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너희는 엿새 동안 일을 하고, 이렛날에는 쉬어야 한다. 그래야 너희의 소와 나귀도  쉴 수 있을 것이며, 너희 여종의 아들과 몸 붙여 사는 나그네도 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출23:10-13).

이렛날에는 쉬어야 한다는 법이 단순한 종교예식적인 것이 아니고, 사람을, 특히 약자를 위하고, 사람이 부리는 동물까지 위하는 새 공동체형성을 목적으로 한 사회적, 생태계적으로 시공과 종교를 초월한 뜻이 있다는 것을 보지 못하고 넘어가기가 쉽습니다. 이런 잘못을 예수님도 시정하려고 하셨습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이 아니다”(막2:27).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로 지나가시게 되었을 때, 제자들이 길을 내면서, 밀 이삭을 자르기 시작하였는데, “정통신앙”을 지킨다는 바리새파 사람이 예수님에게 “보십시오, 어찌하여 이 사람들(제자들)은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합니까?”하고 항의 했을 때, 저들의 잘못을 타이르는 말씀 중 마지막 대목입니다(막2:23-24).

십계명과 율법은 사람이 사람됨을 잃게 하는 잘못된 옛 사회를 떠나 참 사람됨을 되찾아주는 새 공동체형성을 위한 근본정신(이상)이었습니다. 여기 새 공동체라는 말은 예수님이 “하나님 나라”라고 하신 말씀과 같은 뜻입니다. 이 새 공동체는 종전의 옛 가치관을 새로운 가치관으로 바꾸는 가치관의 혁명이 앞세워져야만 세울 수 있는 것인데, 십계명과 율법(창조말씀)은 바로 이런 가치관의 혁명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십계명과 율법의 이상이 그대로 실현된 새 공동체가 세워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상과 현실은 달랐습니다. 가치관의 혁명이 실패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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