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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한국교회를 죽이려 한다”

[현장] 기독교인 2천명 KBS앞 <한국교회…> 관련 항의시위


1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정문 앞.

보수적 기독교 종파들의 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한기총·회장 길자연 목사)가 주최한 ‘KBS 기독교 탄압 방송 철회 촉구대회’가 이틀째 열리고 있는 자리다. 찬 비가 흩뿌린 뒤 바람까지 불어 체감기온이 뚝 떨어졌지만, 2천여명(경찰 추산)의 ‘기독교인’들이 모여들어 아스팔트 위에 자리를 폈다. <한국방송>이 내보낼 예정인 <한국사회를 말한다>의 ‘선교 120주년, 한국교회는 위기인가’ 편 방송을 막아내겠다며 모인 이들이다. 대다수가 40~50대 여성이고, 더러 젊은 남녀가 눈에 띄었다.


집회 참석자들은 “<한국방송>의 프로그램이 기독교를 탄압하고 있다”며 아직 방송조차 되지 않은 프로그램의 방송 중단을 요구했다.


‘종교탄압 월권하는 KBS 사죄하라’, ‘KBS 편파 방송 즉각 중지하라’….

한기총에서 만들었다는 80개의 펼침막이 집회장 곳곳에 펼쳐져 있었다. 이들의 위기의식은 깊어보였다. 집회 진행자는 확성기에 대고 “주여! 기독교를 살려주소서”라고 잇달아 외쳤다.

한기총 공동회장 "KBS 뒤의 마귀를 심판해 주소서”

한기총 공동회장인 고상돈 장로는 “KBS가 하나님의 교회를 심판하고 죽이려 한다”며 “저들의 뒤에 있는 마귀를 심판해 주소서”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간간이 격한 구호들이 등장했으나, 집회의 형식은 대부분 기독교 예배 형태로 진행됐다. 내로라 하는 수도권 교회의 목사들이 나와 한 사람씩 설교하고, 기도했다. 이들은 쉬지 않고 찬송가를 이어 불렀다. 찬송가는 곡이 바뀔수록 속도가 빨라지고 비트가 강렬해졌다. 박수도 함께 빨라지고 강렬해졌다. 그러다 한순간 찬송가는 느려지며, 곡진해졌다. 기독교인들은 손을 들어 좌우로 느리게 흔들었다. 15분이 넘는 찬송가가 모두 끝났을 때, 더러는 눈시울을 훔치기도 했다.


행사는 기독교의 이름으로만 행해지지 않았다.


‘민주주의 대한민국 종교탄압 웬말이냐’ ‘국민방송 KBS 국론분열 중단하라’ ‘KBS 편파방송 국민들은 분노한다’ ’소리없는 무력탄압 국민들은 신음한다’….

이들의 펼침막과 구호에는 ‘국가’와 ‘국민’이 여러번 등장했다. 아직 내용조차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는데도, 문제가 된 KBS의 프로그램이 이들에겐 기독교인만의 사태는 아닌 듯했다. 김윤기 목사는 “오늘날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이 된 데는 기독교가 정신적 지주 구실을 했다. 그 정신적 지주를 흔들면 나라가 온전하겠는가”라고 외쳤다.


다만 이들의 위기의식은 일관되지 않았다. 황호관 목사(한기총 정보통신위원장)는 <한국방송>을 ‘여우 새끼’에 빗댔다.

“여우는 날뛰다가도 붙잡히면 꼼짝 못한다. 겁먹지 말고, 여우 새끼들이 죽어 자지러질 때까지 싸그리 잡아서 여우 목도리를 만들어 두르자” 고 설교했다.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을 만들었다고 자처하는 기독교가 1회성 방송을 앞에 두고 신에게 “기독교를 살려달라”고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었다. 기도와 애원은 애절하고 드높았다.

‘KBS 배후조종 청와대인가'...종교보다 정치적 구호 많아


집회가 계속되면서 집회 목적이 단순히 ‘방송 중단’만은 아니라고 해석되는 일들이 나타났다. 구호 중에는 “종교탄압 교권침해 누구의 지시냐”는 것도 있었다. 펼침막 가운데도 ‘KBS 기획다큐 배후조종 청와대인가 열린우리당인가’라는, 이번 프로그램의 정치적 배후를 지목하는 표현도 있었다.

‘KBS 시청료 분리징수 1200만 서명운동 앞장서자’, ‘방만경영 KBS 구조조정 먼저 하라’ 따위의 펼침막도 여럿이었다. 펼침막의 주장들은 지난해부터 한나라당과 보수언론들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것과 일치했다.


집회에 참가한 기독교인들은 종이모자를 썼다. 집회가 시작되기 직전 한 50대 여성이 주위 사람들에게 “노란색은 열린우리당이니까 안 돼. 모자를 뒤집어 써야 돼”라고 말했다. 실제로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겉이 노란 모자를 뒤집어 흰 속이 위로 드러나도록 쓰고 있었다. 이들의 모자에서 이날 집회의 성격은 항의집회나 종교집회보다 정치성 집회로 읽혔다.

“노란색은 열린우리당이니까 안 돼. 모자를 뒤집어 써야 돼”


마이크를 잡은 목사들의 설교도 갈수록 복잡하고 다양해져 갔다. 이억주 목사(의정부 한민교회)는 영국의 역사학자 토인비를 거론하며 ‘역사적인’ 관점에서 설교했다. 그는 “개혁의 미명 아래 진보를 선으로, 보수를 악으로, 또 대형교회를 악으로 규정하다가는 하나님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이런 역사적 도전에 떳떳이 응전하면 진리가 승리한다”고 말했다.


김윤기 목사의 설교는 ‘글로벌’했다. 김 목사는 “미국 대통령 이름이 조지 부시다. 그 조지 부시가 아프가니스탄을 조지고 부쉈다. 근데 조지 부시는 조지 더블유 부시다. 그래서 (아프가니스탄을) 따블로 조지고 부쉈다. 지난해에는 조지 부시가 이라크도 조지고 부쉈다. 이제 이라크를 따블로 조지고 부술 것”이라고 설교했다. 김 목사는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처럼 잘못하면 이처럼 하나님이 벌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갑자기 찾아온 추위 속에 2시간 넘게 벌벌 떨며 자리를 지켰던 윤아무개(서울 용산구)씨는 집회가 끝나갈 무렵 “어려운 경제 문제 등 한국사회가 힘든 문제에 신경써야 할 텐데 <한국방송>이 뜬금없이 기독교를 탄압하려 한다”며 “기독교가 부흥하고 나라가 어려움을 이겨내고 잘 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고 말했다.


행사 주최 쪽은 집회를 마무리하기에 앞서 2일 오후 3시30분부터 다시 집회를 열겠다며, 다시 이 자리에 모여 달라고 호소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교세가 거대한 순복음교회가 오늘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2일 집회에 신도들을 총동원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주력 부대가 순복음교회가 되면 집회 규모가 오늘보다 몇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KBS 1TV‘한국사회를 말한다’-‘선교 120주년, 한국교회는 위기인가’ 2일 밤 8시 방송



<한국방송>1텔레비전의 ‘한국사회를 말한다’-‘선교 120주년, 한국교회는 위기인가’ 편은 2일 밤 8시부터 방송된다.

관련기사 한기총 반발, KBS ‘한국교회…’ 뭘 담았나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안영춘 김순배 기자 jona@hani.co.kr



http://www.hani.co.kr/section-009100020/2004/10/0091000202004100120080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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