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상받는데, 목사가 축사를...

by 운영자 posted Jul 0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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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http://news.naver.com/news_read.php?oldid=200312260000206161015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제1회 투명대상 시상식

축 사

오늘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의 제1회 투명대상 시상식에 함께 자리하게 된 것을 저의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영광의 제1회 투명대상을 수상한 불광사의 법주이신 지정 스님께 마음 깊은 존경과 감사를 담아 큰 축하의 인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개신교 목사입니다만, 여러분께서 잘 아시는 바와 같이, 부끄럽게도 우리 교계에는 여러 가지 비리와 불법 등으로 말미암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사회가 썩어 들어가고 있는 마당에, 이를 막아내는 빛과 소금이 되기는커녕 그 부패의 그늘에 안주하며 나아가 부패의 단맛에 취해 비틀거리고 있는 것이 오늘 한국 종교계의 현주소가 아닙니까?

그런데 이런 형편에서, 한국 불교계에서 도시 포교의 모범 사찰로 널리 알려진 불광사가 사찰의 재정에 대한 전반적인 회계감사를 외부의, 그것도 모자라 종교조차 다른 천주교인인 회계사에게 맡겨 그 투명성을 드높인 공로로 이번 투명대상을 수상하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불광사의 이번 수상은 비단 불교계 분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종교 단체들, 나아가 정치나 기업 등 모든 분야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통쾌한 사건이 되는 것입니다.

성서에도 "진리를 따라 사는 사람은 빛이 있는 데로 나아간다. 그리하여 그가 한 일은 모두 하느님의 뜻을 따라 한 일이라는 것이 드러나게 된다"는 말씀이 있습니다만(요한 3, 21), 저는 금하당 광덕 큰스님께서 대중불교의 횃불을 높이 들었을 때 그 횃불이 이미 '투명성'의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 맏상좌이신 지정 스님의 글에 보니, 고광덕 스님께서 도무지 절의 살림살이에 관심이 없어 대중스님들이 아침공양을 하고 나면 점심공양 준비할 쌀이 없어서 굶은 적도 있었고, 어느 때는 밭에 심은 상추로 전을 붙여서 끼니를 때우는 등 전전긍긍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회고하고 있었습니다.

나의 생명 가운데서 부처님의 생명을 발견하고, 상대방의 생명에서 부처님의 생명을 발견할 때, 마찬가지로 나의 생명 가운데서 하느님의 생명을 발견하고, 상대방의 생명에서 하느님의 생명을 발견할 때, 우리 속에서 협잡과 사기, 불의와 부패는 그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입니다.

이런 까닭에서 오늘 불광사가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의 제1회 투명대상을 수상한 것은 그와 같은 고결함과 청렴함의 뿌리로부터 이어진 마땅한 열매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불광운동이 그 자체로 투명사회를 향한 신행, 실천운동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불광사의 투명대상 수상이 '차떼기', '특검', '분식회계' 등으로 대표되는 2003년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정계나 재계 뿐만 아니라 언론, 교육, 문화, 시민단체, 종교계 등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 이르기까지 새롭게 투명사회를 지향하여 달라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하여 오늘 투명사회를 향한 힘찬 실천을 다짐하는 많은 이들의 뜻과 어울려 보다 맑고 깨끗한 내일을 위해 널리 빛을 발하는 횃불로 우뚝 서기를 소원합니다.

영예의 제1회 투명대상을 수상한 불광사 주지이신 지정 스님께 모든 참석자들의 마음 깊은 존경과 감사를 담아 다시 한 번 큰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더불어 이런 귀중한 투명대상을 준비하신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구치모 상임대표님, 박인환 운영위원장님, 한충길 심사위원장님을 비롯한 회원 여러분, 그리고 축하하기 위해 모인 모든 참석자 여러분의 앞날에 늘 기쁨과 보람이 넘치기를 두 손 모아 빕니다.

고맙습니다.

2003년 12월 26일

반부패국민연대 사무총장 김거성 손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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