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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성이 교회협 정식으로 가입…순복음 교단의 중요한 전환점

1996년, 오순절운동의 산실이라 할 수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속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이하 기하성)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하 교회협)에 정교회와 더불어 정식회원으로 가입했다. 신학자 김경재 교수는 그의 은퇴기념논문집 <아레오바고 법정에서 들려오는 저 소리>(2005)를 통해 신학적으로 복음주의(Evangelism)를 표방하며, 보수적이고, 세계교회협의회(WCC)에 가입하지 않으며, 개인의 영혼구원을 중심으로 전도와 교회 성장을 강조하는 광범위한 한국의 보수적 개신교단 사이에서 ‘기하성’이 ‘교회협’의 정회원으로 가입한 것은 그 자체로 ‘놀라운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선교신학자 채수일 교수도 1996년 기하성의 교회협 가입을 설명하며, 1983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통합)에서 제기된 조용기 목사에 대한 사이비 시비와 1984년 크리스찬아카데미의 한국성령운동에 대한 학문적 비판 이후, 한국교회 내에서 오순절파 교회의 이단성 시비는 이것으로 ‘일단락’되었다고 평가했다. 더욱 눈여겨볼 것은 너무도 다른 성격의 두 운동이 ‘에큐메니칼적’으로 시도한 ‘마주보기’(encountering)에 대해 세계 교회가 특히 주목하였다는 점이다. 세계교회협의회는 ‘에큐메니칼운동사’(The History of Ecumenical Movement III)를 통해 ‘순복음교단’의 교회협 가입은 한국 내에서 다른 보수적 개신교 교단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의 확인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1996년 당시, 기하성의 총무였던 백종선 목사도 ‘교회협 가입에 대한 입장’을 통해 비슷한 희망을 밝힌바 있다.

그러나 이 축하할만한 기념비적 사건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한국교회 일치운동을 이끌어낼만큼 크고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으며, 기하성과 기존 교단들 사이에는 아직까지도 신학적으로, 특히 ‘교회론’과 ‘성령론’에 있어서 건너뛸 수 없는 커다란 간극이 있다. 이런 점에서 1996년, 기하성의 에큐메니칼 운동 참여는 그 역사적 가치를 놓고 보았을 때 ‘미완의 걸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더 큰 아쉬움은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신앙과 직제(Faith and Order) 운동’이 추구했던 ‘가시적 일치’를 충족시키는 데 집중한 나머지 교회들이 서로의 차이를 논의하고, 다양성 가운데 일치를 이루어내기 위한 충분한 신학적 토론과 합의과정을 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국 일부에서는 당시 기하성과 교회협의 행보가 일부 지도자들에 의해 주도된 ‘이벤트’에 불과했다고 평하기도 한다. 가입 이후에도 상호토론과 대화의 노력들이 주로 순복음교단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순복음교단 출신 신학자들이 열정적으로 자신들의 논문들을 세계 여러 학술지들에 발표함으로써 오순절 신학을 체계화시켜나간데 반해, 기존 교단들은 여전히 이에 대해 약간의 거리를 두어 왔다. 이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순복음교단 신학자 이영훈 목사(현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지명자)는 1990년대 후반 교회협 기관지 <교회와 세계>를 통해 “1980년대까지 한국 오순절운동은 다른 교단, 교회들과 상호교류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존재해왔다는 점, 성령운동에 집중한 나머지 사회이슈들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부족했던 점, 순복음교회의 신학적 기초를 튼튼히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교회협 가입은 순복음 교단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오순절운동과 신학이 한국 에큐메니칼 운동을 새롭게 하고, 특별히 선교적 측면에서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용기 목사 또한 신문인터뷰 등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자신의 ‘삼박자 축복론’이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고, 하나님의 공의를 실천하는데 있어 실질적인 역할을 하는데 부족했음을 밝히고, 종말론적 기대를 바탕으로 한 ‘예수운동’, ‘복음운동’의 측면에서 ‘오순절운동’과 ‘민중신학’은 충분히 상호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에큐메니칼 운동의 입장에서도 순복음 교단의 참여는 참으로 고무적인 사건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무엇보다도 그간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의 한 측면인 교회협 ‘생활과신앙(Life and Work)위원회’가 ‘정의’와 ‘평화’를 중심에 둔 사회참여에 집중하면서 교회의 본질적인 교회됨의 회복을 도외시한다는 비판을 받았고, 거기에 냉전과 군사독재라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 하에서 ‘용공사상’으로까지 매도당했던 ‘에큐메니즘’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덧붙여 한국 현대교회사에서 장로교회의 분열을 초래했던 에큐메니즘에 대한 대다수 한국교회의 편견과 오해가 불식되고, ‘에큐메니즘’의 근본정신을 회복시킴으로써 보다 건강한 한국교회를 만들어갈 수 있으리란 희망을 심어주었다. 며칠 전 작고한 故 김동완 목사(당시 교회협 총무)는 이에 대해, “한국 개신교회의 신앙적 원형은 어머니들의 간절한 기도에서 비롯된 ‘성령운동이었다”며, “오순절교회의 에큐메니칼 운동 참여야말로 한국교회를 본래 하나였던 자리로 되돌려 다시 출발케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라고 피력하였다.

우리는 늘 교회의 연합과 일치라는 단어를 접하며, 특별히 여러 교파로 나뉜 한국 개신 교회의 ‘하나 됨’이야말로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시대적 사명임을 범교단적으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공유한다. 그렇다면 에큐메니칼 운동이 말하는 ‘일치’란 어떤 것일까?

에큐메니칼 운동이 말하는 ‘일치’

한국교회의 대표적 에큐메니칼 신학자요, 운동의 리더인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는 에큐메니칼 운동이 표방하는 ‘다양성속의 일치’(Unity in Diversity)는 ‘획일적 일치’(Uniformity)가 아니며, 그것은 정태적 의미에서의 하나(Unio)가 아니라, 다양한 주체들이 역동적으로 만들어가는 ‘일치하는 삶’(Unitas)의 모습이라고 말한다. 또 그것은 ‘단일성’(Unity)을 말함이 아니라 ‘함께 일치를 만들어감’(Comm-unity)을 의미한다. ‘하나의 틀’(Union)이 아니라 ‘함께 어울려 사는 삶의 틀’(Comm-union)이고 ‘단일화함’(unification)이 아니라 ‘함께 소통하며 나눔’(Comm-unication)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여기서 말하는 ‘함께’(Com-)라는 일치의 원형이야말로 신약성서가 증언하는 ‘코이노니아’(Koinonia)다.

실제로 일치와 연합을 추구하는 세계 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은 요한복음 17장 21절을 통해 그 정신과 본래적 사명을 분명히 한다. 예수께서는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아버지가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처럼’ 이 세상의 모든 인류(교회)가 하나 되기를 기원하신다. 결국 우리는 예수님의 기도를 통해 주의 몸 된 교회를 중심으로 각 지체들이 하나가 됨은 ‘수평적’이며 동시에 ‘수직적’인 것이다. 또 인류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섭리가 세상과 마주하는 것이며,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피조물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또한 마주하는 것임을 깨닫는다. 그것은 곧 생명을 소생시키고, 모든 생명이 함께 살 수 있도록 하는 ‘진정한 의미의 구원’이 ‘일치’를 통해 드러난다는 것이다.

결국 세계 교회 그리고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칼 운동’은 성취된 것이 아니며 ‘성취를 향해 진행 중인 운동’으로서 고유의 성격을 드러낸다. 이것은 종말론적 신학에 바탕을 둔 모든 교회와 신앙고백들이 십자가 아래에서 하나 됨을 추구하는 것이다. 초기 에큐메니칼 운동은 신앙과 직제운동을 중심으로 각 교단의 대표적인 신학자들이 모여 각각의 교회가 ‘세례’, ‘성만찬’, ‘교회의 사역’에 있어 무엇이 다른지 토론하는 데 초점이 모아졌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1054년 동방 교회와 서방 교회가 분열되고, 다시 1517년 로마 가톨릭 교회와 개신 교회가 분열된 이래, 각각의 교회들은 같은 신앙 위에서 너무나 다른 신학과 전통을 세워왔음을 확인하였다. 이 깨달음은 교회들로 하여금, 다른 점을 찾기보다, 분열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같은 점은 무엇이며, 무엇을 통해 상호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지를 찾는 데 주력하도록 이끌었다.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마 16:16)이라는 사도 베드로의 고백으로부터 출발한 교회는 ‘사도적 전승’(Apostolic Tradition) 위에서 하나의 거룩한, 보편적, 사도적 교회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모든 교회는 325년 ‘니케아공의회’, 381년 ‘콘스탄티노플공의’를 통해 채택된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를 하나의 신앙고백으로 가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사도신조’ 등 각각의 전승된 신앙고백을 존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1982년 페루의 리마에서 개최된 ‘신앙과 직제위원회’를 통해 천주교·정교회·개신교회가 세례(Baptism)의 상호인정, 성만찬(Eucharist)의 공동참여와 집전, 공동의 사역(Ministry)을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이를 교회 현장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엔 여전히 각 교회가 가지고 있는 전통과 신학적 노선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다.

이후 세계교회협의회는 교회의 가시적 일치와 연합을 이루어내기 위해 먼저 ‘교파 전통에서부터의 일치’(예를 들어 한국장로교총연합회·세계루터교연맹·세계개혁교회연맹·세계감리교연맹)를 통해 세계교회들의 ‘협의체적 공의회’(Conciliar Fellowship) 건설과 이를 통한 ‘범세계적교회협의회’(Universal Council) 성취를 세계 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의 모델로 제시했다.

나는 에큐메니칼 신학과 운동이 현대 신학이 한 범주로서 자리한다고 보지 않는다. 그것은 교회들의 가시적인 일치와 연합을 위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신학적, 실천적 노력을 바탕으로 각 교회의 신앙과 직제들, 선교와 복음화를 위한 사역들과 봉사 그리고 정의와 평화를 증진시키는 모든 활동 등을 통해 전 세계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주 안에서 하나 됨을 확인하는 거룩한 신앙의 행진이며 신앙 고백적 실천의 총아다. (다음호에 계속)

손성호/ 목사

출처:
ttp://www.newsnjo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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