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믿음으로 폐쇄된 집단생활 - 연합뉴스

by 운영자 posted May 1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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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의 수사가 완결되지 않고 공식적 발표도 없는 상황에서 언론에서 "빗나간 믿음" 등의 표현을 쓰는 것은 가치 판단적인 표현입니다. 여기에 이 제목을 게제하는 것은 운영자가 그런 가치 판단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 언론기사를 그대로 올릴 뿐입니다. - 운영자

빗나간 믿음으로 폐쇄된 집단생활


모종교단체가 지난해 여름부터 집단생활을해온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답곡리 현장은 3번 국도에서 산길을 따라 5㎞ 가량 떨어져 있다.

겹겹이 산으로 둘러싸인 집단거주지까지 가는 길에 군부대가 있고 축사가 간간이 눈에 띌 뿐 인적이 드문 외지에 자리잡고 있다.

비포장 도로를 지나 남자 신도 2명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초소를 지나 1㎞쯤 안쪽으로 들어가면 간이 식당과 창고로 사용되는 컨테이너와 신도들이 흰색 한복을 입고 기도를 올리는 팔각정 모양의 정각이 눈에 들어온다.

정각을 지나 200여m를 더 올라가면 80여평 규모의 부지에 녹색 차양막을 설치한 4동의 조립식 컨테이너가 보이는데 신도들은 이 곳에 숙소와 교육관 등을 만들어 놓고 집단생활을 해왔다.

시신들을 보관했던 3∼4평 규모의 콘테이너 안에는 흰종이에 싼 책상 옆에 간단한 집기류와 이불 몇채가 가지런히 놓여 있고 창문에는 벽걸이형 에어컨도 설치돼 있었다.

시신이 발견된 야산은 인근 주민들에게 미확인 지뢰지대로 알려져 접근이 오래 전부터 금지됐던 곳으로 주민들은 이곳을 집단농장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종교단체의 한 신도는 '포덕천하 광제창생(布德天下 廣濟創生)'이라는 교리 아래 임원진인 선감-교감-보정 200여명과 하부조직으로 차선감-교령-정무-선사-교정-정리-선무-외수(여자).내수(남자)로 나눠져 있다고 밝혔다.

임원진은 신도들에 대한 총괄관리를 담당하며 차선감, 교령, 정무는 일반인에 대한 포덕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여름 처음부터 집단생활을 해온 이 단체는 오전 7시, 오후 1시(또는 오전 1시. 오후 7시) 등 불규칙적으로 1일 2차례에 걸쳐 상제를 모신 정각에서 기도를 한 뒤 성전인 솥전 공사에 참여하는 등 각자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책임자의 지도 아래 생활해온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나타났다.

집단생활을 하는 숙소는 컨테이너 4동이며 일과를 마친 신도 가운데 상당수는동두천시 동두천동에 위치한 한 회관에서 숙식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신도수가 파악되지 않은 가운데 경찰은 100∼200명의 신도가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6일 현장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된 신도들은 "상제님이 주시는 생명수를 마시면 죽은 사람도 살아난다"고 말해 빗나간 믿음으로 집단생활을 유지해왔음을 보여 주었다.

이들은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 4구를 지난해 10월께부터 컨테이너 안에 안치해 놓고 '생명수'를 입안에 넣어주는 이른바 '치료활동'을 계획해왔다고 경찰에서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4일 농지 불법전용을 단속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던 연천군 관계자는 "당시에는 식당 가건물 한 채와 주거용 컨테이너 1동이 있었고 모든 사람이 한복을 입고 공사를 하거나 기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연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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