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415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사설] 부끄럽게도 선관위 감시 받는 ‘정치 교회’들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492546.html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위반행위와 관련해 일부 교회가 선관위의 집중 단속 대상으로 꼽혔다고 한다. 정교분리를 철칙으로 하는 교회가 특정 정파의 투표 운동원으로 의심이나 받고 있으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다른 일도 아니고 아이들에게 차별 없이 밥 한 끼 먹이는 문제를 둘러싼 것이니, 교회의 존재 이유를 의심받을 수 있다.


선관위가 공연히 경고하고 나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실 서울의 일부 대형교회들은 무상급식 반대 서명운동 때부터 주동자로 지목받았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조용기 원로목사는 주민투표 청구자인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 상임고문직을 맡고 있다. 이 단체의 부위원장은 주민투표 지지 모임에서, 주민투표 문안에 단계적 무상급식안이 상단에 위치한 것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물론 교회를 정치판으로 끌어들이려 애쓴 오세훈 시장과 한나라당의 잘못도 크다. 한나라당은 엊그제 교회·성당·절 등 종교단체와 접촉해 투표 독려 운동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하라고 당협위원장에게 지시했다. 그 전에도 한 국회의원은 교회 목사를 3번이나 찾아가 협조를 요청했으며, 실제로 목사가 설교에서 투표 참여를 독려하더라고 자랑했다. 오 시장은 서명운동 때부터 순복음교회나 한국기독교총연맹 등을 찾아가 지지를 부탁했다.


그러나 이런 교회들이 수동적으로 끌려들어간 것만은 아니다. 일부 목사는 2007년 대통령선거 때는 설교 등을 통해 공공연히 이명박 후보 지지를 독려하다가 선관위의 경고를 받았으며, 2008년 총선 때는 투표 당일에 새벽기도회를 연다며 수천명의 신도를 모아놓고 특정인 지지를 독려한 목사도 있었다. 이번 주민투표에서도 한나라당이 투표율 33.3% 이상 달성하는 데 가장 기대하는 것도 바로 대형교회다. 일부 대형교회가 정치적이 된 지는 이미 오래됐다. 절이나 성당도 언급됐지만, 불교계나 가톨릭은 몹시 불쾌해하고 있다.


교회의 정치적 발언과 행동은 소외된 사람, 핍박받는 사람들 편에 설 때 정당성을 인정받는다.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거나 스스로 권력이 되기 위해, 혹은 다른 신앙이나 신념을 억압하기 위한 정치 행위는 금물이다. 그건 그들의 신을 모독하는 행위다. 무상급식에 반대할 여력이 있다면, 밥 때문에 상처받는 아이들에게 따듯한 밥 한 끼, 따듯한 위로가 되기를 그들의 신은 바랄 것이다.

?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최근 수정일
275 내가 굴드에 엮인 세 가지 이유 관리자 2012.01.07 3993 2012.01.07
274 성탄절 교회에서 설교하는 법륜스님 "서로 다름이 풍요로움으로" 관리자 2011.12.24 7028 2011.12.24
273 한기총, <뉴스앤조이>를 없애려 하다 관리자 2011.12.24 3929 2011.12.24
272 뉴욕 스님들이 성탄예배 하러 교회에 간 까닭은? 관리자 2011.12.24 4507 2011.12.24
271 물 존재, 지구같은 행성발견...기온 22℃ 관리자 2011.12.05 9604 2011.12.05
270 가족 위해 헌신했지만, 돌아온 건 '췌장암' [서평] 김인선의 <내게 단 하루가 남아있다면> 1 관리자 2011.11.22 7723 2011.12.07
269 미국 입양인이 '한국 고시원'에 사는 이유 관리자 2011.10.10 5079 2011.11.20
268 故 문익환 목사 부인 박용길 장로 별세 1 관리자 2011.09.26 5540 2011.09.27
» 부끄럽게도 선관위 감시 받는 ‘정치 교회’들 관리자 2011.08.21 4151 2011.08.21
266 세상을 바꾼 과학 논쟁 관리자 2011.08.21 6635 2011.08.21
265 '상식' 운운하면 사기꾼! 제발 속지 마! 플로렌스 2011.08.12 3962 2011.08.12
264 김구도 버린 보수? '현실 눈감은 무식쟁이 노인' 따위가!? 관리자 2011.08.08 4059 2011.08.08
263 이상철 목사 회고록 <열린세계를 가진 나그네> 관리자 2011.07.18 6583 2011.07.18
262 미국이 파산한다면 믿을 사람 있나? 관리자 2011.07.12 4294 2011.07.12
261 문학을 다시 묻는 '오래된' 그러나 '새로운' 목소리 관리자 2011.07.09 4764 2011.07.09
260 중국의 티베트인권 탄압 막고픈 리차드 기어 마음 외면한 한국불교 관리자 2011.06.29 7638 2011.06.29
259 김정일과 이명박, 그들은 '한국전쟁'의 산물 2 관리자 2011.06.25 4902 2011.06.29
258 고작 '햄버거' 하나 던져주고 '퍼주기'라니!" 관리자 2011.06.14 4842 2011.06.14
257 Calgary professor criticizes 'Star Trek' take on religion 관리자 2011.06.07 8949 2011.06.14
256 미 중학생 "한국하면 떠오르는 것? 포켓몬!" 관리자 2011.05.14 5535 2011.05.14
255 '심야 식당' 개업한 정신과 의사? 살짝 엿보니… 관리자 2011.04.17 6991 2011.04.17
254 일본 돕기 열풍에 빠진 한국... 뭐 잊은 거 없어? 관리자 2011.04.07 5575 2011.04.07
253 Korean War 관리자 2011.04.02 5527 2011.04.02
252 김구 암살범 안두희 동영상 2 관리자 2011.04.02 8232 2011.04.05
251 일본 지진은 '우상'과 '천황' 때문 관리자 2011.03.15 5331 2011.03.15
250 조용기 목사 "일본 대지진은 하나님 멀리한 탓" 관리자 2011.03.13 5349 2011.03.13
249 "주여, 무릎 꿇은 불쌍한 대통령 '똥 묻은 개들'로부터 지켜주소서" 관리자 2011.03.08 9168 2011.03.08
248 이 대통령, 무릎꿇고 통성기도 '눈길' 관리자 2011.03.03 6726 2011.03.03
247 손봉호 교수 "한기총은 해체돼야 합니다" 관리자 2011.03.03 5331 2011.03.03
246 "한기총은 어떤 대책이 있습니까?" 관리자 2011.03.03 5082 2011.03.0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2 Next
/ 12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