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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한국 교회에서 쫓겨났다"


[도전 인터뷰] <예수는 없다> 저자 오강남 교수
유년시절 어머니를 따라 기독교 신앙생활을 시작한 오강남(63·캐나다 리자이나대학 비교종교학) 교수는 중·고교 시절에 신앙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그는 교회의 일방적인 믿음 강요에 갈등하다가 <사상계> <기독교사상> 등의 잡지를 통해 신앙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저서와 강연 등을 통해 교리보다 예수의 행동을 본 받아야 한다고 한국 교회에 호소하고 있다. 그는 예수를 '울타리를 없애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반면 예수를 믿는 사람들은 울타리를 만들어 서로를 분별하고 패로 무리 짓고 있다며 삐뚤어진 신앙 형태를 꾸짖고 있다.

그의 저서 <예수는 없다>에 대한 반향은 매우 컸다. 기독교인 독자들은 그의 책을 읽고 구속된 기독교 신앙에서의 '해방감' 느끼고 또 '감동'을 받은 반면, 일부 목사들은 그가 "지옥에 갈 것"이라는 저주를 퍼붓기도 했다고 한다.


▲ 오강남 교수.
ⓒ2003 오마이뉴스 조호진


그의 열린 종교관은 재작년 10월 현각스님(하버드대학원 종교학과 재학 중 숭산 스님의 강연을 듣고 91년 출가한 미국인으로 현재 경북 영주 현정사 주지)과의 대담에서 나눈 다음과 대화에서 잘 드러난다.

"틱낫한 스님은 부처님 모시듯이 예수님도 모신다고 하더군요. 유대인을 만나면 유대 전통으로 들어가고, 기독교인을 만나면 기독교 전통으로, 불교인을 만나면 불교 전통으로 들어가라고 우리들에게 말합니다. 그런 열린 마음들이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그가 17일 여수YMCA에서 마련한 '생태계의 위기와 종교' 강연을 위해 여수를 찾았다. 이날 여수 정병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솔샘교회 전도사·정병진의 '즐거운 책읽기' 오마이뉴스에 연재)와 함께 솔샘교회에서 오강남 교수를 만났다.

다음은 기독교와 한국 교회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눈 인터뷰 전문이다.

"금발 머리의 예수는 없고, 우리 삶을 신나게 하는 예수는 있다"
- 한국 기독교는 지난 99년 '하나님과 국민 앞에 우리 자신을 고발한다'는 신문광고를 냈다. 이 광고에서 "돈과 권력 있는 자를 가난하고 약한 자보다 우대하고, 교회 자원을 사회 정의실현과 이웃을 섬기는 일에 바로 사용하지 못한 죄를 고백"한다고 자백했다. 죄의 고백과 함께 바른 신앙과 삶, 교회 일치와 개혁, 나눔과 섬김의 삶을 향한 연대를 이루겠다고 선언했지만 별로 달라진 게 없다. 한국 교회의 개혁이 가능한지 의구심이 든다.

"완전한 세상은 없다. 다만 완전을 향해 발걸음을 늦추지 않는 게 중요하다. 우리가 북극성을 향해 가지만 북극성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다만 도달하지 못할지라도 발걸음이 흐트러지지 않게 깨어 걸어가는 자세가 중요하다. 한국 교회의 개혁 가능성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개혁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기독교 개혁을 위해 기도하고 실천하는 많은 분들이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큰 것은 이기주의적 신앙과 배타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천주교와 불교는 서로 교류하면서 상대의 종교를 인정하고 존경하는 반면 기독교는 유독 다른 종교에 대해 닫힌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한국 기독교는 근본주의 색채로 인해 배타성을 강하게 띠고 있다. 현각 스님과 만나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기독교·불교를 떠나 나의 모자람은 스님이 채워주고 내가 가진 것의 일부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종교학의 창시자인 '막스 뮐러'는 '한가지 종교만을 아는 사람은 아무 종교도 모른다'고 했다.

자본계급과 노동계급을 강조하는 맑시즘의 이분법은 기독교의 이분법에서 배워온 것이다. 기독교는 선과 악, 천국과 지옥 등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 거기다 북한은 맑시즘의 이분법, 남한은 기독교의 이분법으로 대치하고 있다. 이분법은 상대를 포용할 공간이 없다. 남한의 기독교는 자신의 종교와 민족을 위해서도 다른 종교를 이해하고 존경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 이승만 정부이래 한국 기독교는 권력과 밀월을 즐기며 급성장했다. 한국 기독교 지도자들은 독재자들에게 회개하라고 소리치기 보다 조찬기도회로 권력의 안녕을 빌어주었다. 그런 점에서 한국 기독교는 민주주의를 가로막는데 일조를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고 본다.

"한국 교회뿐 아니라 세계의 기독교는 민주주의의 걸림돌이 됐다. 기독교는 인류 역사에서도 과학의 발달과 관용주의가 흐르는 세상으로의 진전을 가로막았다. 그런데도 교회들은 기독교가 인류 문명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했다고 잘못 가르치고 있다. 이에 대해 기독교와 기독교인들은 이 문제를 자각하고 조심스럽게 회개해야 한다."
- 예수는 이웃을 사랑하라고 가르쳤다. 하지만 많은 교회들은 교인만을 이웃으로 여기는 것 같다. 예수를 믿는다고 하지만, 정작 예수의 가르침을 거부하고 있는 것 아닌가. 오 교수의 저서 <예수는 없다>는 제목처럼 한국 교회에 예수가 없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 아닌가.

"예수에 대한 믿음보다 예수의 믿음이 강조되어야 한다. 기독교인들은 교리에 매달리기 보다 예수가 한 행동과 마음을 따르는게 중요하다. 예수는 다른 사람을 위한 존재다. 예수를 본 받게 되면 한국 기독교는 자연스레 개혁되고 사회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상당수 교회들은 예수를 믿으라고 외치고 있지만, 사실은 립서비스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예수가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내 뜻을 따르는 자가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예수는 삼위일체를 믿느냐 안 믿느냐의 교리 논쟁보다 가난한 자에게 먹을 것을 주었느냐 주지 않았느냐고 물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상당수 교회들은 무조건 '아멘' 하고, 헌금을 내는데 따라 복을 받는다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한국 기독교는 예수 따르는 일에 충실해야 한다."

- 과연 예수는 있는가 아니면 없는가.

"그런 예수는 없고 이런 예수는 있다. 이제 본 받고 싶고, 우리 삶을 신나게 하고, 삶을 의미 있게 하는 이런 예수를 찾아야 한다. 파란 눈에 금발머리를 한 그런 예수는 없다. 그런 예수의 교리는 우리 삶을 신나게 해주지 않는다. 예수는 믿음과 거룩함을 뽐내지 말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라고 가르쳤다. 예수는 거룩한 예수가 아니라 자비한 예수이다.

유대 사회 당시에 정결하지 않은 계층은 배척하는 '정결 제도'라는 시스템이 있었다. 부정한 계층과 가까이 할 경우 엄혹한 벌이 뒤따랐다. 하지만 예수는 배척받던 창녀, 세리, 문둥병자, 혈루병 걸린 여인, 남자 관계가 복잡한 사마리아 여인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예수는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면 누구든지 함께 먹고 마시며 위로하고 치료해주었다.

그런데 한국 교회에서 예수는 쫓겨났다. 예수가 교회를 찾아갔더니 기독교인들이 냄새나고 누추하다고 옆에 오지도 않는다. 예수는 싸움을 부추기는 사람이 아닌데 찬송에서 싸움의 대장으로 만들고 있다. 예수는 내 이름을 걸고 전쟁하고 공격하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다. 예수가 교회에 가서 목사가 앉는 보좌가 얼마나 화려한지, '천국의 내 자리보다 더 영광스러워 보인다'고 개탄한다."

- 교회가 바벨탑처럼 높고 거대해지고 있다. 국민들은 거대해지는 교회에 대해 반발심을 갖고 있다. 지금은 대형 교회를 지을 때인가 아니면 허물 때인가.

"21세기의 패턴은 다양화다. 대형, 중형, 소형, 천막교회도 필요하다. 기독교인들이 대형교회를 선호하는 추세가 문제다. 눈에 보이는 외형적인 교회는 건물이며 예배당일 뿐이다. 그러한 교회가 목적이 되면 건물이 우상화된다. 신학적으로 보면 예수의 죽음 이후에 휘장이 찢어지면서 성전의 시대는 끝이 났다. 한 마디로 성전은 없다. 진정한 교회는 하나님을 만나는 공간이어야 하며 그래서 문턱을 낮추고 이웃과 함께 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 한국의 모든 기업과 봉급자들은 꼬박꼬박 세금을 낸다. 하지만 교회와 목사들은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이것은 특혜라고 볼 수 있는데 이제 교회와 목사들도 세금을 낼 때가 된 것 아닌가.

"캐나다와 미국의 목사들은 일반 국민들과 똑 같이 세금을 낸다. 교회도 소득이 있다면 기업처럼 세금을 내야하고 월급을 받는 목사 또한 당연히 세금을 내야 한다."
- 인류는 종교 전쟁에 의해 너무 많은 피를 흘렸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하나님께 기도하며 이라크를 침공했다. 가령 종교가 없었다면 전쟁이 줄어들거나 없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인류 역사의 상당 부분의 전쟁은 종교와 관련됐다. 종교전쟁에 의해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됐지만 종교가 없다는 것은 가상할 수 없다. 인간은 종교적인 동물이다. 종교사와 인류사적으로 봐도 종교 없는 종족은 없었다. 동물과 인간을 구분하는 게 종교다.


▲ 여수YMCA에서 강연을 하고 있는 오강남 교수.
ⓒ2003 여수YMCA

아이러니 하게도 종교는 평화를 가져오기 보다 전쟁을 불러 일으켰다. 모든 종교들이 이제 평화의 세상을 만드는데 협력해야 한다. 내 종교만이 최고라는 아집에서 벗어나 다른 종교와 협력해서 생태계와 인류가 격고 있는 고통을 경감하는데 힘써야 한다."

- 한국 기독교인들이 교회에 다니는 가장 큰 이유가 복을 받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신앙의 진리보다 남편의 승진, 자식의 명문대학 합격을 위해 부적처럼 기도를 사용하고 있다. 어떻게 하는 기도가 진정한 기도인가.

"한국에서 '야베스(성경 등장인물)'의 기도를 확대 해석한 책이 수 십 만 권 팔렸다. 야베스는 기도하면서 땅을 넓게 해주고, 복을 주고, 건강을 달라고 한다. 기도가 개인과 집단의 이기적인 욕망을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전락되고 있는데 매우 위험해 보인다. 기도는 자기를 비우고 하나님께 다가서는 것인데 기복 신앙을 믿는 사람들은 하나님 팔을 비틀어 자기 것을 얻어내려고 하고 있다.

진정한 종교라면 기도를 통해 자기를 드러내고 없어지면서 증오를 화해로 바꾼다. 자기를 드러내면 각자가 개체가 아니라 하나임을 알게 된다. 기독교의 진정한 기도는 상대의 아픔을 함께 하는 자비함을 통해 타인과 내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2003/06/18 오후 10:03
ⓒ 2003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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