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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그릇을 쓰시는가

대학교 1학년 때 일입니다. 신학과 학생회장을 했던 형이랑 함께 교회를 다녔습니다. 피부가 하얗고 통통하고 착한 형으로 기억합니다. 그 형에게는 여자 친구가 있었습니다. 같은 신학과 학생으로 공부도 잘하고 학생운동도 활발하게 했던 멋진 사람이었습니다. 하루는 교회 가는 길에 형님이 제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는 정말 이해가 안되고 화가 날 때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누가 사귄다고 하면 얘가 아깝다 쟤가 아깝다 하면서 떠드는 거. 언제나 한 사람은 아까운 사람이고, 한 사람은 분에 넘치는 사람으로 평가하지. 사람이 물건이야? 어떻게 그렇게 자기들 마음대로 가치를 매겨?”

아마도 그 형은 다른 사람들에게 사귀던 여선배가 아깝다는 이야기를 들었나 봅니다. 그런데 그 선배의 이야기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군가가 사귈 때 누가 아깝다는 이야기들을 하곤 합니다. 물론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만나는 경우에도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말들을 하는 사람들은 그런 것보다 직업에 대한 비교, 외모에 대한 비교, 집안에 대한 비교를 가지고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더 많습니다.

천부인권설이라고 해서 각 사람의 인권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고, 우리는 신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고 말하고 있음에도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명품 사람이 있고 싸구려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의 존재로 평가하기 보다 그 사람의 소유로 평가할 때가 많습니다. 자본주의와 맘몬이 세계를 지배하는 현대에 나타나는 부작용 입니다. 이런 부작용이 교회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이천 년 전 초대교회 시절에도 있었던 일입니다. 야고보서에는 부자와 빈자를 차별하는 교회를 보고 이렇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나의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우리 주님이신 영광의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있으니 사람들을 차별해서 대우하지 마십시오.

가령 여러분의 회당에 금가락지를 끼고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과 남루한 옷을 입은 사람이 들어왔다고 합시다.

그 때 여러분이 화려한 옷차림을 한 사람에게는 특별한 호의를 보이며 "여기 윗자리에 앉으십시오." 하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거기 서 있든지 밑바닥에 앉든지 하시오." 하고 말한다면

여러분은 불순한 생각으로 사람들을 판단하여 차별 대우를 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내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잘 들으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의 가난한 사람을 택하셔서 믿음을 부요하게 하시고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약속해 주신 그 나라를 차지하게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여러분은 가난한 사람들을 업신여겼습니다. 여러분을 압박하는 자들은 바로 부자가 아닙니까? 또 여러분을 법정으로 끌고 가는 자들도 그들이 아닙니까?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주신 그 존귀한 이름을 모독하는 자들도 바로 그들이 아닙니까?(약2:2)

돈 많은 사람이 교회에 나오면 당연히 좋습니다. 헌금을 많이 내니 교회 재정이 넉넉해집니다. 그리고 힘 있는 사람들이 교회를 오는 것도 좋습니다. 사랑의 교회처럼 국가의 땅을 점유해서 지하를 개발해 마음대로 쓸 수도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이 오면 오히려 교회에 짐이 됩니다. 교회가 오히려 돕고 돌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사람을 귀히 여기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경제 논리에 따라 귀한 사람과 천한 사람을 구분합니다.

오늘에 와서 소유로 사람을 판단하고 나누는 일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사람들은 그 가진 소유에 따라 사람을 판단합니다. 오늘 성경본문에는 여러 종류의 그릇 이야기가 나옵니다. 금그릇도 있고 은그릇도 있고 나무그릇도 있고 질그릇도 있습니다. 비싼 순서대로 나옵니다.

이 네 그릇 중에 하나를 골라 가지라고 하면 여러분들은 무엇을 고를까요? 당연히 금그릇을 고르실 겁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기준은 다릅니다. 하나님은 금그릇인지 질그릇인지 상관하지 않습니다. 깨끗한 그릇을 쓰십니다. 아무리 금그릇이라 하더라도 똥이 묻어 있다면 거기에 음식을 담아 먹을 사람이 없을 겁니다. 이가 빠지고 투박해도 질그릇이 깨끗하다면 거기에 담아 먹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기준은 오히려 우리보다 상식적입니다.

하나님의 기준에서 깨끗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첫번째로 도덕적인 사람을 두고 깨끗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죄 가운데 계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상에 도덕적으로 흠결 없고 완벽한 사람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놈이나 저놈이다 다 같다는 양비론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도덕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둘째로는 편견이 없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편견은 우리의 생각의 찌꺼기 입니다. 나쁜 생각들이 머리 속에 자리잡아서 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게 하고 삐딱한 기준으로 세상과 사람을 판단하게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하나님도 자신의 편견으로 재단하고 판단합니다. 편견이 없을 때, 어린 아이와 같은 마음을 가질 때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있습니다.

셋째로는 사랑의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죄 없으신 분이십니다. 그런 하나님의 속성은 곧 사랑입니다. 사랑은 허다한 허물을 덮는다고 말합니다. 도덕적 기준이 높아질수록 우리의 죄책감도 같이 커지지만 사랑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우리는 죄에서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하나님과 가까워집니다.

하나님은 이와 같이 비싼 그릇이 아니라 깨끗한 그릇을 쓰십니다. 도덕적이고, 편견이 없는 어린아이와 같고, 사랑의 마음을 가진 깨끗한 사람을 쓰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보시기에 우리는 모두 질그릇입니다. 사람들이 사람들을 볼 때 금그릇과 은그릇, 그리고 나무그릇과 질그릇으로 나눌 뿐입니다. 오늘 한국에는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로 나누는 것이랑 같은 이치입니다. 물론 수저론은 소유가 계급이 되는 한국사회를 비꼰 말이긴 합니다. 아무튼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모두 질그릇입니다. 고린도후서에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질그릇 같은 우리 속에 이 보화를 담아주셨습니다. 이것은 그 엄청난 능력이 우리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시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무리 짓눌려도 찌부러지지 않고 절망 속에서도 실망하지 않으며

궁지에 몰려도 빠져 나갈 길이 있으며 맞아 넘어져도 죽지 않습니다.(고후 4:7~9)

즉 모두가 질그릇이지만 그 속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령께서 함께 하시면 그 약한 질그릇도 단단해 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종이는 쉽게 불에 탑니다. 그러나 종이컵에 물을 가득 넣고 불 위에 올려 놓으면 종이도 타지 않습니다. 우리가 연약해서 깨지기 쉬운 질그릇이라 할지라도 우리 마음에 하나님의 말씀과 영이 담겨 있다면 쇠처럼 단단해 질 수 있습니다. 캘거리한인연합교회 교우 여러분들 모두가 하나님 앞에 깨끗한 그릇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모두들 마음에 말씀과 영이 가득해서 단단한 그릇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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