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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를 잘 추는 법

(누가복음 22: 39~41) 예수께서 나가시어, 늘 하시던 대로 올리브 산으로 가시니, 제자들도 그를 따라갔다.

그 곳에 이르러서,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시험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여라" 하신 뒤에, 그들과 헤어져서, 돌을 던져서 닿을 만한 거리에 가서, 무릎을 꿇고 이렇게 기도하셨다.

 

1. 탱고를 잘 추는 법

여기 계신 분들 중 춤을 잘 추시는 분이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지만 기성세대들은 여전히 춤 추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춤 추는 것만큼 부끄러운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 우연히 프로무용수들이 탱고를 추는 모습을 본적이 있습니다. 라틴댄스들이 대체로 정렬적이고 화려한 편인데 탱고는 그것과 더불어 격조 있어 보여 더욱 멋지게 보였습니다. 지금은 틀렸지만 다시 태어난다면 저런 춤을 한번 춰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렇다면 탱고는 어떻게 하면 잘 출 수 있을까요? 라틴댄스는 감정표현이 충실한 춤이라서 그냥 음악에 흠뻑 빠져 들어서 원하는 대로 몸을 흔들어대면 되는 걸까요? 아마 그렇게 한다면 볼썽사나운 막춤이 될 것입니다. 춤을 주제로 다룬 일본영화 쉘 위 댄스를 보면 어떻게 춤을 잘 출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직장동료로 나오는 다케나카 나오토가 탱고에 푹 빠져 있는 사람으로 나옵니다. 타케나카 나오토는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나와서 개성있고 재미있는 연기를 하는 배우입니다. 타케나카는 탱고에 푹 빠져서 직장에서도 발을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스텝을 밟듯 골반을 흔들고 머리를 휙 젖히면서 회사 복도를 누빕니다. 직장동료들 대부분이 이런 타케나카를 이상하게 보지만 정작 본인은 춤에 빠져서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못합니다.

Shall We Dance (1996) ORIGINAL TRAILER [HD 1080p].mp4

그리고 주인공은 다른 신인회원들과 함께 기본스텝부터 배우기 시작합니다. 꼭 군대에서 훈련병이 제식훈련을 받을 때처럼 스텝이 꼬입니다. 그러나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발전 합니다. 결국 춤을 잘 추는 은밀한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기본기부터 수도 없이 반복해서 몸에 체화되도록 익혀나가는 과정들이 있어야 합니다. 설교제목을 “탱고를 잘 추는 법”이라는 특이한 제목을 붙여 놓고 그 대답은 너무 뻔해서 싱거우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누구나 다 아는 이 싱거운 답을 좀 더 깊게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2. 시스템1과 시스템2

심리학 전공자이면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독특한 이력의 주인공 대니얼 카너먼의 책 “생각에 관한 생각”을 보면 사람들은 두 가지의 방식으로 생각한다고 합니다. 하나는 직관이고 다른 하나는 이성입니다. 저자는 직관을 시스템1, 이성을 시스템2로 지칭합니다. 시스템1인 직관은 빠르고 본능적입니다. 반면 이성은 느리고 의식적입니다. 아무래도 느리고 의식적인 이성은 사용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러다 보니 보통 사람들은 어떤 상황이 생길 때 빠르고 본능적인 직관을 이용해 판단하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우리의 뇌도 어렵고 힘든 것 보다 쉽고 편한 것을 하려는 본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직관판단은 많은 오류와 편향을 낳습니다. 직관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쉽게 작용하기 때문에 틀린 판단을 할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시스템2인 이성을 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입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성을 쓰는 데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귀찮고 하기 싫은데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숙고하는 이성을 사용해서 직관의 오류를 잡아나가는 사람들은 지혜로운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춤이나 음악 같은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는 일들은 직관으로 시작할 수 없습니다. 앞에서 주인공이 간단한 스텝을 밟는데도 인상이 찌푸려 질 정도로 골머리를 앓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춤을 배우기 위해서는 시스템2가 먼저 사용됩니다. 이런 전문적인 기술들은 선천적이거나 본능적인 것들이 아닙니다. 그래서 의식적인 훈련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동작과 순서를 외우고 틀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시스템2의 사고가 반복이 되다 보면 점점 시스템1로 넘어갑니다. 시스템1로 넘어가면 동작이나 순서를 애써 기억하려 하지 않아도 몸이 저절로 반응하고 움직입니다. 춤뿐만 아니라 음악, 운동 등과 같이 특별한 기술을 요하는 것들은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3. 영성의 훈련

우리의 몸이 어떤 기술을 익혀서 본능적으로 나오기 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생활의 달인을 보면 TV에 나오는 달인들이 그냥 된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시간을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빨리 할 수 있을까? 고심하고 반복한 끝에 달인이 되는 것입니다.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슨 교수는 어떤 분야에 달인이 되기 까지는 일 만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 일 만 시간이 아무 생각 없이 반복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의식적인 노력을 말합니다. 그러나 의식적인 노력을 일 만 시간 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도 한 분야에서 일류가 되려면 이런 노력이 필요합니다.

몸으로 익히는 기술보다 더 어려운 것은 영성훈련이라 생각합니다. 깊은 영성을 지니는 것은 우리 육체적 본능을 거스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제가 볼 때 예수님께서는 영성수련의 달인이 아니셨을까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본문이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시간을 정해서 기도하셨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늘 하시던 대로”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는 신의 아들이라 따로 연습이나 훈련이 필요하지 않으셨을 거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도 시간을 정해 놓고 기도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결단을 앞두고서는 40일을 작정하고 일상에서 떨어져 금식기도도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시험에 들지 않으시려고 이렇게 노력하셨는데 하물며 저희들이겠습니까?

마치 예수의 이름을 믿으면 경건과 영성도 부록처럼 따라 올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경건과 영성은 한 순간에 오지 않습니다. 바울은 자신의 아들 같은 제자 디모데에게 “망령되고 허탄한 신화를 버리고 오직 경건에 이르기를 연습하라(디모데전서 4:7)”고 조언합니다. 이 본문은 개역한글판인데 새번역을 보면 몸을 훈련하라고 나옵니다. 그런데 이 번역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원문에서 나오는 훈련은 영어로 exercise와 거의 같습니다. 이 단어는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훈련을 말합니다. 그러다 보니 신체적인 훈련이나 연습 때 이 단어를 많이 쓰긴 합니다. 그러나 디모데전서 4장 8절을 보면 “육체의 훈련”은 약간의 유익이 있지만 “경건의 훈련”은 모든 것에 유익하다는 말이 나옵니다. 이렇게 본다면 4장 7절의 훈련이 단순히 몸을 훈련하라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exercise라는 단어를 썼을까요? 경건의 훈련도 막연히 피상적인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시간을 정하셔서 지정한 장소에서 기도를 하셨던 것처럼 구체적인 연습이 필요한 것입니다. 더 넓게는 야고보서의 말씀처럼 경건이 고아와 과부를 돌보는 것(야고보서 1: 27)이기 때문 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부분에서는 전자의 해석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야고보서와 바울서신간에는 연속성보다 불연속성이 더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건의 훈련을 통해 깊고 건강한 영성을 가지면 모든 것에 유익하다고 말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유익이 있을까요? 건강한 영성을 통해 성령의 열매를 맺습니다.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를 배웁니다. 이런 것들은 우리의 의지만으로 가지기 어려운 것입니다. 우리가 마음 먹는다고 미운 사람들이 사랑스러워지나요? 마음 먹는다고 우리 마음에 기쁨과 화평이 찾아 듭니까? 마음 먹는 대로 인내하고 참을 수 있습니까?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령의 열매들은 깊은 영성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있을 때 충만해지는 것들입니다.

지금 우리의 상태는 어떤가요? 오늘 나의 영성은 어떤 상태인가요? 오늘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건강한 육체로 살아간다는 의미가 아니라 건강한 영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뜻합니다. 건강한 영성은 건강한 육체와 마찬가지로 훈련이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반복적으로 의식적으로 훈련하셨습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영성을 위한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고 계신가요? 세상의 유혹과 시험 속에서도 능히 이길 수 있는 건강한 영성 생활을 하고 계신가요? 아마도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영성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 세상의 일들이 너무 많아서 바쁘거나, 세상에 재미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바쁘거나 일 것입니다. 이 말씀을 통해서 자신과 자신의 영성을 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더 나아가 영성을 위한 작은 연습이라도 시작하는 시발점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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