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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악을 키우는 작은 선, 큰 선을 무너뜨리는 작은 악

(마태복음 7: 15~20) "거짓 예언자들을 살펴라. 그들은 양의 탈을 쓰고 너희에게 오지만, 속은 굶주린 이리들이다.

너희는 그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야 한다. 가시나무에서 어떻게 포도를 따며, 엉겅퀴에서 어떻게 무화과를 딸 수 있겠느냐?

이와 같이, 좋은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는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찍어서 불 속에 던진다.

그러므로 너희는 그 열매를 보고 그 사람들을 알아야 한다."

(마태복음 10: 16) 내가 너희를 보내는 것이 양을 이리떼 속으로 보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하여라.

 

  1.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로빈후드인가?

파블로는 콜롬비아 메데인의 빈민가 출신입니다. 젊은 시절까지 좀도둑으로 살았던 그가 세계 7위의 부자가 됩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고향 메데인 빈민가에 집, 학교, 성당, 운동장을 지으며 메데인의 영웅으로 떠오릅니다. 이런 인기를 힘입어 국회의원까지 됩니다. 한때 그의 꿈은 콜롬비아 대통령이 되어 콜롬비아를 가난에서 구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아이들에게 다정한 아버지였고, 좋은 남편이었고, 한 여인에게는 자랑스러운 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오른팔이자 사촌동생인 구스타포의 쓴소리를 들을 줄 아는 배포 큰 사나이였습니다. 그가 죽었을 때 장례식장에는 메데인 사람 3만명이 운집했다고 합니다. 이런 사실들만 보면 그는 영웅의 면모를 지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의 이름 앞에 따라붙는 별칭은 바로 “마약왕”입니다. 그는 미국으로 코카인을 밀매하여 막대한 수익을 챙긴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이권을 위해 수천명의 무고한 시민, 수백명의 경찰, 법무장관, 대통령 후보자 등 고위관료들을 죽였습니다. 그의 모토가 “은 아니면 납”입니다. 즉 자신의 돈에 매수가 되지 않는다면 죽음으로 보복하겠다는 것입니다. 그의 행적을 보면 한국과 캐나다에서 사는 저희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일이 많습니다. M-19이라는 좌파 혁명세력을 사주하여 탱크로 연방대법원을 박살 내고 자신의 범죄 증거를 인멸하고 여러 명의 판사를 죽였습니다. 콜롬비아의 고위층부터 말단 경찰까지 파블로의 뇌물을 받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판사는 이들 마피아를 재판할 때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복면을 쓰고 재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과 협상을 통해 자신이 선택한 40만평의 부지에 마약, 게임, 축구장, 볼링장, 바를 갖춘 초호화 개인 감옥을 만들어 매일 파티를 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악의 축이라 할 수 있는 파블로와 그의 제국에도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악으로만 구축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마피아를 생각할 때는 의리보다 배신을 먼저 떠올리는데 저는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파블로를 위해 목숨을 바치던 의리 있는 부하들이 없었다면 메데인 카르텔이 등장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파블로 자신도 자신의 사람을 신의로 대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조직적이고 힘있는 거악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신뢰, 성실, 정직, 지혜, 자비라는 미덕이 있어야 했습니다. 악은 악으로 조직되지 않습니다. 배신, 음모, 탐욕이라는 악덕으로는 여러 힘들이 모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흔히 말하는 조폭의 의리가 거악을 위한 작은 미덕들입니다.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수괴 전두환에게도 하나회의 정호용, 최세창, 황영시, 박희도, 장기오, 장세동, 허화평, 허삼수와 같은 끈끈한 의리로 뭉친 부하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5공화국 청문회에서도 전두환을 배신하지 않고 끝까지 함구하는 것을 의리로 자랑하는 인물들입니다.

이와 같이 조직 이기주의가 강하게 작동하면 조직을 위해 하는 악행조차도 조직 안에서는 선이 됩니다. 반면 의로운 행동이 조직에 해가 된다면 그 의도 조직 안에서는 악행이 되어버립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내부고발자가 배신자로 찍혀서 고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이런 조직 이기주의에 물들기 쉽습니다.  

 

  1. 아히히만은 무죄인가? 악의 평범성

그 유명한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히히만”을 보면 유대인을 죽음의 수용소로 보내는데 총책을 맡은 아히히만의 재판 이야기가 다루어 집니다. 아히히만은 무려 500만명이 넘는 유대인을 수용소에 보내 죽게 만든 인물입니다. 전후 이스라엘에서는 전범자 중 1급으로 분류되어 있는 아히히만을 잡고자 첩보기관인 모사드를 동원에 15년 동안 추적합니다. 결국 아히히만은 모사드에게 잡혀서 이스라엘에서 재판받게 됩니다. 유대인이었던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이 일을 취재하기 위해 이스라엘로 갑니다.

그녀가 받았던 첫번째 충격은 살인마나 다름없는 아히히만의 실재 모습이 옆집 아저씨처럼 푸근하고 일반적인 이미지였다는 것입니다. 심리학자들이나 주위 사람들의 증언도 하나같이 아이히만이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아히히만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거나 비굴하게 굴지 않고 떳떳하게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아이히만에 따르면 자신은 다만 한 국가의 공무원으로서 국가와 상급자가 시키는 일에 충실하였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만약 자신이 당시 상급자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멋대로 행동했다면 그것이 범법이었을 것이라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충격적인 것은 자신이 수많은 유대인들을 색출하여 재산을 몰수하고 수용소에 보낼 수 있었던 것은 같은 유대인들의 협력 덕분이었다는 것입니다. 유대인을 신고하고 팔아 넘긴 것은 다른 민족이 아니라 유대인들이었습니다. 이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었더라면 아이히만은 그 일을 해낼 수 없었다고 합니다.

한나 아렌트는 이 재판을 통해 악의 평범성을 발견합니다. 의지와 집념을 가진 악인이 의도적인 악을 행하는 것 보다 모순된 조직 속에서 의식 없이 죄를 범하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모습에서 만연한 악의 평범성을 목도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재판을 받으실 때 제사장들에게 푼돈을 받고 사주 받은 유대인들은 예수님의 죽음에 일조했습니다. 이들은 그 돈으로 하루 열심히 노동해야 벌 수 있는 돈을 쉽게 벌었다고 좋아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들이 아무 생각 없이 저지를 일들이 큰 악을 낳았습니다.

 

  1. 양의 탈을 쓴 이리

이와 같은 거악의 탄생에는 나름의 선한 명분이 있습니다. 십자군 원정에서는 하나님의 도성이자 성지인 예루살렘 수복이 선한 명분이 되었습니다. 히틀러에게는 외세에 핍박받아 고생하고 있는 아리아인의 부활이 강력한 명분이 됩니다. 무슬림 테러리스트는 자신들이 테러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거악인 서구사회와 성전을 치룬다는 명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쟁을 치뤘던 수많은 나라중 그 어느나라도 침략이라는 단어를 쓴 나라가 없습니다. 자국민 보호, 선제적 방어, 정의의 실현, 압제받는 국민들의 해방 과 같은 표현을 씁니다.

물론 콜롬비아의 메데인 카르텔처럼 자신의 이익과 욕망을 따라 악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그들 나름의 작은 명분들이 있습니다. 자신은 죄를 짓더라도 가족이 빈민에서 벗어나 배불리 먹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강력한 명분이 됩니다.

이와 같이 거악들은 저마다 선한 명분의 탈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속은 추악한 죄와 고통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거짓 선지자들이 양의 탈을 쓰고 찾아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미혹되고 속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들의 교언영색한 말에 미혹되지 말고 그들의 결실을 보라고 충고합니다. 그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 수 있을 것이라 말합니다.

오늘 세상은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시절입니다. 사기와 속임수도 훨씬 지능적입니다. 권위 있다는 언론들도 진실을 왜곡, 축소, 은폐해서 보도합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검찰과 언론이 끈끈한 유대로 엮여서 서로를 돕고 있습니다. 정의를 수호하고 감시해야 할 두 기관이 야합하고 악을 행하는 모습을 봅니다. 한기총과 보수우익단체, 그리고 보수당이 하나로 엮여서 거짓 기사를 퍼뜨리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저 수뇌부들은 자신의 사리사욕이 밝은 사람들이지만 그들에게 선동되어서 거리에 나온 많은 사람들 중에는 태극기를 몽둥이처럼 휘두르면서 정말 나라를 위해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 다수는 몇 만원의 일당을 위해 생각 없이 따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진실을 밝히기 쉽지 않은 세상 가운데 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주님의 말씀처럼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해야 합니다.

 

  1. 선 가운데 있는 작은 악: 무지와 나태

무엇보다 거악과 맞서기 위해서 우리 스스로가 조심해야 할 것이 크게 두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무지입니다. 현재 많은 대형교회들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선의 명분으로 거악을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이히만처럼 우두머리 목사의 지시에 맹종하며 반성없이 따릅니다. 이들의 눈은 무지에 가려져서 상식으로만 봐도 볼 수 있는 세상이 보이지 않습니다. 반성 없는 맹종은 악의 평범성을 더욱 가속화시킵니다.

두번째로 나태입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거악은 참 부지런합니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악을 저지릅니다. 그들은 새벽 일찍 일어나기도 하고 밤늦도록 자지 않고 일을 합니다. 그리고 그럴듯한 거짓말을 만들어 내기 위해 열심히 머리를 씁니다.

한때 사대강 대운하 사업은 국민들의 반대로 무산되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사대강 정비 사업으로 이름을 바꿔서 열심히 자연을 파괴하고 토건업자들의 배를 불려줬습니다. 자원 외교라고 해서 수십조원의 돈을 들여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쓸모 없는 자원회사를 사들이고 돈을 챙겼습니다. 부자는 감세하고 중산층과 서민에게는 증세를 했으며, 공공자산을 외국기업들에게 매각하기 바빴습니다. 5년간 이룩한 실정을 나열해 보면 얼마나 부지런한지 모릅니다. 그렇게 바쁜 가운데도 테니스까지 치며 건강을 챙겼습니다.

반대로 선한 사람들의 나태를 볼 때도 있습니다. 자신에게 당장 피해만 오지 않는다면 신경 쓰지 않고 관심 가지지 않습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나태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거악과 싸우는 사람들은 소수일때가 많습니다. 다수의 사람들이 옳지 못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에게 불이익이 올까봐 나서지 않습니다. 이럴 때면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마르틴 니묄러 목사의 고백이 떠오릅니다.

처음에 그들은 공산주의자들을 잡아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침묵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들은 유태인들을 잡아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침묵했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엔 노동운동가들을 잡아갔습니다.

나는 이때도 역시 침묵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노동운동가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카톨릭 교도들을 잡아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침묵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기독교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나를 잡으러 왔습니다.

하지만 이미 내 주위에는 나를 위해

이야기해 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큰 악이 탄생하는데 작은 선들이 협력하는 것, 생각 없이 작은 사리사욕을 따라 행동하는 악의 평범성, 선한 명분을 가지고 악을 저지르는 교묘함, 그와 맞서기 어렵게 만드는 무지와 나태를 보았습니다.

지금 우리는 편안한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영적인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면 큰 악이 자라고 있음을 느낍니다. 지혜가 필요할 때입니다. 용기가 필요할 때입니다. 무지와 나태에서 벗어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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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중이 2020.02.15 12:41
    선과 악의 개념은 참으로 애매합니다. 때로는 상대적이기도 하고 또한 매우 주관적이기도 합니다. 가끔, 불가지론 뒤에 숨어버리는 허무함에 또 다다르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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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2020.02.18 10:36
    역사를 돌아보면 정의가 승리한 것처럼 보이는 혁명이 있어왔습니다. 그러나 악은 학습효과를 거쳐 더욱 교묘하고 섬세하게 포장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절대악도 없고, 절대선도 없다보니 더욱 어려운것 같습니다. 외면하고 살면 편할 것도 같은데 진실을 맛본 사람은 외면하려고 해도 자꾸 무언가가 보일꺼라 생각합니다 ㅎㅎ 외면하고 싶어도 외면하기 힘들꺼라 생각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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