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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탓이오, 네 탓이오, 네 탓이로소이다

(창세기 3: 11~13) 하나님이 물으셨다. "네가 벗은 몸이라고, 누가 일러주더냐? 내가 너더러 먹지 말라고 한 그 나무의 열매를, 네가 먹었느냐?"

그 남자는 핑계를 대었다. "하나님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짝지어 주신 여자, 그 여자가 그 나무의 열매를 저에게 주기에, 제가 그것을 먹었습니다."

주 하나님이 그 여자에게 물으셨다. "너는 어쩌다가 이런 일을 저질렀느냐?" 여자도 핑계를 대었다. "뱀이 저를 꾀어서 먹었습니다."

(창세기 4:6~9) 창세기 주님께서 가인에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네가 화를 내느냐? 얼굴빛이 달라지는 까닭이 무엇이냐?

네가 올바른 일을 하였다면, 어찌하여 얼굴빛이 달라지느냐? 네가 올바르지 못한 일을 하였으니, 죄가 너의 문에 도사리고 앉아서, 너를 지배하려고 한다. 너는 그 죄를 잘 다스려야 한다."

가인이 아우 아벨에게 말하였다. "우리, 들로 나가자." 그들이 들에 있을 때에, 가인이 그의 아우 아벨을 쳐죽였다.

주님께서 가인에게 물으셨다. "너의 아우 아벨이 어디에 있느냐?" 그가 대답하였다. "모릅니다.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

(마태복음 7:1~5) "너희가 심판을 받지 않으려거든, 남을 심판하지 말아라.

너희가 남을 심판하는 그 심판으로 하나님께서 너희를 심판하실 것이요, 너희가 되질하여 주는 그 되로 너희에게 되어서 주실 것이다.

어찌하여 너는 남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네 눈 속에는 들보가 있는데, 어떻게 남에게 말하기를 '네 눈에서 티를 빼내 줄테니 가만히 있거라' 할 수 있겠느냐?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 눈이 잘 보여서, 남의 눈 속에 있는 티를 빼 줄 수 있을 것이다."

 

  1. 당신이 정말 옳은가?

얼마 전 정혜신 박사의 “당신이 옳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평소 제가 아는 정혜신 박사는 환자를 돈으로 보는 그런 의사가 아닙니다. 그를 가장 인상 깊게 기억하게 된 것은 세월 호 사건이 있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서 가장 오랜 기간 사람들을 위로하고 봉사했던 모습입니다. 그는 현재 병원에 머물지 않고 군부 독재 시절 고문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 쌍용자동차 해고자와 그 가족들을 돕는데도 적극적이었습니다. 그의 신간 “당신이 옳다.”는 치열한 경쟁 사회, 몰인정하고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힘이 될 수 있는 책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줄 때, 자신이 있는 그대로 인정될 때 존재가 드러나고 빛이 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저는 이 책에 읽으면서 계속 드는 의문도 있습니다. 정말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만이 답일까? 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문이 가장 크게 들었던 대목은 한 엄마와 아들의 사례를 읽을 때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초등학교 때만 하더라도 밝고 잘 뛰어 놀던 아들이었습니다. 사춘기를 겪으면서 말 수가 줄고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아들이 고등학교를 올라가자 요리를 하겠다고 합니다. 중식, 한식 조리 자격증을 목표로 하겠다고 합니다. 부모는 아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격려했습니다. 아들은 온 부엌을 밀가루로 어질러놓으면서 식구들에게 만두와 탕수육을 해주기도 했답니다. 이 글에서 자격증을 땄는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아들이 게임을 너무 좋아해서 집에서 게임을 하고 보내는 시간이 너무 많았습니다. 하루는 자기보다 어린 사촌과 게임을 하다가 심하게 다투는 것입니다. 보다 못해 화가 난 엄마는 아들의 뺨을 때리며 “부끄럽지도 않냐?”고 나무랐습니다. 아들은 방에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 울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엄마에게 편지를 내밀고 학교에 갔습니다. 편지에는 빨간색 펜으로 자기는 요리 보다 컴퓨터 게임을 전공하고 싶고, 선택에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내용입니다.

여기까지가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사연입니다. 그러나 이 사연에 대한 부모의 반응, 정혜신 박사의 의견에 공감이 가지 않았습니다. 부모는 아이가 게임을 전공으로 생각하는 줄도 모르고 놀기만 한다고 생각한 자신을 반성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들의 결정에 동의해 주고 대신 자신이 선택한 것에 후회하지 말라고 했다고 합니다. 정혜신 박사는 이런 조건부 동의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합니다. 전적으로 동의해주고, 혹시 후회가 되면 다시 다른 진로를 생각해 봐도 된다고 조언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의 뺨을 때린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합니다.

아이의 뺨을 때린 것은 사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선택을 번복할 수 있는 기회를 무한히 제공하는 것은 탕자를 사랑하는 아버지의 마음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한 가지를 간과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자기합리화, 자기정당화를 위해서 자신 마저 속이는 동물이라는 것입니다. 인간은 죄를 짓고는 살 수 있지만 합리화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옛말에 핑계없는 무덤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도둑질을 하더라도 도둑질을 할 수 밖에 없는 자기만의 이유가 다 있습니다.

이런 합리화가 자신의 일이나 환경에서 생기는 것은 피해가 크지 않습니다. 문제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합리화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1. 인류의 시작부터 있어온 남탓

오늘 성경 본문을 보세요. 태초의 인간인 하와와 아담부터 자신의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며 자신을 정당화하려는 모습이나옵니다. 하와는 그나마 뱀탓만 하고는 그칩니다. 아담의 남탓은 아주 가관입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여자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것은 선악과를 권한 여자만 탓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를 보내신 하나님마저 탓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비겁합니까?

그의 아들 가인은 어떻습니까? 동생 아벨의 제사는 하나님께서 받으시고 자신의 제사는 하나님께서 받지 않으시자 동생을 시기하고 질투합니다. 마치 자기 제사를 하나님께서 받지 않으신 것이 자신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동생 때문이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드린 제물의 차이 때문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호와는 목축업의 신이라서 동생 아벨의 양은 받으시고 가인의 곡물은 받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농경문화를 비판하는 이야기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농업사회가 되면서 사람들은 한곳에 정주하며 살게되고 잉여생산물이 늘어나면서 유산계급과 무산계급으로 나뉘게 됩니다. 잉여생산물을 차지하게 되는 쪽이 유산계급 즉 권력자가 되는것이지요. 그러다보니 보다 많은 잉여생산물을 차지하기 위해 정복전쟁이 빈번해집니다. 농경사회가 계급을 고착화 시키고 분쟁과 전쟁을 유발한다고 보는 것입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는 메세지가 이 이야기에 담겼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런 해석들은 다 접어두고 단순하게 본문에서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오늘 둘째 본문 중 창세기 4장 7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가인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올바른 일을 하였다면, 어찌하여 얼굴빛이 달라지느냐? 네가 올바르지 못한 일을 하였으니, 죄가 너의 문에 도사리고 앉아서, 너를 지배하려고 한다. 너는 그 죄를 잘 다스려야 한다."

가인의 제사를 안받은 이유는 가인의 죄 때문입니다. 정확히 무슨 죄인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아벨 때문도 아니고, 사회의 문제도 아닌 가인 본인의 잘못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라니 하나님의 훈계에도 가인은 아벨을 죽이기까지 합니다. 자기에게 닥쳐온 불행, 혹은 자신의 잘못을 다른 사람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것 입니다. 인류는 시작하면서부터 남탓을 하고 핑계를 대면서 자기합리화 하기에 바빴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성경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프랑스 인류학자 르네 지라르는 그리스 비극 ‘안티고네’에서 오이디푸스가 많은 사람들의 자기정당화를 위한 희생양이 되었다고 봅니다. 르네 지라르는 인류의 역사에서 항상 아벨과 오이디푸스 같은 희생양이 있었다고 합니다. 예수도 유대 종교지도자들의 자기장당화를 위한 희생양이 있고, 중세의 마녀사냥 또한 소수의 여성을 희생양으로 삼아 기득권 세력을 정당화 하는 구실로 삼았다는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유태인들도 이런 희생양이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정당화를 위해 타인을 희생시킵니다. 그리고 그러한 정당화 논리로 자신마저 속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렇게 남탓만 하며 사는 것이 운명일까요?

 

  1. 새로운 카논

일전에 카논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카논은 (교회)법, 규범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원이 잣대에서 나온 말입니다. 이런 카논은 교회의 골격을 이루기도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의 구태가 될 때도 있습니다. 저는 지난 번에 말씀 드린 것처럼 새 술을 새부대에 담아보려고 합니다. 카논을 새롭게 정의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남탓을 하고 자기를 정당화 하며, 자신 마저 속이는 인간의 강한 본능을 감시하고 반성하게 하는 자율적인 주체가 바로 카논이라 생각합니다. 20세기초 독일의 나치가 기독교를 등에 업고 유대인을 희생양으로 삼을때도 양심있는 고백교회의 성도와 지도자들이 있었습니다. 마르틴 니묄러 목사를 주축으로 칼 바르트, 폴 틸리히, 본 회퍼와 같은 신학자들도 동참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불어주신 생영, 즉 우리의 자유로운 영혼 혹은 양심이 핑계와 진실을 알려준다고 믿습니다. 한사람의 남탓은 개인의 인간관계로 끝날 수 있지만 한사람 한사람이 모인 국가나 민족이 하는 남탓은 소수를 희생양으러 삼고 폭력과 살인도 용인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일들이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나부터가 남탓, 자기합리화, 자기정당화를 하지 않기 위해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어야 합니다. 천주교에서 90년대에 심수환 추기경을 필두로 내탓이오 운동이 일어났었습니다. 그때부터 시작한 천주교의 고백기도가 있습니다. 제가 기도문 앞부분을 다 읽으면 저마다 가슴을 치며 제 탓이오! 제 탓이오! 저의 큰 탓이옵니다! 라고 외치시기 바랍니다.

전능하신 하느님과 형제들에게 고백하오니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죄를 많이 지었으며

자주 의무를 소홀히 하였나이다.

<가슴을 치며> 제 탓이요

<가슴을 치며> 제 탓이요

<가슴을 치며> 저의 큰 탓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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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중이 2019.04.01 20:20
    내탓임을 느끼기는 하는데 잘고쳐지지는 않는군요
  • ?
    키에르 2019.04.03 06:14
    저도 항상 자책하는데 잘 고쳐지지 않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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