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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정말 평등을 원하는가

"하늘 나라는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어떤 포도원 주인이 포도원에서 일할 일꾼을 얻으려고 이른 아침에 나갔다.

그는 일꾼들과 하루 품삯을 돈 한 데나리온으로 정하고 그들을 포도원으로 보냈다.

아홉 시쯤에 다시 나가서 장터에 할 일 없이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당신들도 내 포도원에 가서 일하시오. 그러면 일한 만큼 품삯을 주겠소.' 하고 말하니 그들도 일하러 갔다. 주인은 열두 시오후 세 시쯤에도 나가서 그와 같이 하였다.      

오후 다섯 시쯤에 다시 나가보니 할 일 없이 서 있는 사람들이 또 있어서 '왜 당신들은 하루 종일 이렇게 빈둥거리며 서 있기만 하오?' 하고 물었다.

그들은 '아무도 우리에게 일을 시키지 않아서 이러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주인은 '당신들도 내 포도원으로 가서 일하시오.' 하고 말하였다.

날이 저물자 포도원 주인은 자기 관리인에게 '일꾼들을 불러 맨 나중에 온 사람들부터 시작하여 맨 먼저 온 사람들에게까지 차례로 품삯을 치르시오.' 하고 일렀다.

오후 다섯 시쯤부터 일한 일꾼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을 받았다.

그런데 맨 처음부터 일한 사람들은 품삯을 더 많이 받으려니 했지만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밖에 받지 못하였다.     

그들은 돈을 받아들고 주인에게 투덜거리며 '막판에 와서 한 시간밖에 일하지 않은 저 사람들을 온종일 뙤약볕 밑에서 수고한 우리들과 똑같이 대우하십니까?' 하고 따졌다.

그러자 주인은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을 보고 '내가 당신에게 잘못한 것이 무엇이오? 당신은 나와 품삯을 한 데나리온으로 정하지 않았소?

당신의 품삯이나 가지고 가시오. 나는 이 마지막 사람에게도 당신에게 준 만큼의 삯을 주기로 한 것이오.

내 것을 내 마음대로 처리하는 것이 잘못이란 말이오? 내 후한 처사가 비위에 거슬린단 말이오?' 하고 말하였다.

 

1. 특권을 좋아하는 사람들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일입니다. 제가 있던 곳이 캘리포니아 얼바인이라는 곳인데 애너하임 바로 옆입니다. 애너하임에는 그 유명한 디즈니랜드가 있습니다. 한동안은 비싼 티켓 때문에 디즈니랜드를 제 돈 주고 가볼 생각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는 동생이 자기 친척이 디즈니랜드 직원으로 일해서 표를 공짜로 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일반표 보다 두배 이상 비싼 패스트트랙 표였습니다. 일반표와 달리 패스트트랙은 줄을 서지 않고 바로 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왠 횡재냐 하고는 그 친구를 따라 디즈니랜드에 갔습니다. 다섯 명이 함께 갔었는데 직원 1인당 패스트트랙 입장권을 3장씩 공짜로 줄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친척분은 다른 직원까지 데리고 와서 저희들에게 패스트트랙 입장권을 줬습니다. 우리는 한참 늘어서 있는 줄을 옆으로 하고 바로 놀이기구를 탈 수 있었습니다. 긴 줄을 서서 우리를 바라보던 시선이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그때를 생각해보면 우쭐한 기분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길게 줄을 서고 있는데 우리는 특별대우 받는다는 기분에 말입니다. 다른 분 들도 살면서 이런 경험을 해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비행기를 탈 때 평소는 비싸서 비즈니스석을 꿈도 못 꾸다가 포인트가 쌓여서 업그레이드 해서 타본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퍼스트가 아니라 비즈니스만 되도 입장을 먼저 합니다. 그리고 좌석도 좋습니다. 음식도 다릅니다. 뭔가 특별대우 받는다는 기분을 확실히 줍니다. 이래서 돈을 주고 비즈니스석을 타는구나 싶습니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우리는 돈 만 있으면 많은 부분에서 특권을 누릴 수 있습니다. 캐나다보다 더욱 자유주의가 만연한 미국은 더욱 심합니다. 돈만 주면 출퇴근 시간 꽉 막히는 차로가 아니라 카풀차로로 갈 수도 있습니다. 원래 카풀차로는 여러 사람이 동석하거나 버스만 갈 수 있는 차로입니다. 그러나 돈을 지불하면 혼자라도 카풀차로를 이용할 수 있게끔 한 도시들이 제법 많습니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이런 카풀차로를 비꼬아서 렉서스차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남들은 꽉 막힌 차로에서 가다 섰다를 반복하고 있는데 빈 차선을 쏜살같이 달리는 기분이 얼마나 좋을까요?

이것뿐만 아니라 많은 곳에서도 돈으로 만들 수 있는 특권들이 넘쳐납니다. 심지어 미국은 이민서비스 또한 돈을 더 주면 빨리 처리해주는 제도도 있습니다.

잠깐 본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2. 자본주의적 본문 해석

오늘 말씀은 너무나 잘 아는 비유입니다. 그러나 꼼꼼하게 따져보면 우리가 놓치고 지나간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비유를 말씀하시면서 하늘 나라에 대한 비유라고 미리 말씀해주십니다. 즉 하나님 나라의 원리를 설명하는 비유라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자본주의적 해석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주인은 급한 일손을 충당하기 위해 사람들을 고용합니다.

그러나 일손이 모자랍니다. 그래서 6시 이후로 9시, 12시, 3시, 5시 총 다섯 차례나 사람을 고용하러 인력시장에 나갑니다. 그러나 주인은 마지막 셈을 할 때 각각 한 데나리온을 줍니다. 12시간 일한 사람도 단 1시간 일한 사람도 한 데나리온을 받은 것 입니다. 12시간 일한 사람에 입장에서는 억울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력의 수요와 공급차원으로 볼 때 급한 일손일수록 비싸게 팔리는 법입니다. 그래서 있는 자는 더 가질 것이고 없는 자는 더욱 없게 되는 것이 원리입니다.

어떻습니까? 이러한 해석은 이 말씀을 띄엄띄엄 살펴보았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해석입니다. 한마디로 아전인수격인 해석입니다.

복음주의 전통에서의 일반적인 해석은 노동에 따른 대가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에 초점을 맞춥니다. 한 시간 일한 사람에게도 주인이 한 데나리온을 준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일을 적게 한 사람에게도 한 데나리온을 나눠준 것입니다.

여기서 좀 더 들어가 봅시다. 12시간을 일하고 한 데나리온을 받은 사람은 무엇이 문제입니까? 본인은 약속한 대로 임금을 받았습니다. 만약 1시간 일한 사람들이 한 데나리온을 받지 않았다면 불만이 없을 것입니다.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상대적인 비교를 통해 가지는 불만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정말 불평등한 것일까요? 불의일까요?

 

3. 우리는 언제 평등을 이야기하는가

저는 나름 사회적 평등, 정치적 평등, 남녀 평등과 같이 평등에 대한 가치를 존중하고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불평등한 처우나 환경에서는 가만히 있지 않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돈을 많이 낸 사람들이 패스트트랙으로 지나가게 되면 일반표를 사서 줄 서 있는 사람들은 더욱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돈으로 특권을 사는 것이지요. 돈이 있는 사람들은 그만한 대가를 지불했으니 이것이 평등이라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진정한 평등일까요?

비행기의 면적은 제한적입니다. 비즈니스와 퍼스트 클래스는 1인당 면적을 더욱 많이 차지하게 됩니다. 물론 돈을 많이 주었으니 자신은 그러한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정말 평등일까요?

우리는 불평한 가운데서도 우리가 불평등의 수혜자가 될 때에는 말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당한 대가라 생각하고 누립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에 대해 뿌듯해 하고 기뻐합니다.

우리가 불만을 터뜨릴 때는 불평등의 피해자가 될 때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는 정말 평등을 원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이와 같이 우리는 특권을 좋아합니다. 행복은 내가 누리고 있는 재화나 서비스의 절대량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누리고 있는 재화나 서비스보다 내가 얼마나 더 누리느냐의 상대량인 것 같습니다.

 

4. 하나님 나라의 평등

다시 본문을 생각해 봅시다.

앞에서 우리는 12시간 일하고 한 데나리온을 받은 사람처럼 투덜거릴 때가 많습니다. 반면 1시간 일하고 한 데나리온을 받은 사람들을 몹시 기뻤을 것입니다. 만약 입장을 바꿨다고 해도 마찬가지겠죠. 우리는 불평등 자체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에서 수혜자 위치에 있지 않을 때 불평을 하는 것입니다. 불평등이 나에게 이익이 된다면 별말이 없습니다. 나에게 손해가 되는 쪽으로 불평등할 때 발끈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갑질을 성토하는 기사들과 여론이 팽배합니다. 그러나 가만히 보면 많은 사람들이 갑과 을의 구조를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자신이 갑이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신이 수혜자가 되는 불평등은 기쁨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12시간을 일하면서 한 데나리온을 받은 사람처럼 불평을 늘어 놓을 때가 있습니다. 세금의 문제, 최저임금의 문제에 반응할 때 등 여러 상황에서 불평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주인의 뜻입니다.

주인은 사람들에게 한 시간 일한 사람에게도 하루치의 일당을 지급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불평등을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불평등을 쉽게 은혜로 대치시키려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당시의 한 데나리온은 노동자의 하루 품삯입니다. 로마 군병의 하루치 일당이기도 합니다. 한 데나리온은 4인 가족이 하루치의 식량을 살 수 있는 돈입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제대로 돈을 주는 사람이 적었습니다. 그래서 12시간 일한 사람이 한 데나리온을 제대로 받았다면 기뻐할만한 일입니다.

주인이 1시간 일한 사람에게도 한 데나리온을 준 이유는 아마도 1시간 일한 노동자와 그의 가족의 하루치 생계비를 걱정해서 내린 결정인 것 같습니다. 오후 5시까지 인력시장에 있으면서 일거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은 가난한 노인이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건장하고 젊은 사람들은 일찍 불려가지만 이런 사람들은 일용직에서도 항상 소외됩니다. 그러나 그들은 생계를 위해 포기할 수 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보통 12시가 되면 반나절 일감마저도 떨어지는 시간입니다. 12시까지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면 그 날은 공쳤다고 보아도 됩니다. 그러나 끝까지 남아 조금의 돈이라도 벌어보려고 기다렸습니다. 주인은 그들의 속사정을 들여다보고는 이들에게 일거리를 주고 한 데나리온을 준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원리입니다.

불평등을 은혜로 쉽게 대체해버리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형평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약한 사람, 소외된 사람에게 더욱 챙기는 불평등을 말합니다. 이것을 우리는 형평(Equity)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형식적 평등에 대비하여 실질적 평등이라고도 말합니다. 여기 그림을 보시면 바로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하나님 나라 원리 입니다.

실질적평등.jpg

 

5. 마무리

두 가지만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우리는 우리에게 유리한 불평등의 상황에서도 특권을 내려 놓고 평등을 지향할 수 있는가? 불평등이 나에게 혹은 이웃에게 손해가 될 때에만 평등을 주장하지 않았는가? 자신을 돌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이 ‘갑'의 위치에 있을 때는 특권을 누리며 불평등을 즐기다가 ‘을'의 위치에서 손해를 볼 때는 평등을 주장하는 모습들을 보게 됩니다. 시람들은 금수저, 재벌, 갑을 욕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이 누리는 특권을 자신이 누리고 싶어 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을'이 ‘갑'이 되고, 흙수저가 금수저가 되는 세상이 아니라 갑과 을이 없고 흙수저와 금수저가 없는 퍙등한 사회일 것입니다.

둘째, 하나님 나라에서 허용되는 불평등은 약자에게 더 많은 것을 줄 때만 허용 된다는 것입니다. 유명한 정치철학자 존 롤즈는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 이득”이 될 때만 불평등이 허용된다고 말합니다. 가난한 사람도 부자도 인간답게 살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것을 단순히 불평등이라 말하지 않고 형평이라 말합니다. 형식적인 평등이 아니라 실질적인 평등이라고도 합니다. 자본주의 원리는 능력 있는 사람일수록 많이 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의 원리는 오늘 본문의 비유처럼 어려운 사람일수록 많이 주는 것입니다.

캐나다에서 시행되는 복지 정책들도 하나님 나라의 원리를 닮은 부분이 있습니다. 부자들에게는 양육비를 주지 않거나 적게 주지만 저소득자 자녀에게는 양육비를 많이 줍니다. 몸이 건강한 사람은 직접 버스정류장에 가서 정시에 오는 버스를 타야 하지만 중증장애인에게는 그 한 사람을 위해 장애인특수차량이 직접 데리러 갑니다. 어렵고 힘든 사람에게 많은 것을 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이 세상에서도 하나님 나라의 원리가 실현 되도록 이런 정치를 하는 사람에게 투표하고 참여 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의 세금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복지 하는 것을 아까워해서는 안됩니다. 보람 있고 뿌듯한 일로 여겨야 합니다. 캘거리한인연합교회 성도님들 또한 하나님 나라의 원리가 세상에도 적용 되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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