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이야기 (4)

by Jung posted Nov 0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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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이름도 생소한 감수성 훈련이라는 것을 본의 아니게(?) 받게 되었다. 진행자를 포함한 13명의 멤버는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빙 둘러 앉아 생각이 아닌 느낌만을 표현하면서 3박4일을 보냈다.

느낌을 일으키는 것은 생각이지만 느낌은 지금 일어나는 것이기에 그 단순한 작업은 나를 "지금"에 머무르도록 도와 주었다. 현재는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 앉혀 나는 어렴풋이나마  뭔가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이미 지난 일이고 다 잊었으며 이제는 이해하기에 용서했다고 여겼던 어린 시절 상처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도 볼 수 있었다. 

나는 그 상처를 내 주변 사람들에게 무차별 투사하고 있었다. 누군가 조금이라도 나를 거부하는 듯이 보이면 내 반응은 즉시 어린 시절 상처받은 아이로 돌아가 슬퍼하고 우울해하고 생기를 잃고 고통으로 몸부림치거나 분노하고 공격하였다. 내 몸은 여기 있어도 내 마음은 과거를 살고 있었다.



그게 전부였다. "시집와서 네가 한 게 무엇이냐"는 시어머니의 말도 내게는 "너는 나가 죽어야 한다. 너는 살 가치가 없다"로 들려서 그토록 괴로워했던 것이다. 

감수성 훈련 마지막 날 맴버 중 누군가 나를 거부하는 듯한 말을 했는데 나는 그 즉시 과거로 돌아가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나는 속으로 "슬픔, 슬픔.슬픔..”이라고 되뇌며 느낌이 일어나는 현재에 머물러 깨어있으려고 노력하였다.



그런데 바로 그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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