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가로등

by 플로렌스 posted Jul 1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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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하던 중 잠시 의자에 앉아서 창밖을 보니, 그동안 10년 가까이 집 앞을 지켜온 둥근 가로등이 새삼스럽게 눈에 들어 왔습니다. 저녁이 되면 어김없이 밤이 온다는 전언의 표시로 불을 밝히는 가로등이 참 고마웠습니다. 나무, 바람, 가로등, 쉼, 커피 등이 삶의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이제 이사를 하고 나니 이곳도 아련한 기억으로 남겠군요. 원래 집도 그렇고 세들어 살던 집도 그렇고, 그리고 그 중간에 자리잡은 가로등 하나만으로도 좋죠. 밤이 되면, 불 밝힌 가로등 사진을 찍을려고 했는데, 그날 밤 불이 나가서 찍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사하느라 정신 없어서 끝내 못찍고 이곳을 떠났습니다. 살면서 잊고 사는 것이 많은데, 우리 주변에 벗들과 이웃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나중에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될 것입니다. 매 순간이 참 소중합니다.  

 

집 앞 가로등

-플로렌스

 

긴 낮의 햇발이

나뭇잎

사이사이로 

물결로 흐르고 

바람 곁을 지나니 

어느새 벌써

서녘 하늘로 날아

짙은 땅거미.

 

이제나 오려나

애달아

하늘을 보니

별들이 하나 둘

꽃잎되어 흩뿌려

가슴 살며시

둥근달로 떠올라 

환한 미소짓.

  

빨갛게 향초로 

물들인

방 유리창에

달과 별로 만나

불꽃으로 부딪혀

이 밤이 지나도

또 다시 오겠다는 

오롯한 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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