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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러시아 노래는 제 아이파드 음악 리스트에 올라 있지만, 복면가왕 하현우가 보른 노래를 보면서 가사가 이렇게 좋은지 몰랐습니다. 

사랑은 가슴에 새기는 것이기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며

그래서 간직하는 이의 것입니다. 

이 노래는 러시아 노래라고 하는데

원곡의 배경은 더 애절합니다. 

조지아(그루지아)의 가난한 화가는 

전 재산을 털어

자기가 사랑하는 여인의 집 앞을 

장미로 덮습니다. 

이 어리석은 남자도 

백만송이 장미를 바친다고 

그녀의 마음을 사지 못하리라 

예상했을 것입니다.

이것이 사랑입니다. 

사랑은 

본래 어리석은 것이며

하루하루를 연명할 빵을 포기하고

자기의 몸과 마음을 

온통 삭이며 스러져 갑니다.

그러므로 홀로사랑은 페이소스(pathos)이며

희랍적 비극의 탄생입니다. 

두사람의

낭만적 사랑은

함께 이야기를 엮어가는 

공동저작입니다

사랑은 혼자 엮어갈 수는 없습니다. 

"내"가 있어도

"네"가 없으면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수 없으니까요.

낭만적 사랑은

심장이 뛰는 것이며

열정으로 피어나는 꽃이며

그래서 나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로 만들어 집니다. 

 

하지만 짝사랑은 가슴 아픈

독백입니다. 

함께 엮어나갈 수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없는 것이

짝사랑입니다. 

그렇지만

짝사랑의 이야기도 단일 저작은 아닙니다.

네가 내 가슴속에 

때론

아침햇발처럼

해질 무렵의 황혼처럼

밤하늘의 별처럼

비오는 날 

운무처럼 날리다가

날이 개면 

구름으로 다시 피어올라

청명한 하늘을 떠다니며

허망하게 흩어집니다.  

이런 부질없는 독백속에서도

나의 이야기는

너의 이야기로

엮어집니다.

 

우리 모두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입니다.

이것을 우리는

내 자신의 "신화("myth)라고 합니다.

신화는 시대와 공간을 넘어

언제나 내 가슴속에 깊이 자리 잡아 

반복에 반복을 더하여

계속해서 삶의 의미를 

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내"가 신화를 살 때 

타인들에게는 아무런 가치없는 것이

내게는 너무나 소중한 것이 되며 

길거리의 널려있는 민들레도

하찮은 돌부리도

나에겐 참되고 진실하고

의미있으면(meaningful)

삶의 신화가 되고

내 삶의 영역으로 들어와

내 인생의 이야기의 한 플롯(plot)을 

형성합니다. 

 

백만송이 장미는

그 꽃을 자기의 이야기로 엮어나가는

이의 가슴속에

늘 반복해서 피어나는 

우리의 신화입니다.

그 이야기를 엮어가고자 

하는 열망이 살아있는 한

우리의 유한함은

무한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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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중이 2016.07.12 08:13
    예전에 심수봉이 부를 때는 그저그런 느낌이었는데 하현우가 불렀을때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노래 가사에 저렇듯 애절한 사연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저런 사랑을 해본 사람이 안타까워 보이기 보다는 저런 절절한 사랑을 못해본 사람이 안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안타까운 사람 중에 저도 포함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ㅎㅎㅎ
  • ?
    플로렌스 2016.07.12 23:29

    사랑의 진실함을 칭송하는 것은 인지성정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남녀간의 사랑은 때와 공간의 제약을 받아서 원하는대로 이뤄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더 안타까운 면도 있겠죠. 나의 사랑의 진실과 진정이 하늘에 다다를 정도로 다함에 이른다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심리적 결과와 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래의 글에서 이런 글을 썼는데요.

    은유(隱喩)와 나
    -플로렌스

    은유는
    자기위기의
    기꺼움
    너에 이르는
    나그네

    하늘 속
    달이 되고
    구름 되나
    호수에 비친
    나의 얼굴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되는
    반사경
    나르시스의
    우울한 환타지

    은유라는 것은 물리적으로는 전혀 상관이 없는 두 대상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는 것인데, 그러한 다리를 놓는 은유론적 혁신이 쉽지 않습니다. 짝사랑은 자신이 타자쪽으로 또는 타자속으로 노둣돌을 놓아 건너가고 있는 중이라고 착각하지만, 사실 이것은 자신의 독백에 불과하죠. "내마음은 호수"라고 했을 때, 내 마음의 수많은 가능성을 배제하고 나를 호수라는 속성에만 연관시키는 모험은 큽니다. 그래서 저는 "은유는 자기 위기의 기꺼움"이라고 했었습니다. 자기를 버릴 정도로 자기 위기를 기꺼이 맞아들인다는 것이죠. 그래서 "너에 이를 수" 있다고 했지만, 결국 그것은 호수에 비친 자기만의 얼굴이지 "타자"의 얼굴은 아니라는 것이죠. 결국 우리의 감정은 나르시소스의 감정으로 회귀되고 자기 감정을 태우다가 소진 되어 버립니다. ㅎ, 그래서 "호수에 비친 자기 얼굴"만 보고 사는 것이죠. 이것은 나는 네가 될 수 없고, 너는 내가 될 수 없는 환상이라는 것이죠.

    다중이님이나 저나 모든 사람은 다 사랑의 이상형(ideal type)을 갖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결코 이뤄질 수 없는 플라톤의 이데아입니다. 막스 베버라는 사회학자도 "이상형"이라는 유형론(typology)을 제지하기는 있지만, 이상형은 현실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은 있지만 결코 현실화 될 수 없는 유형이죠. 하지만 우리가 삶이든, 사랑이든, 실천이든 나름 이상형을 갖고 있지 못하면, 꿈을 꿀 수는 없죠.

    우리 교회가 작고 그 작은 속에서도 이상에 이르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꿈을 꿀 권리는 있습니다.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서 맺은 인연에 의미를 추구하며, 그러한 인연의 기적에 경탄하고 감사해야겠죠.

    이 노래의 주인공처럼 우리는 한 때 다 그런 사람들일 수도 있습니다. 키에르님께서 키에르케골 전문가시지만, 사실 키엘케골은 바로 그런 경험을 철저히 한 사람이었고, 그의 그러한 경험이 그의 책 곳곳에 나타납니다. 그의 [Works of Love] 등은 바로 인간적 사랑을 그리스도교적 사랑으로 승화하려는 몸부림이었죠. ㅋ 이야기가 길어졌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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