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조회 수 450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음악: GIOVANNI MARRADI - Remember When

 

1937년 4월 26일 스페인의 프랑코 군대는 바스크라는 작은 마을을 공격하여 7000명의 주민 중 1654명을 학살합니다. 이에 분노한 피카소는 이 학살의 장면을 그림으로 형상화하여 파리 국제 전시회에서 그 잔혹함을 고발합니다.    

 

Pablo Picasso, Guernica, 1937, oil on canvas, 349 cm × 776 cm. (Museo Reina Sofia, Madrid)

이 그림은 너무나 유명하여 다들 잘 알지만, 가장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신음하는 동물인 말의 모습엔 우리가 별로 관심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무차별적으로 희생자가 되는 이 장면을 한때 가톨릭 수녀였던 신화학자 캐런 암스트롱은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두 명의 여성이 이 고통에 못이겨 울부짖는 말의 모습을 마치 자기의 고통인양 감정이입(empathy)을 하여 바라봅니다. 고통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모두가 느끼는 것이며, 이런한 타자의 고통이 극에 달해 몸부림치는 모습(agony)을 피카소는 전하고 있습니다. 

 

타자의 아픔을 함께 느끼는 것은 함께 있다고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한국의 대통령을 보십시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을 만나고도 그리고 악어의 눈물을 흘리고도 아직도 본체만체 하는 것은 세월호의 아픔의 이야기를 함께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타자의 고통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겹다, 신물난다고 외치는 한국의 극우들의 "악의 일상화"(the routinization of evil)는 바로 이야기의 단절이고 마음의 흐름의 단절입니다. 희생자 자녀를 둔 아이들의 부모들은 평생 그 한을 마음에 품고 살아갑니다. 고통은 잊을 수 없는 것이고 생이 다하는 때까지 파도처럼 밀려와 심장을 두드릴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타자의 모든 고통에 공감이나 자비의 마음을 가질까요? 거의 그렇지 못합니다. 어떤 때 우리는 타자의 눈물에 우리도 눈물을 흘리지만, 어떤 때 우리는 타자의 눈물조차 고드름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우리의 눈물은 항상 지엽적이며, 부족주의적이며, 가족주의적이며, 그리고 민족주의적입니다. 결국 이기적입니다. 눈물의 바다는 우리에게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감정은 이야기를 따라가며, 그 이야기가 보여주는 흐름에 내가 마치 흐르는 강물처럼 따라갈 때, 내 마음이 강물이 되고, 급기야는 바다가 되는 것이죠. 타자의 이야기가 산줄기를 따라 굽이쳐 흘러 내 가슴에 와 닿을 때 우리는 비로소 공감의 눈물을 흘립니다. 

?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글쓰기 및 편집 방법 2 file 다중이 2016.06.12 48011
591 행복한세상~(플래쉬) Jasper 2002.12.29 18029
590 [공지] 인신공격적인 글은 무조건 삭제됩니다 운영자 2003.01.01 17685
589 캘거리전경... jasper 2003.01.01 15901
588 박노자"광화문에 전태일 동상이 세워졌으면" 한겨레 운영자 2003.01.11 9588
587 신간소개 자코 2003.01.22 14986
586 컴퓨터 배경무늬를 만들고 싶습니까? 운영자 2003.02.06 16458
585 캐나다 조선선교史 논문 낸 `흰머리 대학생` 한경섭씨 운영자 2003.02.06 16177
584 적화통일되면 너희 다 죽어!`-19일 시청앞 종교집회 현장 -오 마이 뉴스 운영자 2003.02.09 15990
583 `캔들데이` 첫번째 촛불상 받은 이지선씨-한겨레 운영자 2003.02.12 12667
582 친일과 반공이 보수를 죽였다 - 한겨레 운영자 2003.02.21 11523
581 주한 미군사령관에게 ....... 金大植 운영자 2003.02.21 15812
580 [조선]이 멍석 깔아준 자기비하 -오마이뉴수 운영자 2003.02.21 12684
579 `상습 성희롱` -오마이 뉴스 운영자 2003.02.28 13633
578 엄마 사랑해요...`대구지하철 참사를 추모하며` 오마이뉴스 운영자 2003.02.28 14305
577 박정희와 악마주의- 진중권 운영자 2003.03.02 14072
576 중세인가 포스트모던인가 -진중권   운영자 2003.03.02 10807
575 [대북송금] 노벨상을 돈주고 샀다구?? -딴지일보 운영자 2003.03.02 8849
574 “저 강금실인데요…” `응 뭔데?` ---nate 뉴스 운영자 2003.03.06 8833
573 아스피린을 정기 복용하면 암발생을 줄인다. National Post 운영자 2003.03.08 26681
572 가족 여행 비디오 테잎 의심받아 -YTN 운영자 2003.03.08 9483
571 노무현 대통령과 검사군단 토론 후일담 운영자 2003.03.09 8892
570 [발의] 귀족검사 권력보장을 위한 특별조치법-딴지일보 운영자 2003.03.11 9585
569 부시는 `바보`가 아니다- 오마이뉴스 운영자 2003.03.12 8319
568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플래쉬) 클루 2003.03.13 8601
567 노엄 촘스키 `제국과의 대결` 강연 링크 [필독) 운영자 2003.03.13 9588
566 스피노자의 신, 스피노자적 재발견-한겨레 운영자 2003.03.14 8708
565 파병 찬반을 떠나 생각해야할 것 - 한겨레 운영자 2003.03.30 8505
564 이라크전, 2차대전후 최대위기 부를 수도` -프레시안 운영자 2003.04.02 12358
563 노무현과 완전한 나라 -한겨레 운영자 2003.04.05 9038
562 `꽃`의 의미... Jasper~ 2003.04.07 848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0 Next
/ 20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