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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미얀마 민주화시위, 88년과 무엇이 다른가? 
  미래연의 '지구촌 분석과 전망' <69> "대화와 개혁, 동시 추진돼야" 

  2007-10-02 오전 10:07:59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40071001191723&s_menu=세계

1. 시위 발생의 배경에서 본 1988년과 2007년의 비교
 
  2007년 9월 버마(미얀마)에서 대대적인 시위가 일어났다. 1988년에 이은 대규모의 시위이다. 물론 지난 19년 동안 간헐적이고 소규모의 반정부 시위는 항상 존재해 왔다. 그러다가 이번에 다시 대대적인 반정부시위가 일어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2007년 시위의 직접적 발단은 지난 8월 15일 정부가 국제유가 상승을 이유로 연료 가격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대폭 삭감하면서 연료 가격을 갑자기 크게 올린 데에 있다.
 
  버마의 연료산업은 군부정권이 독점적으로 장악하고 있는데, 하루아침에 휘발유는 1.67배, 경유는 2배, 천연가스는 5배나 가격을 인상했다. 그래서 2007년의 시위는 직접적으로는 유가인상 등과 같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촉발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본질에 있어서 2007년 민생시위의 추동력은 단순한 유가인상을 넘어 버마 군부정권의 부패와 실정에 대한 버마 국민들의 누적된 불만으로부터 나온다고 볼 것이다.
 
  버마는 1인당 국민소득이 200달러 안팎(구매력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은 1,800달러)으로 세계에서 174위의 가난한 나라이다. 1달러 미만의 수입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90%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실업률도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버마 군정의 부패이다. 반부패 국제비정부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TI)가 180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버마는 소말리아와 함께 최하위인 179위의 부패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1988년 이후 헌법을 정지한 채 의회도 없이 군사평의회의 포고로 19년간 무단통치를 해온 버마 군부통치에서 부패는 일상화되어 있다고 볼 것이다.
 
  버마 옛 수도인 양곤에 고층맨션과 서방권의 초호화 브랜드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버마 군부 엘리트들의 불법 축재가 만연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기득권 향유의 관성과 부정부패의 만연으로부터 한걸음도 더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한, 버마 군부는 현대화된 강력한 물리력만으로 다종족 사회인 버마 연방의 통합을 제대로 유지해 나가기가 쉽지 않다.
 
  1988년에 비추어서 2007년의 시위를 조명해 보면 둘 다 민생 시위로부터 시작하여 반정부 민주화투쟁으로 이행하고 있다. 여기서 1988년의 이른바 '88항쟁'이 1987년 7월 식량부족 사태로부터 시작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쌀을 수출하는 곡창지대에서 식량부족으로 쌀 가격이 3배나 올랐다는 것은 곧 네윈 군사정부의 경제적 무능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쌀 수출의 나라에서 쌀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버마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음을 의미하며, 그 결과 나타난 1988년의 88항쟁은 '경제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찾아나서는 이른바 군부통치 반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1988년의 경험을 교훈 삼아 현 버마 군사정부는 쌀 가격을 통제하여 쉽게 인상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서 2007년 8~9월 디젤과 고추, 휘발유, 양파 등이 50%에서 100%로 오를 때도 쌀 가격은 그대로 동결되고 있다.
 
  2007년 9월의 반정부시위가 8월 15일의 유가인상으로부터 시발되었다는 것 역시 버마가 석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나라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욱 이해하기 쉬울 듯싶다.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의 갑작스런 대폭 인상은 체감 물가상승이 50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날 만큼 버마의 서민경제를 어렵게 하였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2007년 9월 27일)에 따르면 버마의 근로자들은 소득의 절반 가량을 출퇴근 교통비에 쓰며, 나머지 절반 정도를 식품 구입에 사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름 값 인상으로 버스 요금이 2.5배 이상 뛰어올라 버스에 의존해야 하는 대다수 일반 서민들은 소득의 70%를 교통비에 써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래서 양곤의 경제구역에서 일하는 근로자들 가운데 1시간씩 걸어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결국 이런 경제적 어려움의 상황에서 군사정권의 실정에 대한 버마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이렇게 1988년과 2007년의 버마 시위는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한 군부정권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민생시위로부터 시작하여 버마 군정의 개발독재 기능이 더 이상 유용하지 않고 허구적인 것이어서 이를 거부한다는 것을 표명한 민주화 투쟁으로 확산되는 유사성을 갖는다.
 
  2. 1988년에 비추어 본 2007년 전망
 
  권위주의 정부의 내재적 불안정성을 설명하는 '권위주의의 딜레마' 이론에 따르면 기능적 효용성에 기반을 둔 군부통치는 조만간 퇴진하도록 되어 있다.
 
  우선 중남미 등 제3세계 일반의 개발독재 사례에서 보듯이 기능적 효용성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 할 경우 군부통치가 무능력한 것으로 거부되는 것은 자연스런 것이다.
 
  또한 대표적으로 한국과 대만의 사례에서 보듯이 권위주의가 기능적 효용성을 이룬 경우에도 이제 그 역할을 대신할 민주주의를 찾아나서는 시민사회로부터 군부통치는 강력한 퇴진압력을 받는다. 전자의 유형에 처한 버마의 군부통치의 기능적 효용성은 이제 무능력한 것으로 치부되면서 버마 국민들로부터 거부되고 있는 것이 2007년의 현 상황이다.
 
  1988년의 민주화 시위 때 거부되었던 버마 군부통치가 다시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군대의 강력한 물리력이 뒷받침된 것이었지만, 이른바 신군부가 새로운 방식의 대외개방경제를 표방하였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네윈 시대의 '버마식 사회주의'로 명명되는 고립-폐쇄 경제로부터 벗어나 외부와의 경제적 교류협력을 통해 버마 경제를 살려낸다는 경제운용 방식에서 차별성을 두었다.
 
  버마는 천연가스와 석유, 티크, 쌀 등이 풍부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동안 다른 나라로부터의 고립과 폐쇄로 인해 상대적으로 개발이 안 되어 있는 미개척의 풍부한 관광자원이 널려 있기 때문에 신군부는 보다 용이하게 외부로부터의 투자와 경제교류를 추진해 나갈 수 있었다. 특히 1987~8년의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인 1999~2002년 동안 연평균 6%의 경제성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난 바도 있다.
 
  그러나 2003~2004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에 머무는 등 경제적 활력은 널뛰기를 면치 못하고 있다. 더욱이 2004-5년의 경우 12.6%의 경제성장을 이룬 것으로 정부는 보고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1% 내외인 것으로 볼 정도로 버마의 경제상황은 침체해 있다.
 
  그나마 버마의 천연가스 수출이 버마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면서 그럭저럭 체제유지를 해 나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리고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국가들은 물론이고 중국과 인도 등 주변 국가들이 버마와의 경제교류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경제적 실익을 보장받는 한, 버마 군사정부의 실책이나 인권탄압에 대해 보다 관대한 입장을 취해 주기 때문에, 버마 군사정부는 미국과 EU 등 서방권의 경제적-외교적 제재에 대해서도 그럭저럭 버텨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세계시장에서의 무한경쟁이라는 경제적 세계화의 공간에서 버마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모종의 혁신과 역동적 활력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구태의연하게 주어진 천연자원을 활용하는 데 머문 버마 군사정부의 안주도 2007년 9월의 시위를 가져온 한 요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경제적 대외개방은 국내경제의 개혁과 시민사회의 활력 그리고 민주적 정치제도의 작동과 함께 연결되어 나가야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서방권의 경제제재를 넘어서는 글로벌 대응이 없이 구태의연하게 몇몇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교류라는 일정한 테두리 내에서만 그럭저럭 대외개방의 결실을 찾아 나선 버마 신군부의 대외개방경제는 취약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나마 주어진 대외개방의 결실도 버마 군부 엘리트들의 수중에만 떨어지고 살인적 인플레는 방치하는 군부통치의 무능력은 더욱 더 세계화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게 체제유지에만 매달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군사정부의 무능력에 덧붙여 버마 군사정부가 기득권 유지에 얼마나 급급해 하는지는 2005년 11월 오지인 핀마나로의 수수께끼 같은 수도 이전에서 극적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체제유지에 사활을 거는 버마 군부통치의 관성에서 볼 때, 천연가스와 석유가 아무리 많이 생산된다고 하더라도 그 수익이 군사정권을 유지하는 데 쓰이는가 하면 그 과정에서 검은 돈이 군부 엘리트의 수중으로 들어가는 관행만이 지속될 뿐이다.
 
  에너지 부국임에도 불구하고 군사정부가 국민들을 총칼로 탄압하기 위해 예산의 40%를 군사비로 지출하는 사이 국민들은 에너지난에서 허덕이게 된 것이다. 버마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조차 하루에 몇 차례씩 전기가 끊긴다고 하고, 또 가스가 많이 생산돼 수출까지 한다는 아라칸 주에서는 주민 대부분이 땔나무와 촛불을 이용하고 있고 전기는 제한적으로 공급된다고 한다.
 
  이렇게 물리력에 의존하면서 국민들의 삶의 질에는 소홀히 한 채 군부엘리트들의 기득권 유지에만 급급해 하는 군사정부에 대해 버마 국민들의 참을성은 이제 한계에 도달한 듯 싶다.
 
  2007년의 시위도 1988년 때처럼 어떤 뚜렷한 미래비전이나 방책을 제시하면서 아래로부터 조직화되어 나타난 혁명적 의거가 아니다. 그것은 무언가 이대로는 안 된다는 불안과 불만이 동시다발적으로 표출된 의사표현이다.
 
  앞으로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대안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2007년 9월 25일 옛 수도 양곤에서만 10만의 시민들이 시위대에 참가했다는 것은 기존의 군부통치 방식으로는 안 된다는 대다수의 의사를 표출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네윈 시대의 고립-폐쇄에서 한 걸음 나아간 신군부 시대의 '개혁 없는 개방'도 더 이상 대안이 아니라면, 이제 남은 것은 군부와 아웅산수치로 대표되는 NLD(민주국민연맹)와의 대화를 통한 개혁이 아닐까.
 
  2007년 시위에 대한 군정의 막무가내 강경진압은 결코 해결책이 아니다. 공포정치로는 개혁과 개방의 역동성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 버마 군정이 이번 시위 사태를 강경진압하면서 희생자를 많이 낳을 경우, 그렇지 않아도 정당성 위기에 처한 버마 군사정부는 더 이상 타협의 대상이 아님은 물론이고 타도의 대상 이외의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화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버마 군사정부 입장에서 볼 때 반정부시위를 마냥 방치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다시 1988년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1988년의 시위를 무마시키는 과정에서 1990년 다당제 총선과 개방경제를 제시했듯이 이번에도 무언가의 전향적인 정치경제적 일정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반정부시위 이후의 정국 안정과 일상으로의 귀환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2007년의 시점에서 반정부 시위의 압력을 무마하면서 동시에 버마 군사정부의 오랜 숙원인 '버마 군사정부의 제도화'를 이루는 데로 나아가는 해답은 군정과 아웅산수치간의 대화 이외의 다른 것이 없어 보인다.
 
  다행히도 지금까지 소기의 성과가 없는 가운데서도 버마 군사정부는 그동안 여러 차례 신헌법제정국민회의를 추진해 왔다.
 
  아웅산수치를 포함한 버마의 다양한 정치세력과 함께 그들의 요구와 버마 군사정부가 지키고자 하는 최저 양보선을 타협시킨 어떤 정치적 일정을 이번 기회에 마련해 나간다면, 2007년은 1988년을 마무리하는 버마 국민들의 영웅적 행진으로 버마 역사에 기록될 것으로 본다. 
 
 

  양길현/제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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