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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ase seasons spirit!

(요한복음 1: 1~5)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그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

빛이 어두움에 비취되 어두움이 깨닫지 못하더라

 

  1. 지옥의 문을 열다

19세기 말이 되어서 독일은 그토록 숙원 했던 통일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프랑스, 영국,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들의 방해로 오래도록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던 나라가 독일입니다. 통일 독일은 비스마르크가 재상으로 있으면서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과학분야의 발전은 다른 유럽국가를 앞질렀습니다. 프랑스와 영국이 세계 대부분을 식민지로 만들고 독점자본주의를 통해 부를 축적하는 동안 독일은 과학 발전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과학발전 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과학이 발전하여 화학산업이 커질수록 다양한 자원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그리고 늘어나는 생산력을 감당해줄 수요처도 점점 더 필요하게 됩니다. 그러나 세계 대부분을 영국과 프랑스가 양분하고 있으니 더 큰 독일은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어려웠습니다.

영국과 프랑스는 점점 발전해가는 독일이 우려가 되었고 독일은 텃세가 심한 프랑스와 영국이 못마땅했습니다. 이런 계기에 1914년 6월 보스니아 사라예보에서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가 세르비아계 청년에게 암살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됩니다.

독일, 오스트리아,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은 저마다 선전포고를 하며 자신들이 자유와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 전쟁에 참전한다고 외쳤습니다. 태평성대한 시절에 자란 당시의 유럽 젊은이들은 이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 전쟁이 될지 상상도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두세달이면 전쟁이 끝나고 겨울은 가족들과 함께 보낼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전쟁의 양상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과학의 발전으로 기관총이 등장하면서 전쟁 초기에 하루 십만명이 죽기도 했습니다. 기관총 앞에서는 예전처럼 ‘돌격 앞으로’의 전략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참호를 파고 대치하면서 장기전에 임하게 됩니다. 옛날 방식을 고수하던 군 지휘관은 자신의 부대가 참호에 웅크리고 있는 것을 불명예라고 생각하고 무리한 공격을 감행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 공격은 철조망과 기관총 앞에서 많은 사상자를 내고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와 같은 소모전이 1914년 여름에서부터 겨울이 되기까지 반복되었습니다.

독일군 참호와 연합군 참호 사이가 약 100미터 내외로 떨어져 있는데 이 공간을 No man’s land라고 불렀습니다. 무수한 시체들이 쌓여 있는 죽음의 땅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참호에서의 생활환경도 열악했습니다. 특히 연합군측 참호는 지대가 낮아 비가오면 참호바닥은 진창이 되어버렸습니다. 여름에는 시체를 먹는 쥐와 구더기, 파리들이 창궐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총에 죽는 병사들 보다 병에 걸려 죽는 병사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1차 세계대전을 더욱 지옥으로 만들었던 것이 화학무기들입니다. 참호에 숨어있는 적을 죽이기 위해 고안된 것입니다.

방독면도 없던 시절에 화학탄을 맞은 사람들은 무방비 상태로 죽어가야 했습니다. 그것도 단번에 죽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고통을 겪다가 죽었습니다. 이런 실상을 고위 간부들은 잘 몰랐습니다. 고위 간부들은 최전방에 나오는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후방에서 안락하게 지휘부를 차려 놓고 장기말을 두듯 군대를 지휘했습니다.

 

  1. 모두에게 크리스 마스

시간은 두세달을 훌쩍 지나 겨울이 되었습니다. 지금쯤이면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있을 것이라 예상했던 병사들은 낙담했습니다. 그래도 크리스마스 이브 때부터는 그 동안 내리던 비도 그치고 참호의 진창이 얼어서 지내기 좋아졌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초콜렛, 샴페인, 담배 등과 같은 위문품과 함께 가족들이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도 도착했습니다. 밤이 되자 맑고 쾌청한 하늘에는 별들이 쏟아졌습니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자신들의 전통악기인 백파이프로 캐롤을 연주했습니다. 독일참호에서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불렀습니다.

익숙한 멜로디가 들리자 영국군과 프랑스군들도 자기 나라 말로 따라 불렀습니다. 그렇게 양 진영에서 경쟁적으로 캐롤을 부르다가 독일의 한 병사가 작은 크리스마스트리를 들고 참호 밖으로 나왔습니다. 연합군측에서는 순간 긴장했지만 독일병사가 크리스마스 트리를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안심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도 참호 밖으로 나왔습니다. 양측의 야전지휘관은 No man’s land 한 가운데서 만나 정전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양측 병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들은 함께 담배를 나눠 피우기도 하고 이야기들도 나눴습니다.

크리스마스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인도 병사들은 어리둥절했습니다. 바로 전날까지 총뿌리를 겨누던 독일 병사가 찾아와 이들에게 초콜렛을 권하고 말을 걸어왔습니다. 인도병사들도 참호 밖으로 나와 사람들과 함께 했습니다. 서로에게 가족사진을 보여주며 자식 이야기, 부인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악마같이 보이던 적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가족이 그립고 돌아가고 싶어하는구나 느꼈습니다. 포탄으로 울퉁불퉁한 땅에서 축구도 했습니다. 그 동안 수습하지 못했던 전우의 시신을 함께 매장하고 장례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전쟁이 곧 끝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전쟁은 5년을 더 끌게 됩니다. 그리고 군지휘부가 크리스마스에 일어난 일련의 일들에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군지휘체계가 느슨해지고 군기를 상실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전투를 독려했습니다. 1915년 크리스마스에는 다른 날보다 더 많은 사상자를 냈습니다. 많은 양의 화학탄도 사용되었습니다. 1914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크리스마스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1. Please seasons spirit!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구세군이 종을 흔들면서 모금을 합니다. 그리고 Please seasons spirit!  이라고 외칩니다. 그 말의 의미는 크리스마스 시즌의 정신을 생각하고 모금에 동참해 달라는 말입니다. 크리스마스 정신이 무엇일까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리스도를 기리는 예배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바로 사랑과 평화입니다. 1914년 크리스마스 때 총을 겨누던 적들과 함께 하며 음식을 나누던 그 정신입니다.

몇 년 전 프란치스코 남수단 대통령 살파 키르와 전 부통령이자 반군 자도자인 리에크 마차르모두를 교황청에 초대했습니다. 둘은 수년간 수십만명이 죽어가는 전쟁을 치룬 원수 중에 원수라 할 수 있습니다. 교황은 이 두 사람에게 평화를 호소했습니다. 그리고 그들 한 사람 한 사람 찾아가 입을 맞추었습니다. 이것이 예수정신이자 크리스마스 정신입니다.

예수님은 자유와 평화를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 분은 사람들을 사랑하셨습니다. 다만 그 분이 예외적으로 화를 내시고 싸우실 때는 사람들의 자유와 평화를 억압하는 세력들과 맞서 싸우셨습니다. 우리들은 이러한 예수님의 제자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땅에 자유와 평화를 전하는 사도라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작게는 내 가정에서부터 내가 자유와 평화의 씨앗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내 이웃들에게 자유와 평화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만약 우리 형제들의 자유와 평화를 억압하려는 세력들 앞에서는 함께 싸울 수도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예수의 정신이자 크리스마스 정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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